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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우리 사회 당면 정신의학적 과제는 무엇인가?

신경정신의학회 2015 추계학술대회, 다양한 주제 발표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오는 16일과 17일 양일간 부산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2015년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는 신경정신의학회는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뇌신경과 관련된 생물학적인 내용 이외에도 우리 사회 현안의 정신의학적 접근에 대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신경정신의학회 70주년 특별 심포지움 :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위기
▲대한민국 공공정신의학의 나아갈 길: 트라우마의 예방과 극복을 위한 정신건강정책 ▲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 10주년 심포지엄;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미래 ▲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 10주년 심포지엄;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미래 ▲생각이 뇌를 바꾼다 ▲직장인 자살예방 프로그램 ▲북한 이탈 주민의 정신건강 ▲신경정신의학회 70년의 현황과 과제 : 광복 70주년에서 바라본 한국 정신의학 등이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올해 추계학술대회의 창립 70주년기획 심포지엄에서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위기에 대해 논한다.

국립춘천병원 박종익 원장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 발표할 예정인데, 우리나라 성인(18-75세)의 정신질환에 대한 평생유병률은 27.6%지만 실제로 치료를 받는 비율은 15.3%로 현저히 낮은 편이라고 말한다.

정신의료서비스의 낮은 이용률에 대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우리 사회의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정신질환자 개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사회경제적 손실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정신질환자들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취직이나 사회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으며 이로 인해 치료를 기피함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편견 해소를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캠페인, 교육 및 프로그램의 개발과 전파를 통하여 대중들의 정신질환에 대한 지식을 증진시킬 필요성이 있다. 또한,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또는 편견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민관의 협력을 통하여 수행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위기에 대해서도 논한다.

가톨릭관동의대 기선완 교수는 최근 학교폭력과 성폭력, 재난과 트라우마, 알코올과 인터넷 사용 장애를 비롯한 중독 문제 등이 급격히 사회 현안으로 부각되는 증 대한민국에서 정신건강이 사회적으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한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급속히 진행된 사회변화는 우리로 하여금 소중한 정신적 유산을 잃고 경쟁과 분노의 소용돌이 속에서 떨게 만들었다. 다양한 자살예방사업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수년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하고 있다.

신경정신의학회의 사회 참여와 함께 사회 안전을 위한 정신보건예산의 확대도 필수적이다. 정신건강이 중요해진 만큼 국민들이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공공정신의학의 나아갈 길 역시 논의한다.

특히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채정호 교수는 트라우마의 예방과 극복을 위한 정신건강정책에 대해 발표한다.

우리나라는 한국은 세계 역사 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었으나 빈발한 사건, 사고 및 이에 대한 대처 방법의 미숙, 사회적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하여 재난과 관련된 정신 문제에 대한 초 고위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 대구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서울지하철 붕괴 사건,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아시아나 항공기추락사고, 태안사설 해병대 캠프 실종사고,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세월호 침몰사고 등 대형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심리적 외상을 의미하는 트라우마를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한 정신건강정책 운용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이에 본 연제에서는 정신건강정책을 통하여 트라우마를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개략적인 제안을 하고자 한다. 특히 생태학적 접근을 통하여 개인, 공동체 및 가버넌스의 리질리언스와 자원을 총체적으로 활용하는 정신건강정책의 도입과 운용에 대한 가능성을 발제하며 향후 발전 방법을 모색한다.

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는 개소 10주년을 맞아 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미래를 주제로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미래의 정신건강의학을 위한 법과 제도에 대해 발표하며, 1995년 정신보건법에 제정된 이후 20년간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였으나 정신보건법 외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체계는 부족한 상황으로 주요 법안에 대한 국내외 조사를 틍해 법적 개선에 필요한 구체적 정책적 제안을 제시한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첫 번째 주제 재난과 관련해 세월호 이후 여러 트라우마센터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세월호법을 제외하고는 계류상태임.심리지원의 필요성만 법에 포함된 상태이나 현실에서는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전문의 자원봉사로 제공하고있는 상황으로 재난정신건강지원을 위한 법적 대안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산후우울증과 관련해서는 산후우울증은 영아살해후 자살이라는 최악의 경우도 발생하는 심각한 공중보건상의 문제임. 모자보건법상에 산후우울증 지원을 명시한 박광온 의원의 법안도 제시된 바 있어 추가적인 정책사항에 대한 법적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심리부검과 관련해서는 심리부검의 경우 자살예방에 핵심적인 기반자료를 제공하나 현재까지 법적기반이 없는 상태임. 보건복지부에서 심리부검센터만 운영하고 있어 법적 대안 제시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정신건강검진과 관련해서는 소아청소년 분야에서 현재 학교기반검진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검진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자치구별로 새로운 시도가 진행중으로 정신건강검진의 체계 수립과 지원시스템을 위해 법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중독과 관련해서는 중독법이 사회적 이슈가 된 바 있으나 논의과정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발생하여 이를 정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는 개소 10주년을 맞아 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대한민국 정신건강의 미래를 주제로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천대학교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나경세 교수는 최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의학 등 거의 전 영역에 걸쳐 이슈가 되고 있는 빅데이터와 정신건강의학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빅데이터는 인터넷과 웹의 보급과 보편화, 그리고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어느새 매우 중요한 자료로 자리잡게 되었다. 빅데이터를 다루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수히 많은 자료들 속에서 소음을 제거하고 꼭 필요한 신호를 감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르고 적합한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맞는 유형의 자료를 분석해야 맞는 답을 얻을 수 있다.

국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보건의료 빅데이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국민건강보험자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보건의료 빅데이터, 그리고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가 있다. 국민건강보험자료는 건강검진자료와 연동하여 분석할 수 있고, 국민건강영양조사는 체계적으로 추출된 표본들을 대상으로 한 상세한 인구사회학적 및 임상적 정보가 수록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 외 보건의료 계열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고용조사에서 제공하는 고령화연구패널조사는 각 대상자들에서의 간이정신상태검사(Mini Mental Status Examination, MMSE)결과가 수록되어 있어서 노인인지기능 및 정신행동학적 분석을 하는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편, 정신건강의학 정책연구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때 다음의 세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회원 권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정신보건정책 수립의 근거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국민 정신건강증진과 직결되어야 한다. 셋째, 중장직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에서의 빅데이터 연구 역량을 증대시켜나갈 수 있어야 한다. 빅데이터는 방대한 분량으로 말미암아 자료에 대한 접근 및 분석에서 일반적인 임상의사의 연구 역량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책연구소에서는 향후 지속적으로 위의 3가지 사항을 핵심적인 가치로 설정하여 매년 한가지씩 연구 주제를 설정하여 이를 분석하고 정리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CHA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보라 교수는 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인지행동치료의 신경생물학적 기전에 대해 발표한다.

불안 장애의 좋은 치료 방법으로 알려져 있는 인지행동치료의 효과가 최근 뇌영상 기법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불안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줄이는 치료 방법이다. 최근에 이루어진 뇌영상 연구들의 결과를 보면 인지행동치료는 전전두엽 피질과 그 연결을 변화시켜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뇌의 편도 해마 부위의 활동성을 감소시켜 부정적 감정을 줄이고 고위 전두엽 기능을 활성화시켜 부정적 감정의 인지적 조절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인지행동치료가 신경생물학적 기전을 변화시켜 불안 장애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만들고 약물 치료의 효과를 더 강화할 수 있게 해주는데 근거가 될 수 있다.

직장인 자살예방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교육을 진행한다.

우리나라의 자살 문제는 매우 심각하며 최근 직장인들의 자살 문제도 새로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신경정신의학회는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 신경정신의학회원들을 대상으로 직장인 자살예방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건양대학교 이상민 교수는 직장내 자살 예방을 위한 국내와 해외 사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자살예방 기본정책(2011년)에 의하면 국가 사회생산성의 주축인 근로연령대(30~50대)의 자살자가 전체 자살자의 약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돠어 있다. 사업장에서는 자살사고, 자살시도, 타인의 자살 이후에 후유증을 겪는 직원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와 의무가 있다. 자살예방법 제5조에서도 사업주의 책무로 고용 근로자의 정신적 건강유지를 위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한국의 직장인들은 OECD 국가 중 최장시간의 근무를 하고 있으며 장시간의 근무뿐 아니라 극심한 경쟁, 고용의 불안정 등으로 인해 주관적인 스트레스 수준이 매우 높으며 이는 잠재적인 우울증의 위험요인일 뿐 아니라 자살로 이어지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직장에서 시행되는 자살예방프로그램 중에서 U.S. Air Force model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직장인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 모색되어 왔다. 이는 screening부터 정신건강 서비스, 자살예방 훈련 (suicide prevention training), 삶의 기술 및 사회적 관계망 증진 (Life Skills and Social Network Promotion), 위기 관리, 정책 및 수단제한 (Crisis Management, Policy & Means Restriction), 교육 및 지지(Education and Advocacy), 사회적 마켓팅 (Social Marketing), 리더쉽(Leadership)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통합적인 방식의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소수의 동료가 참가하는 것부터 경영자, 큰 그룹 전체가 참여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자살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국내 자살예방정책은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설립된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기본단위로 시행되고 있다. 직장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살예방프로그램을 지역사회 기반으로 시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자살예방프로그램은 지역사회가 아닌 직장에서 직접 시행되고 보급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본 연구진들은 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를 통해 전국에 보급되고 있는 ‘보고듣고말하기’를 개정하여 직장인 대상으로 특성화된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했다.

성균관의대 임세원 교수는 2015년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직업별 자살현황 비교시 ‘서비스종사자및 판매종사자’가 ‘학생,가사,무직’을 제외하곤 모든 직종중 자살률이 가장 높았으며 이는 남,녀를 불문하고 공통된 양상이였다고 한다. 단순 자살율이 아닌 취업자 분포에 비해 자살률이 높게 나타난 직업은 ‘관리자’, ‘서비스종사자및 판매종사자’, ‘농림어업종사자’, ‘단순노무자’ 순이며 그중 농림어업종사자의 자살률이 취업자 분포와 대비시 4배로 가장 높았으며 관리직이 3.5배로 2번째였다.

연령대별로 비교시에는 ‘학생, 가사, 무직’이 전연령대에서 모두 가장 높았고 2위는 서비스및 판매종사자였다. 3위는 60대이상에서는 농림어업종사자였던 반면 30,40,50대에서는 사무종사자, 전문가및 관련종사자, 관리자의 순이였다. 직장인 28만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살생각을 가장 많이 하는 직장인은 20대 여성이였으며 40대 남성은 상대적으로 자살생각자의 비율은 낮았으나 자살시도자의 비율은 전체 평균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자살생각 유무에 따른 우울 및 불안특성을 분석시 연령및 성별과 상관없이 주관적인 우울감은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나 20대 여성의 경우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다’와 같은 대인관계와 관련된 우울증상이 특징적이였던 반면 40대 남성의 경우 ‘미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가끔씩 기절할 것 같다’는 등의 불안과 관련된 자기통제감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직무스트레스 요인 분석시 20대 여성의 경우 관계갈등이 자살생각과 관련된 주된 요인인 반면 40대 남성의 경우에는 조직체계, 보상부적절과 관련된 요인들이 주로 나타났다.

경희대학교병원 백종우 교수는 직장인용 ‘보고듣고말하기’ 프로그램의 개발 과정과 주용 내용에 대해 발표한다. 2012년 보건복지부의 후원과 한국자살예방협회의 주관으로 한국형 표준자살예방교육프로그램 보고듣고말하기가 제작되어 2013년부터 중앙자살예방센터를 중심으로 강사단이 관리 및 양성과 함께 전국적으로 교육이 진행되어왔고 11만명 이상의 생명사랑지킴이가 교육을 수료했고 자살예방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이후 연령별 직역별로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였고 이에따라 2014년 청소년용 버전이 개발된 바 있으며 2015년에는 직장인용 ‘보고듣고말하기’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진(책임연구자 오강섭)은 한국 직장인의 자살교육을 위한 동영상을 포함한 표준교육자료를 제작하고자 하였다. 표준프로그램은 3시간으로 청소년, 성인, 노인의 사례를 다루고 있으며 1)인트로 2) 보기 3) 듣기 4) 말하기 5) 역할극의 순으로 제작되었다. 직장인 버전에서는 100분을 기준으로 20대 여성과 중년 남성의 사례를 포함하여 제작하였다. 직장인용 버전의 개발을 위해 연구진은 자살예방백서와 직장인 28만명의 자료를 분석하여 대상의 특징과 자살에 미치는 요인을 검토하였고 전문가 회의에 방송전문작가가 참여하여 실제 직장에서 나타날수 있는 자살고위험군의 언어 및 행동양상을 프로그램 제작업체와 함께 동영상과 슬라이드를 개발하여 자살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대처와 연계방법을 교육하고 말하기와 역할극을 통해 이를 시뮬레이션하는 체계로 구성하였다. 향후 직장에서 직접 시행되고 널리 보급되어 자살예방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이 기대되며 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회를 통해 동영상과 핵심적 내용을 회원께 소개 및 공유하고자 한다.

북한 이탈 주민의 정신건강도 다룬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이번 추계학회에서 통일을 대비한 북한 이탈 주민의 정신건강에 대한 심포지움을 진행한다.

한국여성정신의학회는 북한 이탈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고자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그 결과를 이번 신경정신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보고할 예정이다.

또한 국립중앙의료원 이소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특히 북한이탈 여성의 정신건강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자녀 양육을 중심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북한이탈주민 누적 입국자수가 2만 5천명을 넘어선 가운데 여성이 약 80%에 달한다. 그들의 자녀는 크게 탈북 자녀, 제3국에서 한족 혹은 조선족 남편 사이의 자녀, 한국에 와서 낳은 자녀 3가지 유형이 있다. 자녀가 있는 탈북 여성은 남한 생활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어서, 자녀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서,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어서 등의 이유로 만족하는 편으로 응답하고 있지만, 자신의 남한 적응 문제, 질병, 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여기에 자녀 양육 문제, 가족 갈등 등이 부과되어 더욱 고통 받는 경향이 있다.

자녀와 잦은 이별을 경험하거나 애착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고 법률혼보다 사실혼이 많아 결혼 안정성이 낮은 편이며, 사회적지지 체계가 부족하여 대리양육자를 구할 수 없어 아파도 입원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진료실에서 탈북 여성의 자녀 양육 관련 상담의 주요 호소는 감정 조절이 안 되어 자녀에게 화풀이 하는 문제(폭언, 폭행), 고생해서 데려왔는데 자녀가 마음의 문을 닫거나 원망을 하는 문제, 남편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자녀의 외상후스트레스 증상 문제 등이었다. 지역 사회 탈북 여성은 그 외에도 학습지도의 어려움, 북한과 다른 양육 문화, 자녀의 정체성 문제 등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들은 부업 및 취업 교육 등의 이유로 어린 나이에 육아 지원 기관에 맡기는 경향이 있고 평균 10시간의 긴 시간을 이용하며, 기관에서 발송하는 문서를 이해하기 어려워하거나 차별받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기관 원장 혹은 교사들과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정 분위기는 부모가 폭력에 대한 역치가 낮은 편이고, 한 부모 가정이 높으며, 계부의 경우 자녀에 무관심하고 모가 정신건강문제가 있으면 자녀는 방치되는 경향이 있다. 부모 모두 자신의 부모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거나 친척집에서 성장하거나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란 경우 특히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많이 겪는 편이다. 이에 탈북 여성의 자녀들이 우리 사회에 잘 융화되어 성장할 수 있도록 탈북 여성에 대한 육아 지원, 자녀 양육에 대한 교육, 자녀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장기적인 추적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경정신의학회 70년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서도 다룬다.
 
해방 이후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정신약물과 정신치료기법의 도입을 통한 진료 수준의 향상은 물론, 1980-2000년대 정신장애자 인권 향상에 노력하였고, 그 구체적 결실로 1995년 정신보건법이 제정되고 지역사회 정신의학을 통해 정신장애인의 사회복귀와 통합에 노력해왔다. 이제는 이러한 노력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여 사회의 정신병리를 진단하고 치유함으로써 “국민행복시대”를 앞당겨 가야 할 시점이다. 현재 묻지마 범죄로 대표되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분노의 해결을 위해 화병에 대한 정신치료의 경험을 사회에 적용하는 것이 그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한국인의 정신건강은 일제 36년과 해방 후 70년이라는 고난에 찬 한국 근대사와 맞물려 있다. 바꾸어 말하자면 압축적 경제성장에 따른 한국의 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환자들의 정신건강문제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1910 - 1945년 일제 36년은 민족 트라우마의 시대였고, 1945년 일본의 2차세계대전 패전으로 해방이 되었으나, 이후의 분단, 남북 각각의 정부수립, 6.25 사변은 민족에게 죽음과 파괴의 트라우마를 안겼다.

잿더미 속에서 시작된 압축적인 경제 성장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어 20-50 클럽에 7번째로 가입하는 등의 외형적 성과를 올렸으나 이러한 성공적 압축성장의 그늘은 한국의 정신건강의 문제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즉, 한국사회의 정신건강 문제는 2011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서 보듯이 높은 알코올사용장애, 최근의 불안장애와 우울증의 빠른 증가, 그리고 높은 자살률로 대표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분노 사회”, “hell 조선”, 피로사회, 같은 용어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분노사회 현상은 임상적인 “화병”과 문화적인 한(恨)에 대비된다. 화병은 한의 병리적 현상으로 “억압된 분노”(억울)이다. 한국인은 우울증으로도 자살하지만, 홧김에 술마시고 홧김에 자살하기도 한다.

따라서 화병에 대한 연구와 치료 경험을 통해 “분노”사회 문제를 진단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의학적 치료법을 사회적 문제 해결방안으로 번역하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 빠른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역동은, 가난의 한, 배우지 못했다는 한, 억압의 한 등 한국인의 역사적 경험에서 후성유전된 한을 한풀이 하는 데서 나왔다. 엄청난 교육열과 근면, 그리고 격렬한 민주화 운동은 억압된 분노의 힘에서 나왔다고 정신역동적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성공적 성장에도, 왜 많은 한국인들이 분노하고 우울해하고 자살하려 하는가? 그것은, 현대산업사회 공통의 문제인 극심한 경쟁, 빈부 격차와 더불어 한국 특유의 “위안부 할머니”의 한과 화병(complex PTSD), “분단, 6.25, 이산가족”의 한(화병), 등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대물림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급속한 발전이 가능했던 것은 한(분노)의 원천적인 원인은 묻어둔 채, “현세적”으로 “가족 중심”으로 급하게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억울과 분노의 내면적 원인을 먼저 해소하였어야 했었다.자칫하면 화병이 될 수도 있는 어머니의 한은, 참고 일하고 가정을 지키며 아들을 공부시킨 힘이 되었고, 이윽고 아들이 성공하여, 어머니는 한을 풀게 되지만, 그러나 아들은 그런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기에 부담을 느끼면서, 성장기에 억압된 욕구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분노를 유발하고 이러한 분노가 치유되지 못하고 억압되면 한이 대물림되는 것이다.

역사를 관통해온 한민족의 핵심감정은 정(情)과 한(恨)이었다. 이러한 정(情)과 한(恨)은 현세주의, 가족적 집단주의라는 맥락 속에서  다이나믹하게 한국인의 심성을 지배해 왔다. 

한은 분노를 삭인(발효) 결과이고 화병은 분노가 고통(부패와 발열)이 된 결과이다. 정은 가족적 애착(attachment)에서 발달한 공감과 동정이다. 정이 거부되거나 배반당하면 슬프고 화가 나고 한(情恨 또는 怨恨)이 된다. 한풀이는 인간관계의 회복과 화해이며, 그 결과 기쁨과 열정의 신명(신바람)이 뒤따른다.

의학회는 “한은 한민족의 resilience였고, 가족과 이웃의 도움은 정(情)이었고, ‘비애의 미학’을 보여준다는 전통 예술과 현대의 압축성장과 한국인들의 뛰어난 재능은 성공적 한풀이, 즉 외상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으로 볼 수 있다”면서 “한국 사회의 외상후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의학적 능력은 물론, 인문학적 소양과 봉사정신을 연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