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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에서 맛보는 야생초 음식 '뉘조'

  • No : 1724
  • 작성자 : 서울 인사동
  • 작성일 : 2009-07-27 10:29:39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고 싶었던 한 엄마는 야생초를 뜯어 곱게 다져 이유식으로 먹였다. 그러면서 야생초가 지닌 맛과 효능을 알게 됐고 많은 사람에게 나눠 먹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리고 16년 후, 경기도 이천에 야생초 음식점이 문을 열었다. ‘권정연의 시절음식’은 이렇게 시작됐다.
 
인사동에 문을 연 야생초 전문점 ‘뉘조’는 권정연 사장이 낸 두 번째 음식점이다.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는 망초, 뫼싹, 달맞이꽃을 비롯해 그 계절에만 나는 시절 야생초 등 수백 가지의 야생초를 맛볼 수 있다. 코스로 구성된 한끼에 50여 가지의 야생초와 만나게 된다. 야생초는 생채로만 먹는 게 아니라 나물이나 가루, 자연 양념으로도 쓴다.
 
식단은 호박 자체의 효소로 맛을 내 시큼하면서도 자연적인 단맛이 감칠맛 나는 호박죽을 시작으로 10여 가지의 야생초를 버무린 시절 무침, 씹히는 질감이 식욕을 자극하는 뿌리 범벅, 홍보쌈과 편육 등이 차례로 나온다. 이어서 매운냉이와 우슬초 식혜를 마시고 나면 푸짐하게 차려진 밥과 찬이 등장한다. 3년 묵은 백초와 다식은 식사의 마무리를 깔끔하게 돕는다. 가격이 가장 비싼 근채 코스에는 홍어회와 편육, 홍보쌈, 그리고 근채 메로구이가 별미로 나온다.
 
강약을 주어 차린 코스는 딱히 흠잡을 데가 없다. 야생초 전문점이라 해서 낯선 음식 일색일 것이라 짐작했지만 각각의 야생초가 내는 향과 맛이 식욕을 돋운다. 야생초를 낯설어 하는 손님들을 위해 직원들은 음식을 내올 때마다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잊지 않았다. 찬 음식은 차게, 따뜻하게 먹어야 할 음식은 따뜻하게 나오며 도자기와 유기를 사용한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이곳의 음식은 모두 권정연 사장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보며 조리법을 찾았고 26년째 야생초를 다루며 나름대로 터득한 요리 비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갖가지 양념으로 화려한 음식을 만들어 내는 건 아니다. 오미를 지닌 야생초의 맛만 살린다. 냉이나 산마늘은 매운 맛을, 민들레는 짠맛, 싱아는 신맛, 괭이밥은 단맛, 국화과의 야생초는 쓴맛을 지녔다. 이 다섯 가지 맛만 잘 버무려내면 다른 양념이 필요 없다. 다만 야생초의 텁텁하고 씁쓸한 맛을 줄이기 위해 산야초를 조려 만든 조청을 넣는 정도다. 생선이나 육류 요리와 궁합이 맞는 자연 양념도 70여 가지나 된다니 앞으로 뉘조에서 속속 선보일 음식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알아둘사항]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 10시
명절 당일 휴무 | 카드 가능 주차 불가
문의:02-730-9301
 
메뉴:코스-우슬초(점심만 주문 가능) 1만5천원, 익모초 2만5천원, 구절초 3만5천원, 근채 5만원, 일품 요리-해물파전·도토리묵·버섯전골 2만원, 홍어무침·메로구이·장어구이·해물무침·낙지볶음·신선로·모둠전 3만원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84-13
종로 경찰서와 관훈 주차장 사이길로 오시다가 조그만 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면은 왼쪽길을 선택하여서 쭉~걸가다보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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