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정부, 에볼라 피해지역에 의료진 파견 결정

11월 초 선발대 파견…파견인력 안전 최우선할 것

정부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국 에볼라 피해지역에 국내 의료진을 내달 초부터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20일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제2차관 주재로 외교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및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국장급 관계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부처 협의회를 개최하여 보건인력 파견에 관한 구체 사항을 협의했다.

협의회에서는 파견인력의 구성, 파견국가, 파견시기, 안전대책 등이 폭넓게 협의되었으며, 우선적으로 본대 파견에 앞서 11월 초순 외교부, 복지부, 국방부 관계자로 구성된 선발대를 피해지역에 파견키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지난 17일 “에볼라 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서아프리카 현지에 보건의료 인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제10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전체회의에서 “인도적 차원에서 한국 보건의료인력 파견을 결정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의 일이다.

에볼라 전염 지역에 국내 의료진을 파견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에 의료계는 강한 반감을 보였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염성과 치사율이 매우 큰 만큼 의료진도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노르웨이의 한 여의사가 에볼라 감염 지역에서 의료활동을 하다 감염되어 사망할 위기에 빠진 사례가 있다. 다행히 그 의사는 감염 후 본국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현재는 바이러스가 퇴치되어 회복 중이다.

지난 2월 서아프리카 지역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병한 이후 현재 총 9191명이 감염됐고 이 중 절반이 넘는 4546명이 사망했으며, 특히 최근 감염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에볼라 감염자가 라이베리아에서는 15-20일마다 2배씩, 시에라리온·기니에서는 30-40일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에서 의료진 파견을 발표한 이후 의료계에서는 파견 의료진이 ‘자의로 파견될 것인지, 아니면 타의로 파견될 것인지’도 관심이었다.

하지만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의료진 파견을 결정한 만큼 대체로 국가의료기관 소속 의료진이나 군의관, 공중보건의 등이 파견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정부에서 결국 20일 구체적인 의료진 파견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우리 의료진이 머나먼 땅의 생사를 넘나드는 사지(死地)에서 이승과 저승의 담벼락을 걸으며 의료 활동을 하는 것만큼은 분명한 현실이 됐다.

정부는 “우리 보건인력 파견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미국, 영국, 독일 등 에볼라 피해지역에 보건인력을 기파견한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우리 보건인력 파견시 안전 대책을 면밀히 검토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파견인력의 안전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므로, 선발대가 먼저 가서 안전 대책들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점검한 뒤에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료진 파견은 예상한대로 국가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료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보건인력 파견 시 에볼라 위기의 규모와 확산 속도를 감안하여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선발하는 군 보건인력을 민간 보건인력과 함께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파견 지역은 현재 상황이 심각한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복지부와 국방부가 가능한한 빨리 보건인력 모집을 위한 절차를 개시키로 했다.

보건인력 파견 시 사전교육 및 훈련, 현지활동시 및 귀국후 안전대책 등 종합적인 계획은 복지부에서 마련하고 제반조치를 시행키로 결정했다.

현재 유엔 등 국제사회도 각국 정부가 가능한 한 조속 보건인력을 파견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만큼, 정부도 가급적 파견준비를 조속히 완료하고 피해지역에 보건인력을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이번 보건인력 파견으로 인해 에볼라 바이러스 국내 유입을 걱정하지 않도록, 파견인력의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며, 이미 에볼라 피해국에 보건인력을 파견한 바 있는 국가들과도 지속적으로 협의하여 수준 높은 안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건인력 본대 파견과 관련한 구체 사항은 선발대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민·관 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개최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복지부 권준욱 공공의료정책관은 정부가 의료진 파견을 발표하기 앞서 20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료인력과 전체적인 조율을 할 수 있는 소수의 행정요원 중심으로 파견될 것이며, 지원자 중심으로 철저한 교육과 훈련을 받고 파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권준욱 정책관은 “인도적 차원의 구호 사업일 뿐이며 특히 남의 일이 아니라 당장 우리 코앞에 닥친 우리의 일”이라며 국내 의료진 파견이 불가피함을 역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