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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회원 의견 듣지 않는 간협 회장단 사퇴하라”

정부의 2년제 간호학제 신설 추진으로 간호계 분열 격화


“회원 의견을 듣지 않는 대한간호협회 회장단은 사퇴하라.”

정부에서 2년제 간호학제 신설을 추진함에 따라 간호계가 극도의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2년제 간호학제 신설 반대를 위한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지난 24일 오후 5시 30분부터 7시까지 서울역 광장에서 ‘2년제 간호학제 신설에 반대하는 총력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국의 간호사 3천여명이 집결했다.

2년제 간호학제 신설 저지를 목적으로 지난 9일 발족한 협의체는 한국간호대학장협의회, 한국간호과학회, 한국방문간호사회, 대한간호정우회, 한국간호교육학회를 포함한 13개 학회, 전국 32개 간호대학 및 간호학과, 13개 병원 등 총 76개 간호사 단체로 구성됐다.

공동대표는 김선아 한국간호대학장협의회장(연세대 간호대학장), 임숙빈 한국간호과학회장(을지대 간호대학장), 송명은 한국방문간호사회장, 김희걸 대한간호정우회장(가천대 간호학과 교수), 송경자 서울대병원 간호본부장, 박영임 한국간호교육학회장(대전대 간호대학 교수) 등 총 6명.

협의체에는 이들뿐만 아니라 서울대, 연세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유수 대학 및 대학병원의 간호대학 교수와 간호부서장 등 국내 간호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국내 간호계 대표 인사들로 구성된 협의체가 사활을 걸고 ‘2년제 간호학제 신설 반대 총력 결의대회’를 주도해 전국의 간호사 3천여 명이 서울역 광장에 집결했지만 이날 행사에 국내 간호사들을 대표하는 법정단체인 대한간호협회는 참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협의체는 간협이 정부의 2년제 간호학제 도입에 찬성하는 등 회원들의 뜻에 반하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간협의 태도변화를 적극 요구하고 있는 상황. 이날 결의대회에서도 간협에 대한 성토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이들은 복지부가 3단계 간호인력개편안을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간협이 '간호인력개편협의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애매한 태도를 보이며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1월부터 복지부 주최로 운영 중인 '간호인력개편협의체'에는 간협, 간무협, 병원협회, 의학회 등이 참여해 논의 중인데, ‘2년제 간호학제 신설 반대 협의체’는 특히 '간호인력개편협의체'의 구성부터가 불평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협의체에는 1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 중 간호사 단체는 대한간호협회 1개뿐이다.

이에 반해 간호조무사 관련 단체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전국특성화고 간호교과위원회, 전국간호학원협회, 한국간호조무사교육자협회 등 4개 단체나 되고, 의사단체도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대한의사협회 등 3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병원협회는 상당수를 차지하는 회원사인 지방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 해소를 위해 간호보조인력 활성화 방안을 찬성하고 있는 단체인 만큼 간협 입장에서는 간호조무사협회 못지않게 껄끄러운 단체다.

이와 관련해 김소선 서울시간호사회 회장(연세대 간호대학 교수, 전 세브란스병원 간호부원장)은 “간호사 운명을 결정하는 협의체에 간호사단체 관계자가 단 1명만 참여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불평등한 협의체에서 어떻게 간호사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즉, 간협이 간호조무사나 의사단체보다 열등한 위치에서 2차 협의체 회의에 참여해 진정으로 간호사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다른 직능단체와 함께 밀실야합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임숙빈 협의체 공동대표(한국간호과학회장, 을지대 간호대학장)는 “간호인력개편안 발표 초기 만해도 복지부 간호인력개편협의체 불참까지 선언하며 결사반대했던 간협이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찬성입장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 권익이 땅에 떨어지고 국민 건강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는데 간협 집행부와 간호사 출신 신경림 새누리당 의원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나타냈다.

임 대표는 간협과 복지부에 대해 “우리를 임의단체라고 무시하며 만남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며 “간호계 대표 76개 단체로 구성되어 충분히 간호사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협의체를 이런 식으로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선아 공동대표(한국간호대학장협의회장, 연세대 간호대학장)는 “간협과 신경림 의원은 복지부의 3단계 간호인력개편안에 대해 앞에서는 반대하고 뒤에서는 찬성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간협과 신경림 의원에게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몇 번이나 면담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김선아 대표는 “회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간협과 이젠 더 이상 같이 갈 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이제 더 시간이 없다. 땅에 떨어진 간호사 권익과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