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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존폐 기로에 선 K-방역…“붕괴 직전의 한계상황”

지속가능하고 자발적 시민 참여의 방역체계 제안
“위드 코로나, 고령층 90%·일반시민 80% 이상 예방접종 조건”


현행 방역체계 유지냐, 전환이냐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방역 인력과 의료진의 피로감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과 함께, 방역·의료체계 붕괴 직전의 한계상황까지 치달았다는 엄중한 경고도 나온다.

방역 관련 전문학회인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는 코로나19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구성하고 26일 긴급 성명을 통해 “지속가능한 ‘K-방역 2.0’을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2000명대를 오르내리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의 고강도 방역정책을 시행 중이지만, 국민적 불안과 함께 1년 반 넘게 방역·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의 피로감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 특히 보건의료노조는 인력 충원과 공공의료 확대를 요구하며 9월 총파업을 예고한지 채 열흘도 남지 않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공대위는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식은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효과적이었으나, 현재는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에 비해 효과가 적다는 것이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다”며 “사회적 형평성과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의 K-방역 시스템 또한 코로나의 장기화 및 대규모화 등에 따른 인력과 자원의 확충 없이 보건의료진의 헌신과 희생에 의존해온 결과 붕괴 직전의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방역 인력과 자원을 시급히 확충해 K-방역의 기본 원칙이었던 접촉자 추적과 관리 역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공대위는 지금의 행정 규제 중심의 K-방역에서 시민 참여 중심의 방역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공대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자발적 시민 참여가 가능한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동대책위원장을 맡은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 홍윤철 원장은 “지난 20개월 동안 코로나와 싸워오면서 시민, 방역요원, 의료진이 모두 한계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우리 사회와 공동체 전체의 안전을 위해 희생한 끝에 존폐의 위기에 처하게 되신 분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시민사회가 고통분담과 연대·협력의 정신으로 방역활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도록 큰 사회적 합의와 결단이 꼭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홍 원장의 이러한 주장은 감염병 전문가들의 생각과도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 있었다.

백신접종과 집단면역을 주제로 같은 날 열린 ‘Future Medicine Bio-health Forum’에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재갑 교수는 “델타 변이의 출현으로 생긴 ‘위드 코로나’라는 과제 속에서 백신 접종이 코로나 극복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고, 우리가 계속 노력했던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는 저절로 같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의 거리두기 지침은 모든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의 합리적인 결정을 통해 치열한 고민들을 하면서 갖춰나가야 하며, 모두를 이해시키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제언했다.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한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교수는 “10월에 위드 코로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50세 미만에 대한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그분들에게 백신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해 최대한 설명하고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게 더 큰 유행을 대비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방역당국도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선제 조건은 백신 접종이라는 점을 재차 못 박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코로나19 정례브리핑 이후 열린 예방접종 설명회에서 위드 코로나 관련 질의에 대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려면 고령층은 90% 이상, 일반 성인에서는 80% 이상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새로운 변이가 영향을 주는 일이 없어야 되고, 의료대응체계가 어느 정도 감당 가능하고, 발생 규모가 조정되는 여러 시점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현재는 언제라고 명확히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드 코로나 전환의 전제조건이 되는 예방접종률을 최대한 10월 말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여러 방역조치를 통해 유행을 안전하게 통제하고, 방역이나 역학, 의료대응체계를 좀 더 체계화시키는 준비작업을 지금부터 진행해야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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