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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천연물신약 개발 난항, 직능갈등 아닌 정책 탓”

한의협, 한약제제산업-천연물신약산업 투트랙으로 가야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천연물신약 개발이 의료계와 한의계의 직능갈등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한의계가 “직능갈등이 아닌 엉터리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언론에서는 ‘한의사와 양의사의 갈등에 정부 규제까지 겹치면서 천연물신약 시장이 사면초가 상태이며, 발암물질 논란과 감사원의 특혜 지적 등의 악재로 인해 좌초 위기에 빠졌다’는 내용의 기사와 방송이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는 “현재의 천연물신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내 약사출신 공무원들의 검은 커넥션인 ‘팜피아’ 세력으로 인해 관련 제도와 정책이 왜곡․변질되면서 그 시작부터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며 “최근 천연물신약 개발이 어려움에 봉착한 것은 이러한 태생적인 잘못에 기인한 것으로 이에 대한 즉각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초 천연물신약 사업은 지난 2000년, ‘천연물신약연구개발촉진법’ 제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을 이용해 아스피린이나 탁솔과 같이 천연물에서 특정 성분을 추출,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개발한다는 취지로 야심차게 시작됐다.

한의협은 “그러나 2002년과 2007년, 2008년, 2012년 등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수차례 고시변경을 진행, 그 취지가 왜곡되면서 2012년부터 천연물신약 정책 자체가 논란이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7월 감사원이 보고한 감사결과를 통해 정책 전반에 문제점이 노출되며 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상황.

감사원은 감사결과에서 ‘현재의 천연물신약 개발을 위해 국가 재원 총 3092억원, 건강보험재정 1조 979억원이 투입됐으나 기초연구 투자는 제품화 성과가 미흡하고 신약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및 안정성과 유효성 평가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으며, 연구개발 지원대상을 신약이 아닌 추출물 형태의 약품으로까지 확대하는 등으로 글로벌 신약개발 성과 역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한의계가 마치 제약산업의 발전을 막고자 하는 것처럼 표현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현재의 엉터리 천연물신약은 국민의 건강은 물론 대한민국 제약산업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대한민국이 제약 강국이 되기 위해서라도 엉터리 천연물신약 정책을 재정비해 제약업계가 진짜 천연물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300조원에 이르는 세계전통의약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한약제제 산업을 함께 발전시키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한약제제산업의 경우 지난 2002년 3,654억원을 기점으로 2005년 2,192억원, 2009년 1,628억원 등 계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의협은 “뿐만아니라 한약제제 제약업체의 매출 규모 역시 협소한 국내시장과 첩약에 편중된 한약처방 등이 제약요인으로 인해 중국의 1/158, 일본의 1/10 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의협은 천연물신약은 천연물신약답게, 한약제제는 한약제제답게 개발해야만 두 가지 시장에서 모두 한국이 제약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고 매년 중성약(한국의 한약제제에 해당) 수출로만 4조원이 넘는 국부를 창출하는 등 세계전통의약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도 한약제제산업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각종 불합리한 규제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의협은 “천연물신약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해 나가고 더 이상 소중한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하루빨리 잘못된 현행 관련정책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