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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적정수가, 이대로는 무립니다.

지난달 2019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이하 수가협상)이 진행됐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적정수가를 보장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에 의료공급자 단체들은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본 수가협상에 임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도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맥락 속에서 큰 이변 없이 진행됐다. 심지어 작년보다 더 어렵다는 얘기가 공급자 입에서 반복적으로 흘러나왔다. 결과적으로 병협을 제외한 나머지 단체는 적정수가에 다소 못 미치는 인상률에 사인했고, 건정심 탈퇴까지 강행했던 의협은 2.7%라는 수치에 실망감을 표명하며 결국 협상을 결렬했다. 

협상 초반 공급자들은 벤딩을 알지 못하여 답답함을 표했다. 벤딩폭은 가입자들이 정하며, 여기에 공급자들은 관여할 수 없다. 이 와중에 의협이 총궐기대회를 열자 일선 가입자 측에서는 의협을 패싱하자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불편함 · 거부감을 보였다.

진정성 유무와 관련해 양측 협상단 간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공단 측은 협상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충고했고, 의협은 정부에 또 속았다고 했다. 한의협 김경호 보험부회장은 문재인 케어에 협조하는 단체에 많이 줘야 하는데 똑같이 취급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치협 마경화 부회장도 마찬가지로 반응했다. 

가입자 · 공급자 입장을 대변하는 운전자 역할을 맡은 공단 측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면 가입자 설득이 굉장히 힘들다고 했다. 또, 의협 집행부 상근부회장을 역임한 까닭에 타 공급자 단체의 막연한 기대와 가입자의 근거 없는 퍼주기 우려도 받았다고 했다.

최종 협상일에는 협상장을 일 분만에 박차고 나오는 식의 협상이 지속 · 반복됐다. 기대하는 회원들을 생각하여 0.1%라도 더 가져가기 위해 각 단체는 새벽까지 처절하게 버텼다. 그러나 노력과는 달리 인상률 1위와 꼴찌가 정해졌고, 낮은 순위를 기록한 협상단은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비관으로 가득 찬 이번 협상을 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적정수가의 첫 페이지라고 했다. 5년간 단계적으로 수가 조정이 이뤄지며, 금년 결과만 놓고 모든 협상이 끝났다고 보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사실 적정수가의 첫 장은 소통과 신뢰다. 정부와 공급자가 시간을 들여 협의를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우선이다. 즉, 수가협상 시작 전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뤄졌어야 했다. 하지만 금년에도 작년과 동일한 식의 협상이 진행됐고, 정부 기관과 공급자 양측 모두 상대 측에게 신뢰를 잃었다고 했다. 모두가 적정수가를 원하는데, 그 첫 장부터 참담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수가협상 제도 자체를 개선하여 신뢰를 근간으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 신뢰 없는 4년은 주지하다시피 기약이 아닌 결국 의미 없는 시간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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