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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사춘기∙중2병’으로 치부되는 ‘청소년기 ADHD 환자들’

청소년기 치료 탈락은 성인 ADHD, 자살, 범죄 등 2차적 문제로 이환

근래 들어 ADHD에 대한 국민적 인식도가 높아지며 아동기 ADHD 환자들의 치료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청소년기 ADHD 환자에서는 독립성 증가로 스스로 치료를 거부하거나 부모에 의해 ‘사춘기∙중2병’ 등으로 치부되며 치료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청소년기 ADHD 환자들의 치료 탈락은 성인 ADHD, 자살, 범죄 등 2차적인 문제로 이환되며 사회적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청소년기 ADHD 치료가 적절히 이뤄지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4월 5일이 ‘ADHD의 날’을 맞아 국내 청소년 ADHD 유병률 데이터와 현 상황의 문제점, 해결방안에 대해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지난 5일 서울 중구 소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김봉석 이사장은 “2016년 최초로 ‘ADHD의 날’이 제정되며 국민들의 ADHD에 한 인식 수준이 높아지며 아동기 ADHD 환자의 치료율이 높아지는 성과가 있었다”고 운을 뗐다.


김붕년 대외협력이사는 ‘대한민국 청소년 ADHD의 치료 현황 및 치료 장벽 요인’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5개년 통계자료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Attention Deficit – Hyperactivity Disorder)는 발병 후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까지 그 증상과 기능장애가 지속되는 신경정신질환이다. ADHD로 진단받은 아동의 70%는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되고, 이중 50~65% 이상은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지속된다.


ADHD 증상은 생애 주기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른데, 아동기가 지나 청소년기에 접어들수록 ‘과잉행동’은 점차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ADHD 유병률을 생애주기에 따라 소아(5-14세) 5~10%, 청소년(15-19세) 4~8%, 성인(20~65세) 3~5%로 추정할 때 국내 ADHD 잠재 환자수는 소아에서 약 36만명, 청소년은 약 20만명, 성인은 약 15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ADHD 잠재환자 대비 실제 치료율은 ‘ADHD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캠페인 시작 전인 2015년 대비 2017년 기준 국내 소아 ADHD 잠재 환자의 실제 치료율은 11.1%에서 23.3%로, 청소년은 6.2%에서 13.5%로, 성인은 0.3%에서 0.7%로 전 연령층에서 2배 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5년(2013~2017년) 간의 청소년 ADHD 치료 현황을 분석해보면, 청소년 ADHD 평균 치료율은 7.6%로 동 기간 소아 ADHD 평균 치료율 14.0%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해의 경우 소아 ADHD 잠재환자의 치료율은 22.3%인 반면, 청소년은 13.5%에 불과했다. ADHD로 진단받은 소아의 70%가 청소년까지 증상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청소년기의 ADHD 치료 중단이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ADHD 양상으로는 ▲집중력 장애로 인한 성적 저하 ▲학교 및 사회생활 부적응 ▲불안정한 친구 관계에서 오는 좌절감 ▲잦은 우울감 및 자존감 저하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증상이 방치될 시에는 장기적으로 대인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워 사회부적응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실제로 소년원 내 청소년 ADHD 유병률(서울소년원 학생 200명 대상 ADHD-RS 설문)은 약 17%(34명)로 조사되는데, 생애주기별 청소년 ADHD 유병률이 4~8%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다. 이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청소년기에 ADHD 증상을 방치하거나 치료를 중단할 경우 알코올 장애, 품행장애 등의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ADHD 진단을 받은 청소년은 보통의 청소년에 비해 주요 정신질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의 김붕년 교수 팀이 서울시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동용 진단적면담도구(DISC, Diagnostic Interview Schedule for Children)를 진행한 결과, 일반 청소년군(189명)에 비해 ADHD를 진단받은 청소년(43명)은 우울장애의 경우 3배 이상, 불안장애는 2배 이상, 품행장애의 경우 무려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청소년기 ADHD 환자가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주요한 원인은 해당시기의 ADHD 증상이 사춘기 또는 ‘중2병’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행동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즉, 불안정한 친구 관계, 우울증상, 학교 부적응 등의 문제가 ADHD 증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지하지 못해 치료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정신질환 치료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주변 편견, 약물치료에 대한 낙인효과, 청소년기 특성에 따른 환자요인 등이 학생과 부모 모두에게 ADHD 치료 저항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모의 경우 자녀가 폭력 등 심각한 문제행동을 보이지 않거나 학교 성적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고 판단되면 치료를 임의적으로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의 경우 독립적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기려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이 때문에 부모와 학생 모두가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김붕년 대외협력이사는 “ADHD 청소년이 치료를 방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인지하지 못할 경우 사회-경제적 문제와 손실이 야기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청소년기 ADHD 치료를 위한 인식 개선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