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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왜 국립대병원을 수익성 중심으로 평가하나?”

기존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보다 공공성 중심 평가해야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에 있어 기존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 수익성만 강조하기 보다는 공공성 중심의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관련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지난 8일 오후 2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의 쟁점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이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의 쟁점’, 나백주 건양대 의과대학 교수가 ‘국립대병원의 의료공공성 문제와 평가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또한 문정주 서울의대 교수, 김명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상임연구원, 박용석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장,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팀장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국립대병원에 수익성 지나치게 강조하는 성과관리 체계 문제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국립대병원 평가는 ‘수익성’ 위주로 평가해서는 안되며, 교육·연구·진료라는 국립대병원의 역할에 맞게 공공성을 중심에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사례로 보훈복지의료공단의 경우, 수익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성과관리 평가로 보훈공단의 공공적 역할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립대병원 경영평가 아무런 준비 없이 파행 추진되고 있다
김철 연구실장은 무엇보다 현재 국립대병원 경영평가 준비가 파행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관 부처인 교육부는 지난 3월까지 평가 기준과 방법이 담긴 평가편람이 작성해야 함에도 현재까지도 작성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라 아직 나오지도 않은 평가편람을 가지고 2014년 운영에 대해 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공공병원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 공공보건의료기관에 대한 공공보건의료사업평가 등 이미 평가 체계가 존재하고 있다. 특히 공공보건의료사업평가는 국립대병원에도 해당되는 평가틀이다.

김 연구실장은 이 평가틀로 공공병원에 대해 경영평가를 급하게 추진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현재와 같이 절차와 원칙 모두에서 문제가 있는 경영평가가 강행되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이제까지 국립대병원의 공공의료측면의 운영평가가 미흡했고, 특히 보건의료전달체계, 국립대학병원으로서 수련과 교육훈련, 연구 개발의 측면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평가가 부족했다는 지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국립대병원의 역할에 맞는 포괄적이고 전반적인 평가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립병원과 다른 공공병원만의 운영평가 체계 필요
나백주 건양대 의과대학 교수 역시 “지금까지 국립대병원의 공공의료 측면에서의 운영평가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건의료전달체계, 국립대학병원으로서 수련과 교육훈련, 연구 개발에 대한 측면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평가가 미흡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대병원의 역할에 맞는 포괄적이고 전반적인 평가틀이 마련돼야 하며 수익성 위주의 경영평가가 졸속적으로 국립대병원에 도입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나 교수는 새로운 국립대병원의 공공성 평가의 기준을 진료·교육·연구로 나누어 각각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의 졸속 추진에 대한 비판, 국립대병원에 대한 올바른 평가 방안 마련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왔다.

지방의료원 운영평가, 전문성 부족으로 첫 단추부터 잘못
문정주 서울의대 교수는 과거 내무부(현 안전행정부)가 지방의료원 운영평가를 하면서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평가를 외주화한 것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당시 졸속적으로 평가가 진행되면서 결국 보건복지부가 평가를 담당하게 됐다는 것. 또한 교육부 역시 국립대병원의 교육·연구·진료 기능을 평가할 수 있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교수는 또 전문성 없는 평가기관이 의료기관 운영을 평가하게 될 경우의 부작용으로 지난 2012년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 사례를 언급했다.

지난 2012년 지역거점공공병원에 대한 경영평가를 사설 회계법인이 수행하면서 공공병원에 적합하지 않게 수익성에만 치우쳐 평가했다는 강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문정주 교수는 “국립대병원 운영평가 역시 복지부와 같은 전문성을 갖춘 부서가 아니라 교육부가 진행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희 시민건강증진연구소 상임연구원은, “경영평가의 본래적 의미는 해당 기관의 미션이 무엇이고, 그 미션을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존의 경영평가는 이러한 원칙을 무시한 채 수익성의 기준으로만 평가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국립대병원의 운영을 수익성 위주로 평가하는 흐름에 대해서 노동조합 뿐 아니라 교수, 전공의 등 보건의료인 전반의 문제의식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을 넓혀가면서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3시간에 걸쳐 ▲이번 상황을 계기로 국립대병원의 소관부처를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할 것을 논의해야 한다는 점, ▲‘경영’의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국립대병원의 경영 악화에는 국립대병원의 무리한 시설확장 등 방만경영을 승인해준 교육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점 등 활발한 토론이 진행됐다.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에 대한 비판과 대안적 평가 기준을 제시하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국회토론회 개최를 통해 사회적 여론을 만들어가는 등 합리적인 국립대병원 평가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활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