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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투유유 교수 노벨상 수상에 양·한방 갈등 재점화

의협, 중의학에 준 상 아니다 VS 한의협,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근거


투유유 교수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소식에 잠시 주춤했던 양·한방 갈등이 재점화 되는 모습이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5일 투유유 중국중의과학원 교수와 윌리엄 캠벨 미국 매디슨드루대학 교수, 오무라 사토시 일본 기타사토대 교수 등 3명을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투유유 교수의 수상 소식이 발표되자 국내 한의계는 우리나라의 한의학에 해당하는 중의학이 노벨상을 탄 것이라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투유유 교수가 중의과학원 소속이라는 점과 중국 전통의서에서 단서를 얻어 개똥쑥 추출 성분으로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수상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근거로까지 연결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대한한의사협회는 6일 “이번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은 말라리아 치료에 중의학을 이용한 것으로써 우리나라 한의학 역시 신종감염병 치료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의협은 “이에 비해 국내 한의학 현실은 너무나 초라해 과학화의 기본인 X-ray, 초음파 등 현대의료기기 사용도 양의사들의 반대로 막혀있을 정도”라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세계의학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의학 과학화에 혁신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의협이 투유유 교수의 노벨상 수상을 중의학의 성과라고 주장하며 이를 한방 활성화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의 근거로까지 연결시키자 의료계는 어이없다는 반응을 나타내며 진화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7일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못해 과학화, 현대화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은 억지주장”이라면서 한의협에 대해 “투유유 교수의 업적을 이권챙기기에 활용하고 전인류적 연구성과를 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 한특위는 특히 노벨위원회가 이번 수상에 대해 밝힌 입장을 근거로 투유유 교수의 수상이 전통 중의학에 대한 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노벨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투유유 교수의 수상은 중의학에 대한 상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못 박으며 “전통 중의학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항말라리아 의약품 개발연구에 대한 상”이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은 바 있다.

의협은 “투유유 교수의 업적이 중의학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도 한약의 음양오행·기·혈 등의 한의학원리가 아닌 임상효과 입증 등 현대의학원리로 발견한 것이기 때문에 이는 현대의학 영역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또 투유유 교수가 베이징 의과대학 약학과 출신으로 현대약학을 공부했고 이후 중국전통의학연구원에서 수십년간 연구한 이력을 들어 “한국 한의사들처럼 단면적이고 비전문적으로 현대의학을 이수한 것과는 명백히 구분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과학중심의학연구원도 의협의 입장을 거들어 “청나라 황제 강희제의 어의들도 황제의 말라리아를 치료하지 못한 것을 봐도 한의학은 말라리아에 속수무책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유유 교수가 중의학서에 기록된 학질 처방 중 하나인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인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을 찾아낸 것을 두고 한의협은 “말라리아 치료에 중의학을 이용한 것”이라면서 한의학도 신종감염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

이에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이 고대 사례를 들어 과거 한의학이 감염병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의료계의 계속된 공격에 한의협은 오는 12일(월) 긴급기자회견까지 열어 반박에 나설 계획이다.

한의협은 “더 이상 물러설 수도, 참을 수도 없는 극단의 상황에서 고뇌에 찬 결단과 향후계획을 밝히기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다”며 언론인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기자회견에서 한의협은 우리나라도 투유유 교수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한방 과학화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의협 관계자는 7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투유유 교수의 수상이 왜 중의학의 성과인지를 논리적으로 밝히고 이를 거울로 삼아 한방 활성화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 필요한 이유 역시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