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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공단, 포괄수가 원가분석 방법론 개발 난항

“정확한 원가 산출 위해 의료계 협조 반드시 필요”

건강보험공단이 포괄수가 원가분석 방법론을 개발할 연구용역 사업자 선정에 나섰지만 예상대로 지원자가 많지 않아 고민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종대 이하 공단)은 지난 7일 ‘포괄수가 원가분석 방법론 개발’ 연구용역을 위한 사업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 23일까지 모집에 나섰다. 하지만 마땅한 지원자가 없어 24일 다시 재공고를 내고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입찰에 들어간다.

공단이 이처럼 연구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연구자들이 원가를 분석하기 위해 병원 측에 진료비용과 운영비용 등 민감한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지원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병원계 역시 진료비용과 경영자료 등 민감한 내부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고 포괄수가 원가분석 방법론이 개발되면 당장 내년 수가협상의 근거로 활용되어 의료계를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도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연구의 난이도 역시 만만치 않다. 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 분야에 대한 연구역량 뿐만 아니라 임상의료, 회계, 통계, 경제, 병원경영 등 의료현장에 대한 이해도와 이론을 통합한 고도의 작업을 요한다.

공단 관계자는 “보건의료와 경제를 아우르는 연구인력 풀 자체가 국내에 그리 많지 않고 원가분석을 위해서는 각 병원의 민감한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원자를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공단의 연구용역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연구자는 1억 7천만원의 예산액으로 체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주요국의 원가수집 방법 및 포괄수가 원가분석 방법론을 고찰하고 선행연구와 국내 병원 현황을 반영한 구체적인 원가분석 방법론과 활용 방안을 제시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원가자료 수집을 위해서는 국내 민간 및 공공병원 10개 기관 이상의 원가자료를 수집하고 원가 기반 병원별 조정계수 산출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연구결과물은 감독결과에 따른 추가 및 보완 요구사항을 반드시 반영해 계약 만료일 전에 제출하고 용역수행자는 연구에 활용된 관련 모든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DB 등 성과물 제출 이후 보완사항이 필요한 경우 즉시 보완하되, 비용은 수행자가 부담해야 한다.

공단 관계자는 “포괄수가 원가분석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해 임상·회계·통계·경제·병원경영 등 전반적인 연구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일 연구기관보다는 컴소시엄 형태의 연구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방법론이 산출되면 수가협상을 위한 공단의 근거자료가 되어 병원계를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 “현재 의료계와 공단의 입장차가 매우 큰 상태에서 산출된 원가에 합의하기가 매우 쉽지 않아 당장 내년도 수가협상에 반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괄수가 원가분석 방법론을 제시하는 작업을 일단 완료해야 이를 근거로 의료계도 수긍할 수 있는 정확한 원가를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의료계도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병원경영이 어렵다면 정말 왜 어려운지 나타내는 정확한 근거자료를 보여줘야 공단도 어려운 사정을 알고 의료계와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허심탄회하게 향후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단이 병원협회와 의료수가 원가분석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건보공단은 병원협회, 의사협회 등과 원가분석에 나서려고 했지만 이에 반발한 의료계의 참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