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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유한욱 교수가 말하는 우리나라 고셔병 특징은?

동양인 고셔병 환자에게 가장 많이 보이는 질환은 ‘신경손상’

유한욱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교수는 국내 고셔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이수앱지스사와 함께 2011년 5월부터 2012년 8월까지 고셔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고셔병 연구로 우리나라에서 ‘고셔병’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이에 메디포뉴스는 12일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열린 ‘고셔병 경구형 치료제 세레델가 급여출시 기자간담회’ 내용 중 유 교수가 발표한 ‘고셔병에 대한 이해와 국내 환자 현황’ 내용을 소개한다.[편집자주]

◆동양인에게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증상은 ‘신경손상’
유 교수는 동양인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신경손상’은 세레델가와 같은 효소대체요법(Enzyme replacement therapy: ERT)으로도 치료가 불가능 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ERT로 간과 비장의 크기를 줄일 수는 있지만, 세레델가와 같은 ERT 약물 역시 뇌에 전달될 수 없기 때문에 신경손상을 완화하는 효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셔병에 걸린 동양인의 절반 가까이는 신경손상이 급성으로 나타난다. 고셔병 초기에는 신경손상이 증상이 발현되지 않다가, 이후에 신경손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경기, 눈동자 움직임의 어려움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1형의 비신경을 명확히 결론지을 수 없다. 이렇게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못 한채 고셔병 치료가 진행되다가 신경손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 교수는 신경 손상 외에도 폐에도 고셔 세포가 침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 교수는 서양인과 동양인의 고셔병 원인의 차이를 설명했다. 유 교수는 “유대인이 앓는 고셔병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의 아미노산 370번째의 아스파라진이 세린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동양인이 앓는 고셔병은 L44P의 444번째 아민노산의 류신이 프롤린이 바뀐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고셔병 진단과 치료 일본에 비해 낮은 편 
유 교수는 일본의 고셔병 환자 수와 우리나라 고셔병 환자 수 차이를 비교하며 우리나라 고셔병의 진단과 치료가 아직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2015년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 고셔병으로 치료 받은 환자 수는 약 70명이다. 일본이 경우 약 200-300명인데, 일본과 우리나라의 인구비로 환산해 보면 우리나라 고셔병 치료 환자 수는 약 120-130명은 돼야 한다. 이는 현재 약 절반에 가까운 고셔병 환자가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고셔병의 구분, 1형~3형에 따른 구분보다 ‘장기(organ)’에 주목
유 교수는 예전에는 임상증상에 따라 1형-3형으로 구분했지만, 최근에는 증상이 발현되는 장기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요즘에는 비신경과 신경형으로 나누고, 신경손상이 급성으로 나타는지와 만성으로 나타나는지 구분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 고셔병 증상이 발현되는 장기에 주목한다. 예를들면, 비장에 고셔병 위험인자가 있으나 증상으로 발현되지 않는 경욱 있다. 이때 적절한 고셔병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고셔병 증상이 발현돼 심한 증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고셔병 파킨슨병과 암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유 교수는 희귀질환인 고셔병이 상대적으로 흔한 파킨슨병이나 암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유 교수는 “고셔병으로 인해 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가 축적되는데, 이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대식세포에 많인 축적된다. 이 경우 면역체계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림프종, 간암 등 암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유 교수는 고셔병으로 인해 비장과 간 등 장기가 비대해 지면서 종양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고셔병 증상으로 장기가 비대해져 종양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당연히 종양은 아니고, 종양의 여부는 CT나 MRI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고셔병이 신경질환인 파킨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고셔병 유전자의 보인자를 가진 사람들은 파킨슨병에 위험성이 높다. 실제로 고셔병으로 인해 신경손상을 앓는 환자들이 파킨슨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고셔병은 희귀질환이지만, 상대적으로 흔한 파킨슨병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특히, 40-50대에 조기 발견된 파킨슨 병 환자는의 경우 약 4%가 고셔병 보인자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발표 말미에 “고셔병과 같은 희귀질환 연구가 다른 질병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희귀질환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