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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변비 오진 사건, 주관적 감정서를 근거로 한 실형 판결은 부당"

증거로서 가치 없는 주관적 감정서…억울한 의료진 즉각 석방해야

10월 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13년 5월 발생한 8세 어린이 사망 사건에 연루된 △S병원 응급의학과 A과장 및 가정의학과 C전공의에게 금고 1년 △소아청소년과 B과장에게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본 법원 판결에 크게 공분한 의료계 각처에서는 철저한 재조사 · 의학적 재검토를 요구하는 항의 성명을 연일 발표했다. 이에 더하여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3명의 법정구속을 항의하는 취지의 '제3차 대한민국 의료 바로 세우기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오는 11일 오후 2시 대한문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바른의료연구소(이하 연구소)는 11월 1일 발표한 성명에서 구속된 의사들이 자기 상황에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특별히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정황이 없고, 추정 진단을 전제로 처벌하는 것과 더불어 일반적인 의학 수준과 의료 환경에서 벗어나지 않는 의료행위를 했음에도 이를 업무상과실치사로 처벌하는 것은 대법원 판례에도 반하는 판결이므로 부당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연구소는 8일 가설에 근거한 주관적인 내용의 감정서만으로 의료진들에게 중형을 판결한 것은 부당하다는 항의 성명을 발표하며, 부적절한 판결을 조속히 바로 잡을 것과 억울하게 감옥에 있는 의료진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횡격막 탈장은 극히 드문 사례로, 발생 원인이 다양하고 임상 양상도 환자마다 상이하여 진단이 어렵다는 것이 의료계 내 전반적인 소견이다. 실제 진단 지연 · 타 질환으로 오인한 횡격막 탈장 증례들이 전 세계 학회지에 자주 보고되고 있다. 외상 병력이 확실한 경우 타 질환으로 오인되며, 뚜렷한 외상 병력이 없는 경우 더더욱 진단이 어렵다. 연구소는 이번 횡격막탈장 환아 사망 사건이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원인미상의 횡격막 탈장 증례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법원이 의사 3명에게 '주의의무 위반'에 의한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과 관련하여 △'2013년 5월 27일 응급실 첫 방문 당시 이미 횡격막 탈장이 발생됐다' △'2013년 5월 27일 흉수를 동반한 폐렴 소견의 흉부 x-ray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로 횡격막탈장을 진단해야 했다' △'2013년 6월 8일 응급실 두 번째 방문 시 적절한 조치로 환자의 사망을 막을 수 있었다' 등의 명제가 모두 입증돼야만 주의의무 위반이 직접적 사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 판단 근거가 된 △S병원의 감정서(이하 S병원) △이전 재판에 감정서를 제출한 E병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중재원) 등 세 개의 감정서를 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2013년 5월 27일 응급실 첫 내원 당시 탈장이 이미 발생했다는 근거가 없고, 그때의 흉부 x-ray 소견과 6월 8일 두 번째 응급실 방문 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서 환자가 사망했다는 명확한 근거도 없다고 했다. 



첫 번째 명제와 관련해서 E병원과 중재원은 내원 당시 환자의 흉부 x-ray 소견(진단방사선과 판독상 흉수를 동반한 폐렴)으로 횡격막탈장을 진단할 수 없다고 감정했다. 

중재원은 "당시 흉부 방사선 소견을 횡격막 탈장 소견으로 보기 어렵고, 만약에 횡격막 탈장이 맞다 하더라도 이를 진단하기는 불가능했다."라면서, 그 이유를 "당시 흉부 방사선 사진에서 횡격막 탈장의 진단을 의심하거나 확정할 수 있는 소견(탈장된 내장 기관과 이와 관련된 공기 음영 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횡격막 탈장 진단은 당시 환아의 증상 및 진료 정보 · 영상 정보상 아무리 숙련된 의사라도 처음부터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6월 8일 환자를 진료한 상급의료기관의 경우도 초기에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수 시간이 지난 후 흉부 CT를 통해 진단했다."라고 설명했다.

S병원은 "당시 흉부와 복부 방사선 소견에서 충분히 횡격막 탈장으로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있었다."라고 감정했다. 연구소는 "이는 횡격막 탈장이라는 결과를 아는 상태에서 유추한 결과일 뿐,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의심할 수 있다는 뚜렷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환자가 호소했던 복통에 대해 중재원은 △횡격막 탈장에 의한 경우 10%에서 무증상인 경우가 있음 △횡격막 탈장에 의해 내장기관이 끼인 경우 통증이 지속되며,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나 환아의 증상은 6월 8일부터 나타남 △통상 사망에 이를 정도의 심하게 감돈(탈장된 내장 기관이 눌려 장기가 괴사하는 현상) 시 대개 수 시간에 걸쳐 패혈증 등의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게 되는 것이 흔함. 환아의 경우 10여 일이 지난 후 증상이 지속 · 악화하는 소견을 보임 △관장은 약을 넣어 대장 내 오래된 변의 배출을 유도하는 치료로서 일시적으로 장을 비워 변비나 혹은 장의 일시적 장애에 의한 복통만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임. 횡격막 탈장의 경우 횡격막 틈에 직접 내부 장기가 낀 상태로, 관장에 의한 환자의 증상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로 탈장에 의한 증상이 아닐 가능성을 제시했다.

S병원은 환자의 증상은 횡격막탈장에 의한 증상이며, "5월 27일 이전부터 횡격막 탈장이 시작된 것이 명백하다."라고 감정했다. 연구소는 "이 역시 결과에 의한 추론일 뿐 환자의 증상이 탈장에 의한 것이라는 객관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며, "결론적으로 5월 27일 응급실 첫 내원 당시 이미 횡격막탈장이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했다.

두 번째 명제와 관련해서는 세 개의 감정서 모두 흉수를 동반한 폐렴 소견을 보이는 흉부 x-ray에 대해 환자 보호자에게 설명 · 추가 조치가 필요했다고 감정했다. 

연구소는 "이는 의료인으로서 기본적인 주의 의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이며, 이로 인해 환자가 사망했다는 인과관계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소아의 경우 호흡기 증상 없이 발견되는 흉부 방사선 이상 소견은 폐렴 등의 자연 회복 단계일 수 있기 때문에 경과를 관찰할 수도 있다는 것이 소아과 전문의들의 의견이다."라고 했다.

S병원 감정서의 경우 2013년 5월 27일 흉부 x-ray의 이상 소견을 간과하지 말고 빠른 시일에 추가 검사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2013년 5월 27일 흉부 x-ray의 이상 소견을 가진 본 사건의 환아가 결국 급속하게 사망에 이르게 되었던 사건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마치 추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환자가 사망한 것처럼 기술하고 있으나, 이 역시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론에 불과할 뿐"이라면서, "당시 환자는 호흡기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변비에 의한 복통을 호소했다. 흉부 x-ray의 이상소견에 대해 CT 촬영을 했으나 회복기 폐렴 · 과거 결핵의 흔적만 보일 뿐 횡격막탈장의 소견은 없을 수 있다는 가정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객관적 감정 소견이 없다. 즉, x-ray 소견에 대한 추가 조치가 없었다고 해서 이것이 환자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는 감정은 그 어디에도 없다."라고 했다.  

세 번째 명제와 관련하여 당시 가정의학과 1년 차였던 응급실 의사가 환자의 복부 x-ray 이상소견에 대해 상급자에게 보고 ·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의 의무를 위반했을지라도 이것이 환자 사망과 직접 연관이 있다는 근거는 어느 감정서도 제시하지 못했다. 

중재원은 "환아의 경우 오후 3시 병원 방문 시점에서 이후 급속히 악화하는 소견을 보였다. 11시간 이후인 새벽 2시 대학병원에서 중환자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정지가 발생했다. 환아의 질환이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을 고려해볼 때 진단 · 조치가 빨랐더라도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며, 직접적인 사인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구소는 "환자 검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검사 소견에 대한 설명 ·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사로서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을 뿐 그것이 곧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명백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재판부는 첫 내원 시 이미 탈장된 상태였으며, 추가적인 조치가 있었다면 환자 사망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3명의 의사에게 주의의무 위반에 의한 과실치사로 법정구속했다. 이런 판결에는 S병원의 감정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라고 했다.

S병원의 감정서가 추정에 근거한 가설로만 작성됐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고려 없이 독선적 · 주관적인 의견만을 담고 있다고 했다. 환아가 5월 27일 · 30일 두 차례 소아과 외래에 방문을 한 뒤 6월 4일 외래 재방문을 권고받고도 오지 않았기에 적기의 진료시기를 놓친 것이 아닌지를 물어보는 질문에 S병원은 "환아가 6월 4일에 외래를 3차 방문하라는 권유에 응하였다고 할지라도 어떤 추가 조치를 반드시 받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자신하지 못하겠다."라고 기술했다.

연구소는 "이런 객관적이지 못한 감정서는 감정의 신뢰성이 전혀 없으므로 증거로서 가치가 없으며, 이런 감정서를 바탕으로 의료인들에게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것은 매우 부당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본 연구소는 사법부에 부적절한 감정서에 근거해 내려진 판결을 조속히 바로잡을 것과 억울하게 감옥에 있는 의료진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청한다. 앞으로는 이런 그릇된 감정으로 인해 억울하게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사법부 · 대한의사협회가 중심이 되어 법원 감정 시스템의 근본 개혁을 이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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