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코로나 시기에 의대정원 확대? 의료계 뿔났다

최대집 회장 “최고 수위 투쟁, 끝을 보겠다” 경고
지역의사회들도 즉각 반대성명 발표

“제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의대 정원 확대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전 의료 직역들의 뜻을 모아 최고 수위의 투쟁으로 끝을 보겠다”


최근 정부가 의대 입학정원을 최소 500명 이상 증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내용에 최대집 회장이 28일 개인 SNS에 올린 글이다.


코로나19에 악전고투하고 있는 와중 의료계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곳곳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28일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개인 SNS에 의대정원 확대를 반대한다는 글을 2건 올렸다.


최대집 회장은 “역대 어느 정권도 의료에 국가 재정을 지원하는 데에 매우 인색했고, 그런 부족한 틈을 의사들의 살인적인 근무 강도와 공부로 메워왔다”며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또 국가 재정은 최소로 투입하면서 의사 수를 늘려서 국가 감염병 재난사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하겠다고 뻔뻔스럽게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원을 무작정 늘리기만 하면 의학교육의 질은 어떻게 확보하고, 전공의 교육 수련의 질은 어떻게 확보하나”라며 “전문의가 돼 현장에 나오기까지 남자는 14~15년, 여자는 최소 10~11년 걸린다.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고 의사 수만 무턱대고 늘려놔서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에서 제대로 된 교훈은 얻지도 못하고 또 헛다리나 짚고 있는 문재인 정권, 정말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으니,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좀 빠져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의대정원 확대는 절대 불가라고 밝혔다.


이어 작성한 두 번째 글은 비판 수위가 좀 더 높았다.


최대집 회장은 “코로나19 진료와 필수적인 일반진료에 그야말로 악전고투하고 있는 의사들에 원격진료라는 비수를 꼽더니, 이제는 한 술 더 떠 의대정원 확대라는 도끼질을 해버리고 있다”며 “정부의 ‘코로나 덕분에’는 기만이자 사기였다”고 비난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는 신속하게 협회 내의 의견을 집약하고 회원들의 뜻을 모아 강력한 반대 행동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의사들을 투쟁으로 내모는 사회, 참으로 불행한 사회가 아닐 수 없다”며 “하지만 국민의 생명이라는 최상의 가치, 그리고 어느 직업인을 막론하고 당연히 누려야 할 정당한 권익 확보, 이를 위해 가야 할 길이라면 단호하게,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제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의대 정원 확대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전 의료 직역들의 뜻을 모아 최고 수위의 투쟁으로 끝을 보겠다”며 “문재인 정권과의 투쟁으로 막대한 고통과 부담을 또 져야하겠지만 코로나19로 고통받는 환자들, 필수적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 우리 국민들, 의사의 직업적 책무를 절대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의협 산하 지역의사회들도 성명을 내며 즉각 반발했다.


28일 전남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확대 추진, 국민을 위한 올바른 선택인가”라며 “비현실적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전남의사회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학술적 분석과 정부의 방역 대응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정부는 명확한 근거 없이 코로나19 사태의 후속 조치로 의대 정원 확대에 나서려 하고 있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국민을 위한 올바른 의료 정책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의사인력 수급이 의료제도 및 의료이용 행태 등에 미치는 영향과 인구 감소 및 그로 인한 영향력 등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들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검토와 논의를 통해 의사인력 수급의 적정화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의사 인력 양성은 백년대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며, 그런 계획 없이 당장 현안 해결의 방편으로 인력 증원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은 탁상공론식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의사 인력의 증원을 주장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한 의사의 헌신적인 노력을 제대로 평가하기보다는 안이한 자세로, 다가올 2차 대유행과 신종 감염병 대응에 대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


전남의사회는 “의료계와 논의 없는 일방적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결단코 반대한다”며 “만일 정부가 일방적인 정책 강행에 나선다면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 저지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경고했다.


29일 대구의사회는 ‘코로나19 판데믹 전쟁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명백한 오판’이라는 성명서를 냈다.


대구의사회는 “천 명당 의사 수가 우리나라보다 1.5배가 넘는 이탈리아 등 많은 OECD 국가들의 코로나19 대응과정과 그 참담한 결과를 살펴보면, 그 불행이 단순히 의사 수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의대 정원 충원이 감염병 대처의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 정원을 당장 늘린다 해도 전문의가 되기까지 10여년 이상 걸리므로 수년 내에 생길 전염병 확산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결국 이 정책은 이번 사태를 핑계 삼아 의료 현실을 외면한 선심성 공약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구의사회는 “의대 정원 확대가 아니라 공공의료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국가 재정을 투입해서 공공의료의 선진화 및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지 않고, 의사 수를 늘려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은 근시안적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여당, 정부 및 청와대는 사태가 완전히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의료진들을 적으로 만들려는 것인가”라며 “의료계와 한마디 상의 없이 오로지 선심성 정책만을 남발한다면, 국민 건강권과 올바른 의료정책 수호를 위해 우리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끝까지 맞서 투쟁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