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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강남세브란스, 하지마비 몽골 소년 수술 지원

교직원들이 급여 1% 매월 기부, 나눔기금으로 초청 치료 도와

척추질환으로 하지마비가 온 몽골 어린이가 우리나라 병원의 도움으로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최근 척추후만증으로 인해 근력 약화 및 마비가 진행되고 있던 몽골의 발진냠(12, 남)군을 초청해 수술과 재활치료를 지원했다고 16일 밝혔다. 

덕분에 수술로 다시 발을 움직일 수 있게 된 아이는 12일 몽골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발진냠은 선천적인 척추 후만증을 가지고 있었다. 성장기에 접어들며 그 정도가 심해졌고, 지난해부터는 급격히 근력이 약해지고 마비가 진행됐다. 아이의 마비가 심각한 수준이었고, 치료를 위해서는 등을 열어야 하는 큰 수술이었기에 몽골 현지에서는 집도할 수 없었다. 게다가 미혼모 어머니가 일찍 세상을 떠, 우리 돈 13만 원 정도의 연금으로 근근이 생활하는 조부모가 아이를 키워야 했기에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워 해외치료 등은 생각할 수 없었다고 한다.

다행히 최원규 몽골국립의과학대 교수가 이런 발진냠의 소식을 듣게 됐고, 즉시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최 교수는 몽골에서 다양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4년 의교부가 제정한 이태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병원 측은 흔쾌히 직원들이 급여로 조성된 '1% 나눔 기금'으로 1,900만 원 상당의 치료지원을 결정한 것이다. 

이런 도움으로 발진냠은 지난달 10일 입국하여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아이는 하체를 움직이지 못해 할아버지 품에 안겨 와야 할 정도였다. 주치의인 신경외과 김경현 교수는 "아이가 흉추 1번부터 5번까지가 발달하지 못해 척추가 당겨지면서 마비가 왔다. 1년 전까지는 걸을 수 있었다고 하나 입원 당시에는 강직과 마비가 심해져 다리를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문제가 된 흉추 1~5번을 전부 제거하고 흉추 6~8번, 경추 5~8번에 나사를 삽입했다. 나사못 고정술 및 후방 절골술은 수술 전 마비 진행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나 마비 상태가 워낙 심각했기 때문에 모니터링도 불가능했다. 손상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해야 했기에 의료진들은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집도 됐고, 다음날부터 발진냠은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강직이 아직 남아 있으나 지지대를 잡고 걸을 수 있는 상태까지 발전했다.

김경현 교수는 "전혀 걷지 못하던 왜소한 아이가 걷는 모습을 보고 감사했다."라면서, "앞으로의 재활과 관리가 중요한 만큼 더 열심히 운동해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발진냠은 "이제 스스로 걸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좋다."며, 연신 "좋아요."라고 한국말로 말했다. 늘 걱정과 불안으로 어둡던 얼굴은 이제는 웃음으로 환해졌고, "제복이 멋있는 경찰이 되고 싶어요."라며 자신의 꿈을 말하기도 했다.

이번 초청 치료를 도운 강남세브란스병원의 '1% 나눔기금'은 의료소외계층을 지원하고자 교직원들이 매월 자신의 급여 1%를 기부해 조성한 것이다. 2010년부터 모금활동을 시작했고, 2012년부터 3억 원 상당의 후원 및 치료를 통해 20여 명의 어려운 환자들에게 새 삶을 선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