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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내일배움카드 쿼터제 여파로 간호인력난 불가피…울상 짓는 간호학원

발급 문의 시 심사 전에 안 된다는 답변 돌아와…추가 예산 확보 시급

직업능력개발계좌제(내일배움카드제)는 구직 대상자를 선정해 연간 1백~3백만 원 정도의 국비를 지원하여 필요한 직업 능력 개발 훈련을 실시하는 제도이다. 동 제도는 2008년 9월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고용노동부 주관 아래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 그런데 지난 8월 6일 고용노동부는 효율적 예산 집행을 사유로 하여 훈련상담 시 사전심의제를 실시해 직전 3년 평균 계좌발급 건수의 70% 수준으로 계좌를 발급한다는 내용의 실업자 등 직업능력개발계좌 발급인원 사전배정제(이하 사전배정제) 실시를 공고했다.  / 이와 관련해 간호학원 측에서는 정부기관의 무분별한 계좌카드 발급으로 인해 이 같은 예산 부족 사태가 야기됐으며, 동 제도가 일방적 통보로 이뤄져 전국 550여 개의 간호학원장과 강사 생존권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간호인력난을 더욱 심화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심지어 고용노동부 각 지청에 전화를 걸어 계좌 발급 상담을 진행하면 쿼터제 여파 탓인지 구직자 상황을 심사하지도 않고 무조건 '어렵다', '안 된다'는 식으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 이에 메디포뉴스는 27일 이해관계자인 한국간호학원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와 정책 당국인 고용노동부의 입장을 취재했다. [편집자 주]

◆ 한국간호학원협회, 쿼터제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반하는 정책

한국간호학원협회 지숙영 회장은 "국가가 그간 실업자라면 누구든 막론하고 막무가내로 카드를 발급해줬기 때문에 국비를 못 받고 자비를 내는 건 바보라는 인식이 모든 이에게 각인된 상황이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사전배정제 도입으로 일부 구직자는 기준에 맞지 않으면 계좌 발급을 거부당하게 됐다."면서, "고용노동부의 일방적인 결정 · 통보로 학원에서는 가을 개강을 못 하게 됐다. 이를 예고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하여 동 제도가 이 같은 정부 기조에 반하는 정책이라고 성토했다.

지 회장은 "현재 고용노동부는 사전배정제도 자체를 없애거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해결하고 있지 않다. 단지 11 · 12월에 발급할 계좌를 9 · 10월에 앞당겨서 발급해주는 정도이다."라면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학생들이 고용노동부 지청에 전화해 발급 문의를 하면 해당 지청에서는 심사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안 된다고 한다. 발급 심사가 번거롭고 힘드니까 애초에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것 같다. 그렇게 신청자 수 자체를 줄이는 거다. 무조건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상담해보니 구직자가 우선순위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크게 인심 쓰듯이 말한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광주고용센터 측은 "전화 상담에서 계좌 발급 대상이 아닌 구직자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안 된다고 안내하기도 하지만, 유선상 해당 구직자가 계좌 발급이 되는지 안 되는지 여부를 딱 잘라서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언급했다. 평택고용센터 측은 "안 된다고 안내한 적이 없으며, 심사제를 안내해주고 있다. 신청은 할 수 있지만 신청해도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다음 절차에 관해 설명한다. 또, 과잉 공급업 쪽으로 지정된 곳을 신청하면 발급 확률이 낮아진다는 사실도 말해준다."라고 했다.

◆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간호인력난 애기하는 정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해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지마음 홍보팀장은 "간호조무사는 교육 기간이 워낙에 길다 보니 교육비가 많이 드는 과인데 직역에 대한 수요 예측을 정부가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는 매번 간호인력난을 얘기한다. 간호조무사는 간호 인력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를 정부가 정확히 파악 · 인지한다면 추가 예산을 빠르게 투입해야 한다."면서, "유휴 간호조무사 활용 시스템도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정부가 새로운 간호 인력을 양성하는 것조차 손을 놓고 있는데, 간호인력난을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강조했다.

◆ 고용노동부, 쿼터제 유연하게 운영하고 평가표 보완한 지침 지청에 내려 보내

고용노동부 인적자원개발과 양민호 과장은 "오늘 오전까지 쿼터제를 유연하게 하고 평가표를 보완한 지침을 각 지청에 우편으로 내려보냈다. 간호조무사 등 훈련생이 많이 배치된 과의 경우 점수 기준을 낮췄다. 그런 식으로 보완했다."면서, "예산을 확보해도 사전배정제는 계속 이어갈 거다. 고용보험기금 운영계획 변경 회의는 오늘과 오는 10월 2일에 열린다. 10월 2일 통과되면 10월 둘째 주 정도에는 예산이 추가로 확보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예상했다.

양 과장은 "한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사전배정제를 시행하는 거다. 사전배정제는 예산 부족으로 도입된 게 아니다. 예산 수요를 살펴서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판단으로 지역별 인원을 배정했고, 발급 대상자 심의를 강화해 발급하도록 했다. 현재는 추가 예산 확보까지 판단하여 인원 배정을 완료한 상태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