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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

고대의대, 경찰청과 협동 워크숍 성료

‘경찰관은 가족의 나쁜 소식(사망)을 유족에게 어떻게 알려야 하는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이홍식)은 지난 12일 ‘경찰관은 가족의 나쁜 소식(사망)을 유족에게 어떻게 알려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고대의대-경찰청 협동 워크숍’을 개최했다.


경찰관은 업무 특성상 범죄 피해로 인한 희생자 유가족에게 사망 통보를 하게 된다. 이에 경찰청에서는 유가족이 겪게 될 정신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들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이번 워크숍은 의학교육학교실이 경찰청 피해자보호담당관실의 의뢰를 받아 경찰청 피해자보호담당관실 주관의 美 연수 프로그램에 선발된 경찰관 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연자 의학교육학교실 이영미 교수는 ‘나쁜 소식을 전할 때 의료인의 태도와 커뮤니케이션 기본 원칙’에 대해 강의했다.


이영미 교수는 “사망통지를 듣는 것은 유가족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충격이며 그 영향은 평생을 갈 수 있다. 따라서 사망 통보를 받는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감정을 인정하며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도 “나쁜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유감’을 말로 표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 표정, 목소리, 자세 등 비언어적 태도에서 상대방을 위로하고 돕고자 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순서로 내과학교실 이수현 교수(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진료에서 나쁜 소식을 전해야 할 때, 암환자 및 가족과의 대화의 실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수현 교수는 “의료진이 나쁜 소식을 전할 때 상대방을 처음부터 이해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여러 명의 가족을 동시에 대면할 때는 더욱 그렇다. 때론 분노하거나 저항하기도 한다”면서, “그런 순간에도 감정을 조절하며 마지막까지 상대의 눈을 보며 말해야 한다. 그렇게 상황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공감‘을 표현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경험담을 공개했다.


이 교수는 또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나쁜 상황에서 어떻게 대화했는지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고 일지를 작성하는 등 나만의 케이스 파일을 만들어가며 다른 상황에서 더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노하우를 함께 알려줬다.


워크숍에 참여한 경찰대학 경찰학과 김예람 교수는 “의료진들 역시 현장에서 사망 등의 나쁜 소식을 전할 때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면서, “의대 교수님들의 상세한 예시를 듣다 보니 몰입감이 엄청났다. 오늘 워크숍 에서처럼 사례, 경험을 기반으로 경찰대 학생들을 교육하면 좋을 것 같다. 교육자로서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과 김진영 검시조사관은 “검시관으로서 현장에서 유족들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데, 그동안 사실 관계를 전할 때 어떤 자세였는지 자신을 되돌아본 시간이었다”면서, “워크숍에서 배운 대로 앞으로 유가족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공감하며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줘야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적절한 의사소통 능력은 의사의 핵심진료 역량이기에 의과대학에서는 이에 대한 교육과 평가에 만전을 기울일 뿐 아니라 의사실기시험에서도 이를 평가한다. 이번 워크숍은 평소 의료진이 나쁜 소식을 전할 때 유념하는 태도와 전략에 대한 교육의 시간이었을 뿐 아니라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무성을 동시에 실천해야 한다는 공통점을 가진 의사와 경찰관, 두 전문가 집단이 함께 경험과 고충을 나눈 특별한 시간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마치며 이영미 교수는 “21세기는 직종 간 교육(Inter-professional education)을 넘어 직종을 넘어선 교육(trans-professional education)이 필요하다”면서, “서로 다른 직종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경주(競走)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던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