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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우리나라 AI 영상판독기술 어디까지 왔나

사진 한 장 주면 각종 질환 진단 ‘7~80%’ 일치

환자는 병원을 방문하면 의사에게 ‘제가 페암인지 아닌지 알려주세요’라고 묻지 않는다. ‘숨이 차요’라고 증상을 말하고, 의사는 진단을 내린다.


영상을 보고 특정 질환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이 아닌,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우리나라 AI기술이 70~80% 수준까지 도달했다.


서울아산병원 인공지능의료영상사업단장 서준범 교수는 7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31차 방사선의학포럼에 참석해 진행 중인 인공지능 영상판독기술 연구를 소개했다.


서울아산병원 인공지능의료영상사업단은 지난 1월부터 100억원대의 정부 및 민간 사업비가 투자된 ‘폐, 간, 심장질환 영상판독 지원을 위한 인공지능 원천기술개발 및 의료영상저장전송 시스템 연계 상용화’ 연구를 수행하는 책임 연구기관이다.


서 교수는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전문가 영역을 침범할 수도 있는 우려 때문에 크게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영상인식 분야에 영향이 클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 기술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특히 영상의학은 이 기술의 혁신으로 새로운 의료가 만들어 질 것”이라며 “모든 의료 데이터의 80%가 영상자료다. 이 수많은 영상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반복학습을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병소의 분할 측정, 병소찾기, 병소의 분류, 유사증례 찾기, 판독보조 등 영상처리기술의 전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로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사업단이 수행 중인 연구들을 설명했다.


서 교수는 “여러 연구를 하고 있지만 3T MRI로 촬영한 영상을 7T로 변환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실제 7T 영상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영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인공지능도 가르치면 사람과 비슷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이점은 사람이 많은 시간이 들여서 하는 일을 신속하게 한다는 것”이라며 “단순작업은 지능형 기술을 집어넣으면 사람보다 더 잘한다. 기계는 게으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전공의를 가르칠 때 영상에서 여기를 보고, 여기는 어떻게 보고하는 것을 인공지능이 똑같이 하더라. 이를 보고 연구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인공지능 연구에 뛰어든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특정 질환이 아닌 환자 자체를 진단하는 연구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서 교수는 “현실에서 환자는 의사를 보면 특정 질환에 대해 정상이냐 아니냐를 묻지 않고 그냥 증상을 말한다”며 “한 사진에서 다양한 이상소견을 찾는 연구도 하고 있다. 아주 신통하게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장 쓰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70~80% 일치율을 보여 주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꿈꾸는 것은 사진이 있으면 인공지능이 예비 판독을 해주고, 의사는 컨펌하는 식으로 효율을 증가시키는 것”이라며 “과거에 의사가 100장을 볼 시간에 200장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공지능 영상판독 기술은 기존에 불가능했던 영역까지 개척하고 있다.


서 교수는 “뇌졸중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언제 발생했느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인데 자다가 아침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영상들을 잘 분석해 가르치면 언제 발생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실제로 꽤 잘하더라. 기존에는 불가능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증례기술은 모든 국민들이 높은 수준의 의료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 교수는 “아주 어려운 영상소견, 본 적은 있는데 뭔지 잘 모를 때는 병원 의무기록을 모두 뒤져 비슷한 영상을 찾아 진단하고 치료 할 수 있다. 이 것이 유사증례기술이다”라며 “향후 의료를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작은 병원에서 대형병원의 유사 케이스를 참고해 치료할지 전원할지 결정할 수 있다. 국민의 질 높은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끝으로 서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의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며, 상용화를 위한 문제점 해결을 촉구했다.


그는 “데이터의 상업적 이용, 인공지능기술의 평가, 문제발생시 법적인 책임의 문제 등 굉장히 다양한 영역에 많은 문제들이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이 유용한 기술 될 것이라는데 의심하지 않는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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