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학술/학회

한국정부의 비만해소 정책의지, 재고할 시점

대한비만학회, 서울선언 10주년 기념식 통해 한국인 비만 현황 재평가

한국인의 비만율이 2009년 29.7%에 비해 2015년 32.4%로 증가했으며, 여성에서보다 남성, 특히 혼자 사는 19~39세 남성에게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비만학회는 지난 8월 31일 ‘2007 서울 선언’의 10주년 기념식을 거행하고, 지난 10년 동안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각국의 비만 관련 활동들을 되돌아보고, 성과를 공유하며,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대한비만학회의 제3회 국제학술대회 ICOMES (International Congress on Obesity and Metabolic Syndrome) 및 제47차 추계학술대회의 일환으로 개최되었으며, 지난 2007년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학술대회(AOCO)에서 선언한 ‘서울 공동선언문’을 함께 주도했던 각국의 비만 관련 인사들이 다시 한번 서울에 모여 자국의 현황을 소개하고, 접목 가능한 타국의 사례를 나누며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2007 서울 선언’은 AOCO 2007에 모인 아시아 각국의 대표들이 아시아 지역의 비만과 관련된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선언한 공동선언문이다.


선언문에는 비만은 아시아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주요 질병임을 천명하며, 급속한 비만인구의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각국이 시급히 비만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필요가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각국이 비만 환자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다양한 의료 혜택을 늘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비만 관련 정책지원을 촉구했다.


이에 비만 관련 의료전문가 단체로서 아시아 지역에서 증가일로에 있는 비만 유발 요소들의 확산을 방지해 나가는 데 노력할 것임을 선언하고, 비만에 대한 효율적인 대처를 위해 다양한 비만 연구 활동에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지난 2007년 서울 선언 이후 각국의 비만과 관련한 노력과 프로그램, 정책 등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함께 이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와 의미, 향후 방향과 목표 등이 발표됐다.


일본의 경우, 2008년 일본 정부가 비만 등 생활 질환과 관련한 새로운 질병 예방 정책을 시작함으로써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연간 검사와 상담을 포함한 생활 개선 프로그램이 마련됐으며, 이러한 정책을 통해 대사증후군과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을 줄였으며 이는 질병의 예방과 의료비 절감으로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는 빈부격차에 따른 아동의 비만 증가에 집중했다. 뉴질랜드의 비만은 전 연령대에서 증가 추세에 있으며, 빈부의 격차, 열악한 주거 환경과 건강 관리, 이로 인한 영양 부족 및 건강 악화 등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뉴질랜드의 4명 중 1명은 상대적 빈곤층이며, 빈곤 계층에서 건강하지 않는 생활습관과 나쁜 식사가 아동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5년 10월에는 22개의 아동 비만 계획을 도입, 치료 및 지원 강화를 포함한 대국민 프로그램인 ‘Healthy Families New Zealand’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산모와 어린이 보건 영양 및 신체 활동 관련 프로그램 ‘INFORMAS(국제 식량 및 비만/NCD 리서치를 위한 국제 네트워크)’를 통한 식품환경평가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부언했다.


한편, 아동에서의 치아 건강 또한 비만에 대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설명하고, 비만을 유추하고 예상할 수 있는 지표 개발 역시 중요한 연구활동 중 하나임을 강조했다.


뉴질랜드는 2017년 9월 23일 총선거 이후 분석을 통해 경제(빈곤), 주택, 보건 등을 주요 현안으로 선정했으며, 비만의 주요한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는 빈부의 격차 해소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해, 빈부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아 접목 가능한 아이디어의 하나로 꼽혔다.


그 외 필리핀, 말레이시아, 호주 등에서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비만 관련 정책들이 발표됐다.


뒤이어 한국의 현황을 발표하기 위해 연단에 선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은 “지난 10년 동안 각국에서 이뤄낸 정책 변화가 크게 인상적”이었음을 밝히며, “한국의 경우 국가 차원의 비만 정책이 그동안 미비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비만율이 2009년 29.7%에서 2015년에는 32.4%로 증가했으며, 복부비만은 18.4%에서 20.8%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비만과 복부 비만은 20대, 30대, 40대에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별에 따르면, 사회적 경제적 발전과 함께 남성에서는 비만의 유병률이 증가했지만, 여성에서는 비만과 복부 비만의 유병률이 감소했다. 특히 젊은 남성(19-39세) 1인 가구에서 비만 및 복부 비만 위험이 다인 가구에 비해 증가해 한국의 혼자 사는 젊은 남성층이 비만에 가장 취약함을 알 수 있었다.



여성의 경우, 불규칙 월경의 유병률이 모든 연령층에서 비만 여성들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폐경 여성에서 체질량지수가 증가함에 따라 유방암 발병 위험이 증가하며, 임심 시 체질량지수 증가는 자간증과 고위험 임신과 같은 합병증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제2형 당뇨병,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의 발생률은 체질량지수와 허리 둘레가 증가함에 따라 함께 증가했으며, 심근경색 및 허혈성 뇌졸중의 발병 위험 또한 정상 체중에 비해 비만 1기 및 비만 2기로 갈수록 증가 추세를 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상 체중을 잘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으며, 심근경색 및 허혈성 뇌졸중과 같은 혈관질환의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도 비만은 반드시 관리되어야 하는 위험요소임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유순집 이사장은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비만 예방의 날 캠페인’ 및 비만 예방을 위한 다양한 정책 제안 등을 지속해왔지만, 지금껏 정부 차원의 비만 관련 정책 의지는 희미했다”며,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만큼 이미 비만과 관련된 정부정책 정립 시기가 타국에 비해 뒤쳐졌음을 인식시키고, 학회 차원에서 정부에 강력하게 비만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하도록 촉구할 계획”이라고 부언했다.


또한 “향후 국내 비만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학회로서의 활동을 지속하고, 나아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비만문제 극복을 위한 국제적 자문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유순집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학회를 중심으로 수많은 단체와 기관의 적극적인 노력과 참여로 우리 사회의 비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높아졌다”며,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경제적 발전과 함께 여전히 증가 추세에 있는 질병인 비만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국가 차원의 공동 인식 확대와 제도 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