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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적십자사 박경서 회장, 사퇴 여부는?

박 회장, 황제의전 의혹 모두 인정…창피한 전국 자원봉사자들

대한적십자사 박경서 회장의 황제의전 문제를 둘러싸고 국회의 사퇴 주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연 박 회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할지를 두고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9일 열린 보건복지부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이하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비례대표)이 대한적십자사(이하 적십자사) 박경서 회장(이하 박 회장)의 사퇴 권고와 더불어 국립중앙의료원(이하 의료원) 내 벌어진 사건들에 대해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를 요청했다. 

김 의원은 "박경서 회장이 사퇴 결정을 안 한 것 같다. 22일 열린 적십자사 국감 이후 전국 11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창피해 죽겠다고 하며, 적십자사 정기후원을 취소하겠다는 전국 회원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회장 취임에 맞춰 신형 제네시스 G80을 의전 차량으로 마련했다. 그런데 돌연 9개월 남짓 사용된 새 차를 두고, 급작스럽게 위약금 3백만 원을 물어가며 금년 6월 국내 신차 중 가장 비싼 제네시스 EQ900 모델로 의전 차량을 교체했다. 



적십자사 정관 제17조(임원 및 고문)에 따르면, 적십자사 회장은 원칙적으로 비상근 봉사직이며, 필요에 따라 상근할 수 있다. 그런데 박 회장은 전임 김성주 총재 때는 없었던 활동비 명목으로 취임 초 4개월간 한 달에 720만 원가량의 현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연간 2,900만 원 상당의 업무추진비는 별도로 지급됐다. 

김 의원은 "연간 2,900만 원에 달하는 업무추진비는 회장이 쓰는 돈이 아니라고 사무총장이 말했다. 그런데 실제 회장에게는 월 1천만 원 한도의 법인카드가 지급돼 왔고, 쓸 수 있는 연간 한도 경비는 2,900만 원이었다."라면서, "월간 720만 원씩 회장에게 지급되던 활동비가 돌연 820만 원으로 올랐다. 내부논란이 일자 다시 내렸다는 건 사무총장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이 이 같은 사실들을 인정한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22일 진행된 국감에서 본 의원이 활동비로 업무 추진비를 추궁하자 '내가 취임한 뒤 1억 원의 큰 성금도 모았는데 뭐 그런 얘기를 하냐?'라고 자랑했다. 대통령 권력을 들이대며 성금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어떤 기업이 내놓지 않을까? 대기업 상대로 정부가 돈을 뜯어내는 것과 뭐가 다른지?"라고 반문했다.

'비상근' 명예직인 적십자회장 자리에는 비서실이 없었다. 하지만 박 회장 취임 이후 '비서실'이라는 직제가 생겼고, 현재 본사 5층 131평 전체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감사원과 짜고 내정된 인사를 적십자사 감사실장으로 임명했다. 감사실장 공모 3주 전 기획조정실장 · 인사팀장이 가서 작업했다. 퇴직일자 · 적십자사 공모일자가 정확하게 일치하며, 결국 A과장이 임명됐다. 아무것도 모르고 지원한 11명은 뭐가 되는지? 무참한 일이다."라면서, "적십자사 직원의 성희롱은 징계 · 감봉 조치하면서도 회장의 성희롱 건은 징계위원회조차도 안 열렸다. 보건복지부도 아무런 행위를 취하지 않았다. 다시 한번 회장에게 사퇴하기를 정중하게 권고드린다."라고 했다.

이어서 김 의원은 금년에 불거진 의료원의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대리수술 의혹 △간호사의 마약류 의약품 차량 보관 △마약 투약으로 인한 남자간호사 사망 △직원들의 독감 예방 백신 불법 구매 · 투약 사건 등과 관련하여 "원장 사퇴만이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당당한 모습이다. 그런데 의료원 정기현 원장(이하 정 원장)은 사퇴 의사가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건 수습을 위해 구성된 의료원 내부감사팀에 대해 김 의원은 "새로 임명된 일반 관리자 2인은 전문성 경험 부족 · 부족한 권한 등의 문제로 충실히 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본다. 보건복지부 감사로도 의견을 내거나 지적해봤자 개선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본다."라고 판단했다.

금년 9월 21일 국무조정실 · 총괄팀 3명에 의해 진행된 감사에서는 의료원에 대한 아무런 감사 조치가 없었다. 김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전남지사를 지낸 시절부터 정 원장은 이 총리와 친분이 있었다. 이런데도 과연 국무총리실에서 하는 감사가 무슨 유의성이 있을지 비관적 판단이 앞선다."라면서, "정 원장뿐만 아니라 부원장의 임원진 등 일선 의료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대해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어떻게 조치됐는지 감사원에게 감사 요청을 하고자 한다. 네 가지의 큰 사건을 봉합 · 은폐하고자 했던 의료원장의 부도덕한 소지에 대해 철저히 감사해달라."라고 주문했다.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지적한 여러 사건이 의료원에서 발생한 것에 대해 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몇 건에 대해서는 경찰수사가 의뢰돼 있고, 현재 보건소에 현지조사를 요청해서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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