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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의대 교수가 동양철학 학술지 ‘유학연구’에 논문 게재

퇴계 성리학 핵심개념 뇌 과학으로 풀어…철학과 의학의 융합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종성 교수 연구팀(공동연구자 : 한마음정신병원 김갑중 원장, 동아의대 박주성 교수)이 5월30일 한국연구재단등재 철학학술지인 ‘유학연구’ 제39집에 ‘행동조절에 대한 성리학과 뇌 과학 이론의 현상학적 상통성과 의학적 함의: 퇴계 심학(心學)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충남대병원은 이 논문은 동양철학과 현대의학의 융합적 관점의 의철학(醫哲學)이라고 9일 밝혔다.

최근 들어 학제 간 융합이나 통섭의 작업이 학술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동양철학과 현대의학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적 연구 성과는 매우 희박하다. 세분화된 현대의학 분야 종사자들이 철학 특히 동양철학이라는 거대한 숲에 학술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여건이며, 동양철학 분야 전공자도 현대의학에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 사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그동안 동양철학과 현대의학을 융합하는 연구에 매진해 온 김 교수팀이 이번에 제출한 논문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이라는 삶의 동일한 현상에 대해 성리학과 현대의학 이론의 양자 간의 유사성과 근접성을 고찰한 논문이다. 퇴계 성리학 이론의 핵심 개념인 본연지성, 인심, 도심, 사단, 칠정, 이기호발론, 기발이승론 등을 현대 뇌 과학으로 풀어냄으로써, 성리학 사상을 전통과 이론의 틀 속에 가두지 않고 현대의학의 뇌 과학 연구와 임상 진료에 적용하고, 교육적 측면에서 보건의료인들의 인성 교육에 현대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학계 최초의 독창적인 동양철학-현대의학의 융합연구 성과물이다.

김 교수팀이 제출한 논문은 유학연구 학술지 심사위원들로부터 ‘인문융합적 기획으로 완성된 논문으로 학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학제 간 연구물’로 평가됐다.

심사위원들은 “본연지성과 공감신경세포, 인심-도심과 전두엽-변연계를 대비하여 고찰한 것은 매우 흥미롭고 독창적이며 융합적인 견해인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전공이 어느 분야인지 모르겠으나, 성리학-퇴계 심학의 이론체계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정확하며, 이를 바탕으로 명확한 논지 전개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종성 교수는 “조선성리학 이론은 현대 뇌 과학 이론보다도 500년 이상이나 앞서 있었다. 철학과 의학 사이에는 고정된 심연(深淵)이 없다. 철학을 의학에 이식하고 의학을 철학에 이식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저술한 ‘의사가 만난 퇴계’와 10년 전 SSCI(사회과학색인목록) 학술지에 발표했던 ‘Adapting a cognitive behavioral program in treating alcohol dependence in south Korea(Perspectives in Psychiatric Care, 2007)’ 논문이 동양철학을 현대의학에 이식한 학술작업이라면,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현대의학을 동양철학에 이식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질적 경쟁적 가치가 난무하는 현대 사회에서 의료계 종사자들의 건강한 영성(spirituality)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선성리학은 ‘∼이 되기 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라는 인간의 본질과 관련된 더 깊은 차원의 답을 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사람의 삶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