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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IT

”AI 의료기기, 핵심은 시장 진출까지의 기간 단축”

김현준 뷰노 이사, “수가 및 급여 적용은 시장 확산을 거들 뿐”

“AI 의료기기 개발 업체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개발한 제품을 빠르게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시키고 확산시킬 수 있는가’이며, 그 과정에서 수가나 급여 적용은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요소이지 제품의 성패 여부를 가리는 요소가 아니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18 스마트 헬스케어 컨퍼런스 ‘의료인공지능의 연구개발의 실제’ 세션에서 인허가 및 산업화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김현준 뷰노 전략이사는 위와 같이 말했다.



김현준 전략이사는 “의료 분야는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어 산업적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주목 받고 있으며, 실제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실제로 많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헬스케어 및 의료분야의 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하며, “IBM은 Watson Oncology를 통해 환자 정보를 기반으로 암을 진단해주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해 이미 국내외에서 다수의 병원들이 도입하며 사용 중에 있으며, Google의 경우 안저질환, 급성 신부전증 등과 관련한 기술을 개발해 일부는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준 이사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크고 작은 활동을 지속 중에 있지만, 다만 의료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분야로 신기술 도입과 효율성 향상보다는 충분한 검증과 환자의 안전이 더 중요하게 여겨져 온 측면이 있어 산업 측면에서의 혁신이 그다지 용이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현준 뷰노 전략이사는 식약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AI 의료기기를 허가 받은 업체로서, 뷰노가 경험한 국내 인허가 사례와 실제 상용화를 진행하며 겪었던 현실과 고민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뷰노 지난 5월 식약처로부터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의료영상분석장치 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본에이지(VUNOmed-BoneAge)'를 국내 의료기기 업체 최초로 허가 받았다. ‘뷰노메드 본에이지’는 환자 왼쪽 손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하여 의료인이 환자 뼈 나이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의료영상분석장치 소프트웨어다.


김현준 전략이사는 “우리 회사 제품의 허가 이후 두 제품이 더 허가를 획득하며, 현재까지 국내 AI 의료기기로 등록된 제품은 단 세 제품뿐”이라고 말하며, “하지만 내년까지 약 20개 정도 제품이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내년 급격한 시장 확대를 전망했다.


‘뷰노메드 본에이지’ 외 허가된 두 제품은 루닛의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와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의 ’제이비에스-01케이(JBS-01K)‘로, 두 제품 모두 올해 8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는 단순 X-ray 흉부 영상만으로 폐결절 진단에 도움을 주는 의료영상 검출보조 소프트웨어이며, ‘제이비에스-01케이(JBS-01K)’는 환자의 뇌 MR 영상을 바탕으로 뇌경색 유형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의료영상 진단보조 소프트웨어다.
 
이 두 제품들은 지난해 3월부터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으로 선정되어, 지난 5월 허가 신청이 이후 각각 44일, 58일 만에 신속하게 허가된 바 있다.


▶국내 AI 의료기기 허가 현황

연 번

업체명

품목명(등급)

신청일

사용목적

비고

뷰노

의료영상분석 장치소프트웨(2)

‘18.1.24.

Greulich-Pyle(GP) 방식의 골연령 모델을 기반으로 환자의 좌측 손 X-ray 영상에 대한 골연령을 분석하여 의료인이 환자의 골연령을 판단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의 소프트웨어

허가

(‘18.5.16)


제이엘케이인스펙션

의료영상진단

보조

소프트웨어(3)

‘18.5.2.

환자의 뇌 MR(Magnetic Resonance) 영상과 심방세동 유무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유형을 자동으로 분석하여 의료진의 뇌경색 유형 분류를 진단하는데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허가

(‘18.8.14)


루닛

의료영상검출

보조소프트

웨어(2)

‘18.5.29

흉부 단순촬영(X-ray) 영상에서 폐 결절로 의심되는 이상부위를 검출하여 의료인의 진단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허가

(‘18.8.14)


하지만 신속허가에도 불구하고 신의료기술평가라는 장벽에 막혀 빠른 시장 도입이 어려워지자, 복지부·심평원·식약처 등은 혁신·첨단의료기기 시장 진입 지원을 위한 추진 과제들을 발표했다.


그중 하나가 심평원이 발표한 ‘혁신·첨단기술 가이드라인‘ 개발이다. 영상진단속도를 향상시켜 생산성을 증진시키는 AI 영상진단보조프로그램과 같이 ‘의료진의 편의 및 생산성을 증진시키는 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 없이 시장 진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심평원은 개발 제품의 빠른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예비분류 코드를 발급, 보험수가를 별도로 받지는 않지만 일종의 가상 코드를 발급해 적용한다.


김현준 전략이사는 “AI 의료기기 개발 업체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개발한 제품을 빠르게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시키고 확산시킬 수 있는가’이며, 그 과정에서 수가나 급여 적용은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요소이지 제품의 성패 여부를 가리는 요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임상 적용에 의사들과 환자들이 수가 여부나 급여 여부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수가나 급여의 액수가 많지 않아 성패를 가를 만큼의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뷰노메드 본에이지’의 인허가와 시장 진입 과정에서 경험한 애로사항을 되돌아보며, AI 의료기기 개발 업체들이 고민해야 할 분야별 이슈를 제시했다.


그는 ‘뷰노메드 본에이지’가 최초인 탓에 인허가 과정부터 장애가 많았다고 설명하며, “우선 ‘우리가 개발하는 제품이 의료기기에 포함되는가?’, 포함된다면 ‘몇 등급에 포함되는가?’ 등의 기초적인 단계부터 장애에 부딪혔다”고 회상했다. 


김현준 전략이사는 등급 판정의 어려움, 등급 판정 후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의 부재, 임상시험 비용 지원 방안 등 끊임없이 식약처 당담자에 문의한 끝에 2년 만에 식약처가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의 임상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인허가 절차에 대한 자료나 정보는 많이 있으나, 역시 해보지 않으면 하나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제품에 대한 설계서 등 민감한 정보들임에 따라 양식이나 절차를 알려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비용 문제가 있긴 하지만 기경험자(전문가) 또는 CRO 업체를 통한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임상시험에 대한 비용 문제도 기본적인 자금만 있으면 병원과의 연계를 통해 지원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규제에 대한 이슈도 중요하지만 상품성과 판매방식, 해외진출 등 AI 의료기기 개발업체들이 고민해야 할 산업화 이슈에 대해 제언했다.


그는 상품성에 대해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지, 고객/병원/정부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기대하는 제품의 수준이 보조가 아닐 경우 기술/규제 차원에서 가능한지, 수가도 없고 환자 청구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사용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깊이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판매 방식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 업체와 협력할지, 하드웨어 업체와 협력할지 혹은 직접 판매할지 다양한 협력 모델이 있으니 제품에 따른 최적의 모델을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에서도 다양한 기업들이 유사한 일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앞선 기술력으로 경쟁 중인 만큼, 모든 경쟁사들이 각자의 홈그라운드에서 많은 근거와 증례를 쌓는 일을 빠르게 진행 중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