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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수술 인센티브 혜택 無, 별도 '외상' 수가 마련돼야

"처치에 집중하는 외상센터와 현 인센티브 체계 맞지 않다"

권역외상센터 개소 후 지표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지만, 외상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업무 강도도 더해져 기존 외상 전문 전담의들이 더 버티지 못하고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부천 소사) 주최로 '권역외상센터, 무엇이 문제인가?' 긴급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서 본 권역외상센터 현황과 문제점' 주제로 대한외상학회 조현민 이사장(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의 발제가 있었다.



조현민 이사장은 "부산대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큰 외상센터로, 2008년도 노무현 정부 때 국비 350억 원이라는 큰 지원을 받고 중증외상특성화센터로 지정받았다."라면서, "외상은 매달 일정하게 발생하지 않는다. 비수기라고 하는 활동이 뜸한 시기가 있고, 환자를 항상 받는 게 아니라서 병원 경영주 입장에서는 '뭐 하고 있냐'라는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데이터(2014~2017.10)를 바탕으로 연령별 사고비율을 살펴보면, 55세에서 64세가 20.19%로 가장 높고, 이어서 65~74세 15.76%, 45~54세 14.62% 순이다. 나이와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의 경우 75~84세가 538명으로 가장 많고, 남성의 경우 55~64세가 1242명으로 가장 많다. 외상으로 인한 평균 사망률은 여성 5.69%, 남성 7.62%로 조사됐다.

조 이사장은 "외상환자가 그 전까지는 20~40대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우리나라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나서 최근 5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55~64세 군에서 외상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55~64세가 외상이 가장 많지만, 상대적으로 수는 적은 70~80대 노인환자층에 경각심이 필요하다. 한번 다치면 사망률이 굉장히 높다."라면서, "남성은 여성과 달리 활동이 많은 젊은 층에서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고, 고령 여성 환자 층에서 미끄러지는 등의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사고기전을 살펴보면, 보행자 교통사고가 12.94%로 사망률이 가장 높다. 그다음으로 추락 9.11%, 오토바이 사고 7.45% 순이다. 조 이사장은 "여러 가지 사고가 발생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선진국형으로, 교통사고가 줄어들고 미끄러지거나 추락하는 등의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보행자 교통사고가 상당히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교통사고 방지 캠페인들이 안전띠 위주로 이뤄지는데 보행자 사고를 추가해 캠페인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똑같은 사고 요인이라도 보행자 교통사고가 치명적이라는 통계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연령별로 사고기전을 살펴보면, 추락 사고, 보행자 교통사고, 자동차 사고 등의 경우 55~64세가 가장 높고, 미끄러지는 사고는 75~84세가 가장 높다. 조 이사장은 "50~60대에 추락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다. 또, 할머니들이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할 경우 대퇴골 골절이 주로 발생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중증도 외상 점수(ISS, Injury Severity Score)에 의한 사망률과 관련해서 조 이사장은 "15점 정도를 중증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연도가 지나갈수록 경증환자보다는 16점 이상인 중증환자 비율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당연히 중증일수록 사망률이 높다."라고 말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연도별 수술실적을 보면, 2014년도 879건, 2015년도 1038건, 2016년도 1596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948건으로 확인됐다. 김상희 의원실이 제공한 권역외상센터별 올해 1~6월 수술 건수 자료에 의하면, 아주대 1173건, 부산대 565건, 단국대 348건, 울산대 317건, 원주세브란스기독 300건, 가천대 길병원 256건, 전남대 230건, 을지대 188건, 목포한국병원 177건으로 확인됐다. 

조 이사장은 "수술 많은 흉부외과는 수술에 부가되는 인센티브로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외상센터와 같이 수술로 운영되지 않고 처치에 집중하는 곳에는 현 인센티브 체계가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부산대 외상센터의 경우 4명이 365일 당직을 서면서 커버하고 있다. 중증환자 절반 이상은 신경외과 환자다. 중증환자가 많아 수술이 증가 중이며, 대비가 필요하다. 인력부족과 더불어 환자가 많을수록 업무 강도가 높아져, 결국 업무 부하로 그만두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조 이사장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2015년 11월 9일에 공식개소했다. 개소 전 월평균 151명 환자를 봤다면 개소 후 199명으로 늘어,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겪었다. 중증환자 또한, 70여 명으로 증가했다. 환자 수도 증가했지만, 중증외상 비율도 더 늘었다. 그리고 개소 전 직접 내원이 39%에서 개소 후 46%로 올라간 게 확인됐다. 중증환자가 권역외상센터로 직접 이송되는 비율 또한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조 이사장은 "우리 병원은 특이하게 응급실과 권역외상센터 응급실을 따로 운영한다. 응급실은 이송 중앙값이 310분인데 비해 권역외상센터는 114분으로, 응급센터와 비교하면 의미 있게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소 후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직접이송이 증가한다는 의미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조 이사장은 "외상학회 차원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외상에는 독자적인 룰이 있다고 생각한다. 해군과 해병대로 이해하면 쉽다."라면서, "외상 전문에는 외과, 흉부외과 등이 다 포함돼 있다. 외상 전담의들은 수영 말고도 마라톤, 사이클도 균형 있게 할 수 있는 트레이닝을 받았다. 외상에 대한 인식이 다소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