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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노인요양병원 구조조정보다 간병비 급여화를

시범사업으로 한발 내딛자…복지부·보사연 성토의 장

부실한 노인요양병원의 구조조정보다는 간병비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됐다. 또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사업에서도 소외된 점을 감안해서라도 일단 시범사업을 해보자는 주장도 있었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보건복지부에 대해서는 그간 쌓인 유감을 표명하고, 구조조정을 이야기하는 보건사회연구원에게는 공부를 더하라는 성토의 장이 열렸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가 3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1부 행사 말미에 협회 이윤환 총무이사(경도요양병원 이사장)가 ‘노인의료복지체계 확립을 위한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했고, 패널토론과 플로어 발언이 이어졌다.

이윤환 총무이사는 “우리나라 노인요양병원은 30년 전 일본 수준이다. 현재 일본 노인요양병원은 1사람씩 꼭 붙어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신체를 구속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노인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 급여화가 안되다 보니 가격경쟁 중이다.”라고 전제했다.

이 총무이사는 “일본은 수가가 6백만원이다. 인건비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1인실도 급여화 돼 있다. 나머지 수가는 환자를 위한 시설로 쓰여 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본의 급여수준이면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무 이사는 “그런데 간병비는 100% 본인부담이고 가격경쟁을 하다 보니 1+1(엄마 모시고 가면 아버지는 공짜) 행사도 한다. 장성요양병원 화재 사건 이후 정부의 무지한 탄압이 시작됐다. 심평원이 대폭 삭감했다. 200병상 기준으로 3천만원이 날아갔다. 시설기준이 강화돼 1개 병원에 약 4억이 들어갔다. 그런데 정부는 뭘 했나? 규제위주이고 재산권만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총무 이사는 “한국형 존엄케어 환경을 조성하려고 해도 간병인이 부족하다. 야간에 간병사가 다 퇴근한다. 노인환자를 밤에 기저귀 채우고 묶어 놓고, 10시에 갔다가 다음날 기저귀를 갈아 준다. 간병인 보험급여가 안 되니까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총무이사는 “정부는 '돈이 없어 못한다. 수 조원 든다.'고 하지만 안 들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기능을 구분하고, 노인의료전달체계 개선을 통한 간병비 급여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무이사는 “정부로서도 돈이 없어서 어렵겠지만 뭔가 시도해야 한다. 그런데 어느 공무원은 ‘추진하다가 잘되면 본전, 못하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 하고 언젠가 해야 한다. 한발짝 뛰자. 시범사업을 해서 작게라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과 플로어 발언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범사업에서도 제외되는 등 요양병원이 정부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억울함 때문인지 구조조정 이야기를 한 정부 측 토론자는 공격 받기도 했다.

이를 의식해 복지부는 65세 이상 노인의 간병비를 지급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패널 토론에서 정은영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간병비 급여화는 급성기 환자대상으로 추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시작하고 있다. 노인의 경우 최도자 의원이 65세 이상 노인에게 우선 적용하는 건보법안을 발의했다. 국회 정부 차원에서 논의될 거다.”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작년에 요양시설에서 봉사한 경험이 있다. 잘된 시설임에도 내가 가야 할 장소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이 부분은 더 많이 개선되고 사회적 논의가 있을 것이다. 앞서 주제 발표한 이윤환 총무이사의 노인환자 존엄케어에 대한 노력은 인상 깊다. 대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요양시설이나 병원을 우선 정리하고 시범사업을

선우덕 보건사회연구원 장기요양연구팀장은 “요양병원 병상수가 25만5천개된다. 요양원 침상수가 16만이다. 합하면 40만 병상이다. 그런데 장기요양 필요 인구는 46만이다. 다 커버될 정도이다. 너무 많이 설치된 거 아닌가. 과다 공급됐다. 그래서 영역 간 경쟁이 심하다. 경쟁한다고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전제했다.

선 팀장은 “간병비 급여화의 위험부담이 크다. 오히려 빠져 나갈(경쟁에서 낙오될) 시설 병원도 있을(살아남을) 것이다. 정리안하고 급여화 한다면 좋은 시설이나 병원이 다친다. 먼저 해결 후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 팀장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1.2등급 치매는 시설에서 케어 안 돼 병원으로 간다. 그러면 간병비를 줘야 한다. 현재는 장기요양보험법에도 있는데 보류됐다. 병원의 기능 정립이 안 되기 때문이다. 요양병원 선정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요양병원은 아니다. 급여화는 부분적으로 필요하니 시범사업을 해야 한다. 모델을 만들어서 해당 병원부터 급여화 하자.”고 제안했다.

◆대한노인회, 노인요양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도 소외된 점 ‘문제’

강세훈 대한노인회 행정부총장은 “오늘 토론에 참석하려고 오는 데 지하철에서 한달에 30만원으로 노인요양이 가능하다는 홍보물을 받았다. 과연 이 돈으로 실질적 케어를 받는가? 아니면 옛날 고려장 같은 격리인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 부총장은 “이 자리가 간병비 급여의 현실화 문제도 있지만 서비스의 질 향상에 목적을 두고 같이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노인요양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도  해당 안 된다고 하는데 중증 환자에 대해서는 도입하는 단계적 정책이 필요하다. 시범사업으로 단계적인 접근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제안했다.

◆언론이 본 문제점은? 성형외과처럼 가격경쟁, 비급여로 서비스경쟁 안 돼

김철중 조선일보 기자는 “정부가 뜨거움과 따듯함이 없다. 모든 걸 행정적 시각으로 본다. 출발은 뜨겁고 따스함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필요하다. 요양원 요양병원 대이동(기능 재정립)은 몇 년 전부터 나왔다 복지부 차관에게 왜 안 하냐 공손하게 애기했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이번 정권에서는 어렵다고 했다. 다음 정부에 공이 넘어 갔다. 65세 이상이 14%를 넘어가는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간다. 고령 중심으로 재편할 시기가 됐다. 흐름과 당위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요양병원이 역설적으로 성형외과이다. 가격이 없다. 10만원부터 300만원까지 쌍거풀 가격이 있다. 요양병원도 그렇다. 국가가 해야 될 시스템이 성형외과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게 문제이다. 가격을 균등하게 해 줘야 한다. 그래야 서비스 경쟁을 한다.”고 주장했다.

◆협회,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 요양병원이 제외된 점 ‘유감’

김선태 협회 보험위원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범사업에서 정부는 요양병원을 제외시켰다. 간호사를 큰 병원이 뽑아 갔다. 중소병원들은 죽음이다. 요양병원과 중소병원이 죽고 있다. 요양병원은 호스피스도 제외됐다. 정책이 나오면 요양병원을 별개로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이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간호 인력만 간병하나? 아니라고 생각한다. 옛날 생활지도원이 요양시설 되면서 폐지 됐다. 이들이 돌보면 잘할 수 있다. 일반 국민들도 간병에 참여할 수 있다. 매출 1백억에 중소기업은 10명이 필요하지만, 중소병원은 100명~150명이 필요하다. 이런 고용창출 효과부분을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과 플로어 발언…구조조정 주장한 보사연 선우덕 팀장을 ‘성토’

이윤환 협회 총무이사(주제 발표자)는 자유발언에서 “보사연 선우덕 팀장이 서비스 질이 천차만별이니 고르기 작업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고르기 작업은 뭘로 하나? 1400개 병원은 없어지지 않는다. 정부에서 폐업시킬 수 없다. 1400개 지탄 받는 병원 속아낼 방법이 없다. 질 적정성 인증평가 등 쓰잘데기 없이 서류만 쌓아 놓고 있다. 그런 시간에 환자 목욕한번 더 시키겠다. 속아낼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총무이사는 “하향평준화를 끌어 올리려면 과외 특별교육 하는 게 선생이고, 정부의 역할이다. 거기에 간병비 급여화가 과외역할이다. 못따라오면 그때 가서 질평가하면 된다. 나쁜 병원 고르기 작업 후 간병비 급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소비자들이 똑똑하다. 비용부담은 같은 데 귀저기 안채우고 안 묶는데 간다. 그래서 급여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플로어 에서도 선우덕 팀장을 성토했고, 정은영 과장에게는 정책 공부를 하라고 일침 했다.

화순현대요양병원 관계자는 “본말이 잘못됐다. 정은영 과장과 선우덕 팀장이 패널로 계신다. 왜 질을 떨어뜨렸나? 규정된 의료법에 의한 거다. 규정에 맞춰서 했다. 누가 허가 내줬나. 주무기관은 주무부처는? 그런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역할 분담이 안 돼 있다. 1등급 환자는 예산이 없다. 못가는 환자는 요양원에 간다. 신 고려장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누가 만들었나. 심한 환자가 요양원에 있고, 심하지 않은 환자가 요양병원에 있다. 운영이 안 된다. 정은영 과장도 ‘앞으로 내가 들어 올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우덕 팀장도 나이 안 먹고 이 (젊은)상태에 있을 건지? 결국 노년에 자녀 며느리가 아니면 병원의 간병사에게 도움 받는다. 이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렇다(구조조정 이야기한다). 지금 좋은 정책을 하면 된다. 양쪽의 경우를 짚어서 공부를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