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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원인 파악 어디까지 왔나?

16일 사망 이후 경찰 수사 진행…1월 중순경 결과 나올 전망

지난해 12월16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입원 중인 미숙아 4명이 오후 5시 40분경부터 순차적으로 심정지가 발생해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오후 9시 30분에서 11시 30분경 모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 측은 사망한 환아 외 입원했던 12명의 미숙아 중 9명을 타 병원으로 전원시키고 3명을 퇴원시켰으며, 18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전원 및 퇴원한 신생아 12명 중 4명에게서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26일 질본은 전원 · 퇴원한 신생아 12명 중 9명의 신생아에게서 로타바이러스가 추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또한, 신생아 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 모포 등에서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사망원인과 관련해 '로타바이러스'와 항생제 내성균의 일종인 '시트로박터 프룬디' 감염이 먼저 지목됐고, 사망 신생아 4명 모두 15일 TPN(종합영양수액), 스모프리피드, 비타민K 주사제를 맞고 이후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사인은 나오지 않은 상태이며, 이대목동병원의 병원위생 관리와 감염관리 소홀 문제와 관련해서는 연일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병원 아닌 '보호자'가 경찰서 신고, 사망 축소 · 은폐 가능성도 제기돼

사망한 신생아의 보호자는 16일 밤 11시경 양천경찰서에 사건을 신고했고, 경찰은 양천구보건소에 사건을 신고했으며, 보건소에서는 병원으로 구두 문의해 사고상황을 접수했다. 

그런데 이대목동병원은 17일 배포한 공식 사과문에서 16일 밤 11시 7분에 112 신고 접수를 완료했고, 17일 새벽 1시 양천구보건소에 구두 접수를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21일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성명서에서 "이러한 병원의 응대 방식을 보았을 때 신생아 보호자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면 병원이 신생아 사망 사건을 축소 · 은폐했을 개연성도 있었다고 판단된다."라고 주장했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이 질본에 사건 접수 여부를 문의함으로써 질본이 사건발생을 인지했으며, 질본은 즉각대응팀 구성과 현장출동을 시행했고,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사망자 의무기록을 확보해 서울시 역학조사반과 함께 분석했고,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환경검체 39건을 채취해 서울시 보환연에 검사를 의뢰했다.

18일 경찰은 현장감식을 완료하고, 의료기기 · 약물 등을 수거해 검사를 시행했고, 사망 환아 4명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이 낮 12시 20분경부터 실시됐다. 질본은 국과수로부터 부검 검체를 받아 감염병 미생물검사를 시행했다. 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이하 수사대)는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의료과실을 수사했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9일 오후 2시 임시회를 개회해 총 46개의 안건을 심사하고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관련 현안 보고'를 상정했다. 이날 임시회에서 보고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무엇이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히 원인 규명하고 조사 결과는 나오는 대로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질본은 19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관련 보고'를 발표하며, 혈액배양검사 중간 결과 사망 환아 3명 모두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됐다고 했다. 또한, 의료기관에서 전원 · 퇴원한 환아 12명을 검사한 결과 4명에게서 로타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 의료진 소환 등 경찰 수사 진행, 상급종합에 이대목동 보류  

수사대는 19일 오후 2시 병원 11층 신생아 중환자실, 전산실, 의무기록실, 의료진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기기, 관리대장, 사용 약품, 진료사무수첩, 휴대전화, CCTV 등을 확보했으며, 현장조사 첫날 수거했던 모유도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19일 오전 6시 30분경, 사망한 신생아 4명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빈소는 차려지지 않았고, 인천 부평구 부평동 인천가족공원 화장장에서 화장됐다. 유가족 중 한 명은 연신 흐느끼면서 "아빠가 미안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은 18일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김남중 교수 등 6명의 외부전문가로 꾸린 자체 원인조사팀을 구성했으나, 조사팀은 병원 측과 한 차례 미팅을 진행했을 뿐 별다른 활동 없이 이틀만인 19일 활동을 중단했다. 

22일 오후 2시 수사대는 신생아 중환자실 수간호사 1명과 약제실 약사 1명을 소환했다. 소환 조사에서는 약제 제공처, 약 제조 과정, 약 보관 장소, 위생관리시스템, 약 전달 과정, 중환자실 의료진 당직 시스템, 중환자실 관리방법 · 관리체계, 모유 수유 방식 등의 조사가 이뤄졌다.

26일 수사대는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와 간호기능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날 질본은 전원 · 퇴원한 신생아 12명 중 9명의 신생아에게서 로타바이러스가 추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27일에는 신생아 중환자실 전공의와 간호사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제3기 상급종합병원으로 42개 기관을 지정 발표하고, 이대목동병원을 지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복지부는 "신생아중환자실 일시 폐쇄 등으로 현시점에서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상급종합병원평가협의회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라고 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신생아 사망 원인 등이 밝혀진 이후 지정 여부를 추가 논의할 예정임을 전했다.

사망한 신생아 유가족들은 27일 오후 2시 이대목동병원 1층 로비에서 병원 측에 공개질의서를 전달했다. 이날 유족들은 담당 주치의가 유족 중 한 부모에게 '돔페리돈'을 외부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라고 했다면서, ▲로타바이러스 확진 후 고지나 처치 없이 방치한 이유, ▲아이에게 이상 징후가 발생했음에도 면회 시 알리지 않은 이유, ▲산모에게 돔페리돈을 외부에서 처방받아 복용하라고 한 이유, ▲심박 수 상승 관련 면담 요청을 거부한 이유 등을 28일 오후 1시까지 기한을 둬 답변해줄 것을 고지했다. 

병원은 28일 오후 1시 유가족 측에 공개 질의서에 대한 회신을 전달하고, "개별적으로 답변 드리기보다는 관계 당국의 공식적인 조사 결과를 좀 더 기다려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28일 수사대는 19일에 이어 이대목동병원 2차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이날 수사대는 감염 관련 대장, 전원 · 퇴원 조치된 신생아 12명에 대한 의무기록, 전원 된 신생아가 입원 중인 타 병원 4곳에서의 기록 등을 확보했다. 또, 29일 신생아 중환자실 전공의 1명과 간호사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 새해 밝았는데 여전히 사인 몰라, 1월 중순경 결과 있을 듯

지난 2일 수사대는 신생아 중환자실 전공의 1명과 간호사 1명을 소환 조사했다. 수사대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던 전공의들을 이번 주 내로 차례로 소환할 계획이다.

경찰 측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을 전담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2명이며, 하루에 2명씩 번갈아 가며 당직을 서고 있으며, 16일 밤에는 신생아 중환자실 전담 전공의 1명과 전담이 아닌 전공의 1명이 당직을 섰다고 했다.

신생아 사인은 국과수 부검 후 한 달 정도가 소요되며, 12월 18일 부검이 시행된 바 있다. 이에 따라 1월 중순경 부검 결과와 사망 원인이 규명될 전망이다. 

한편, 이대목동병원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두 차례나 의료진 비난을 자제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병의협은 18일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하는 의료진들을 위축시키는 언행을 삼갈 것을 당부했고, 21일 일방적인 의료진에 대한 비난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건강세상네트워크는 21일 성명서에서 의료인의 부주의 등 병원감염 실태에 대한 의료계 내부 자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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