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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보시스템 가동중단, 심평원이 저지른 또 다른 실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정보시스템이 지난 5일 오전 10시 50분부터 6일 오전 10시까지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심평원에 따르면 전산서버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실외에 설치한 냉각장치가 고장나 ICT센터 내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고, 심평원은 전산시스템 과부하로 인한 시스템 손실 및 청구자료 등 소실을 방지하기 위해 가동을 중지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심평원은 밤을 꼬박 새워 정상화 작업을 진행했고, 사태는 장기화 되지 않고 하루만에 시스템이 정상화 됐다.


이 과정에서 심평원은 인터넷 기반 콜센터 전화가 불통됨에 따라 국민과 요양기관의 민원 응대를 위해 일반회선 전화를 긴급하게 50대 증설했다.


아울러 대외서비스 우선 가동을 위해 ICT센터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등 환기로를 확보해 6일 새벽 2시부터 청구·심사시스템, 포털 시스템 등 5종의 장비를 순차적으로 우선 가동했다.


초기 대응과 함께 6일 오후 보도자료 배포 및 기자브리핑 등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상황 설명까지 진행한 부분은 높이 살만한 부분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심평원은 단 하나이지만 큰 실수를 했다.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자료를 배포하고 설명한 것이다.


심평원은 6일 오후 4시 진행된 기자브리핑에서 5일 12시 10분부터 의약단체 등 유관기관에 유선 통화로 긴급공지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기자들은 의협 등 단체에서 공지를 받지 못했다고 발표하고 있다고 질의하자 분명히 공지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기자는 누가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있는지 취재에 들어갔다. 사실 확인 결과 심평원은 5일 오후 2시경 의약단체와 공유하는 네이버 밴드에 내용을 올린 것이 전부였다. 통화는 하지 않았다. 이후 심평원은 오후 7시 30분경 기자들에게 잘못된 사실을 전달해 사과한다고 알려왔다.


심평원이 어떤 기관인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건보제도의 양 축이 되는 기관으로 국민이 낸 의료비가 제대로 쓰였는지 심사하고 또 국민이 받은 진료가 적정한지 평가하는, 국민과 요양기관의 절대적인 신뢰가 필요한 기관이다.


기자는 언론이 취재에 돌입하자 말을 바꿔 사과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다만 거짓말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심평원의 설명대로 복구 작업에 정신이 없어 긴급하게 브리핑을 준비하다 보니 실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실수’는 심평원에 유리했으며, 자칫 의약단체들은 심평원의 공지를 받고도 회원들에 알리지 않았다는 질타를 받을 뻔 했다.


향후 취재 과정에서 심평원이 하는 말을 어떻게 믿고 기사를 쓸 수 있을까. 향후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를 심평원에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