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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만성 두드러기, 진단코드 신설 및 치료접근성 개선 필요

중등도 이상 환자에선 질병부담 크고 치료접근성 떨어져

그저 가벼운 피부증상으로 치부돼 왔던 두드러기. 그러나 증상의 발현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만성은 유발 원인 유무에 따라 유발성과 특발성으로 나뉘며 그 증상의 정도와 치료방법에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에서 만성 두드러기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1년 이내 치료 종결되는 환자가 38.2%이며, 그 외 60% 이상이 1년 이상의 유병기간을 나타내고 특히, 2% 정도의 중증 환자는 25년 이상 지속되며 환자의 삶의 질 저하와 질병부담에 큰 영향을 주지만, 현재 만성 두드러기에 대한 진단코드도 존재하지 않아 중증의 환자에서는 치료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0일 아주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예영민 교수는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국내 만성 두드러기의 진단과 치료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예영민 교수에 따르면, 두드러기는 증상의 기간에 따라 6주 미만을 ‘급성’, 6주 이상 팽진과 가려움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면 ‘만성’으로 분류된다. 또한 만성 두드러기 역시 유발원인의 유무에 따라 특정 유발요인이 있으면 ‘유발성’, 유발 원인을 모르거나 없으면 ‘특발성’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예영민 교수는 “만성특발성두드러기 환자의 76%는 만성유발성두드러기를 동반한다”고 말하며, “현재 국내에는 두드러기 진단코드는 있지만 만성 두드러기 진단코드는 따로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예 교수는 “최근 국내 만성 두드러기 유병률을 집계하기 위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심평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만성 두드러기 환자가 전체 인구의 2.26%를 차지했다”고 말하며, “유병기간은 1년 이내가 38.2%, 1~2년 사이가 23.0%, 3년 이상 치료받는 환자가 21.2%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유병기간이 긴 환자들이다. 이 환자군은 만성 두드러기 기본 치료제인 항히스타민제로 치료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에 따른 2018년도 최신 만성 두드러기 치료는 기본적으로 ▲2세대 항히스타민제와 유발요인 회피이다. 여기서 치료반응이 미흡할 시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4배 용량까지 증량하게 되고, 이 단계에서도 치료반응이 충분하지 않으면 ▲오말리주맙을 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이클로스포린 추가를 권장하고 있다.


예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 치료환자의 절반 정도가 앞선 두 단계만으로는 치료 효과가 불충분하고고 전했다. 항히스타민제 이외의 치료옵션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최신 가이드라인에서 3단계 치료제로 권장된 ‘오말리주맙’은 현재 국내에서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다.


항히스타민제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만성특발성두드러기 환자에서 눈에 띄는 치료효과를 입증하며 유일한 생물학적 제제로 허가됐지만, 비싼 약가로 인해 국내에서는 환자 사용에 제한이 많다.


특히, 뛰어난 치료효과를 인정받아 세계 유수의 가이드라인에서 기존 사이클로스포린보다 앞서 권장되고 있지만, 국내 환자들은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옵션을 눈앞에 두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


뿐만 아니라 예영민 교수는 이날 항히스타민제 처방 실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만성 두드러기 치료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제는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로, 현재 1세대에 비해 부작용을 낮춘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시중에 나와있지만 국내에는 스테로이드와 1세대 항히스타민제 처방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예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만성 두드러기의 국내 실제 치료환경에서 스테로이드의 사용이 70.9%, 그리고 1세대 항히스타민제의 사용이 49.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부작용 많아 현재는 사용 권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만성 두드러기 환자들의 치료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예영민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 치료에 대한 교육뿐 아니라 새로운 치료옵션 필요성을 강조하며, “눈에 보이는 팽진과 환자의 가려움 정도에 의존한 현재 만성 두드러기 중증도 진단 기준의 미흡함을 보완하기 위해 학계에서도 과학적인 진단지표의 개발을 논의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진단코드 신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급여 문제에 막혀 실제 진료 현장에서 오말리주맙 처방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지적하며, 중등도 이상 환자들의 치료접근성 개선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