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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메르스로 집단공황 대한민국, 의료인 역할은?

고대 의대, 좋은의사연구소 심포지엄 통해 논의


메르스로 대한민국 사회가 큰 홍역을 치룬 가운데 위기 상황에서 참된 의료인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좋은의사연구소(소장 안덕선)는 의료계뿐 아니라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메르스 사태를 다양한 관점으로 보고 의사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자 지난 23일 오후 2시 문숙의학관 1층 원형강의실에서 ‘집단공황에 빠진 대한민국’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우경 의무부총장, 김효명 의과대학장, 안덕선 좋은의사연구소장, 정지태 의인문학교실 주임교수, 한창수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메르스 사태를 사회병리현상으로 정의하고 이를 정신건강의학 및 인문사회학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의료계, 인문사회계 학자들이 참여한 이번 심포지엄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본 메르스 사태’, ‘인문사회학자가 본 메르스 사태’ 두 개의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심포지엄을 통해 메르스와 같은 국가적 공황 상태에서 의료인 및 사회의 역할에 대해 토론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 고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교수는 ‘감염병 대유행 공포’를 외상으로 정의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범사회적 합의와 협조가 필요함을 역설했고, 성안드레아병원의 박한선 교수는 전염병으로 인한 낙인과 차별이 유발하는 불안과 두려움을 언급하며, 공동체 회복을 위한 인류학적 접근을 제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 이진남 강원대 철학과 교수는 메르스 공포는 비밀스럽게 일을 처리하려고 한 정부에 대한 ‘의심’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커뮤니케이션의 결여로 인해 이를 증폭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사회의료학’의 개념이 정착되어야 한다며, ‘보건, 의료’ 문제는 전체 사회체계와의 연관성 하에서 고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가 끝난 후, 토론시간을 통해 메르스와 같은 국가 위기적 전염병의 발생했을 때 의료인의 언론 대응법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 언론의 질문에 전문가로서 정확하게 대답하는 것이 필요하고, 기자의 마감 시간이나 압박에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말하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경 의무부총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메르스 사태를 정신의학계, 철학계, 사회학계를 망라한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의료인은 단순히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넘어 ‘사회의 병’을 치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명 의과대학장은 “우리대학은 시대와 호흡하며 역사의 변화를 선도해왔다”며“환자치료도 중요하지만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의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찰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 전공의는 “의료인의 역할과 책임의 범위가 참 넓다는 것을 깨달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며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행사가 지속적으로 열려 의료인의 사회적 역할까지도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