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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병원 입지, B급 입지를 공략하라”

개원을 위한 알짜 정보 ① - 아라메디컬그룹 여진우 이사
이미 포화 상태인 역세권 A급 입지보다 주차, 규모의 강점이 있는 B급 입지가 더욱 강력하다.


2019년 기준 2,816개, 2020년 기준 2,721개, 2021년에는 2,962개의 병·의원이 개원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말이 많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과는 별개로 매년 3,000개에 가까운 병원이 개원한 것이다. (자료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국 병의원 및 약국 현황) 

개원을 생각하는 의사는 많다. 하지만 매년 이렇게 많은 병원이 개원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과연 내 병원이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과 의심이 생긴다면, 개원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특히 개원을 준비하는 의사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단연 입지일 것이다. 입지를 선택하는 것이 개원 준비의 시작이며, 아무리 좋은 의료 서비스가 있어도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아라메디컬그룹의 여진우 이사는 병원 입지 상담 10년 이상의 입지 전문가이다. 개원 세미나 ‘더 오프닝’의 입지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태광건설과 미국계 부동산 ERAkorea, 센츠리21 중개법인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개원 입지와 관련된 알짜 정보를 듣고자 여진우 이사를 최근 역삼 더 오프닝 강의장에서 만났다.

- 입지와 관련해서 B급 입지를 공략하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B급 입지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보통 입지와 관련해서 지하철 역 주변 역세권을 A급이라고 하고, 대부분의 의사 분들이 접근성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은 A급 입지로 가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웬만한 A급 지역은 이미 예전부터 소문이 나서 그 주변에 다른 병원이 4~5개 이상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지금 A급 지역으로 들어간다면 이 병원들과 모두 경쟁해서 이겨야 하고, 높은 임대료도 감당해야 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역세권과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주변에 다른 경쟁 병원이 적고, 내부 공간이 넓고 좋은 주차환경이 있는 B급 지역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라리 이런 지역에 개원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좋은 마케팅과 경영 전략이 뒷받침된다면, B급 지역에서도 충분히 성공적인 개원이 가능합니다.

- 주차환경과 넓이를 강조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선 주차환경이 가장 중요합니다. 요새는 어딜 가든지 다들 차를 많이 끌고 다니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조금 멀어도 주차하기에 편한 대형마트를 많이 찾듯이, 병원도 거리상으로는 조금 멀더라도 주차하기에 편하다면 사람들이 충분히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이제는 주차 여건이 중요합니다.

또 B급 입지의 장점은 A급 지역에 비해 임대료가 낮다는 것입니다. 그 아낀 임대료로 더 큰 평수를 확보해서 다른 병원과의 차별점을 만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 B급 입지에서의 성공적인 개원 사례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네, 제가 예전에 상담한 사례입니다. 역이 여기 있고, 역과는 조금 거리가 떨어진 이쪽 건물에 자리가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곳이 바로 제가 말씀드린 B급 입지입니다. 물론 이곳에도 이미 주변에 다른 병원 2개가 있었습니다. 대신 주차 여건이 좋았고, 경쟁 병원도 이 정도면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강력히 추천해서 그 자리에 병원이 들어가게 됐는데, 개원 이후에는 원장님이 정말 운영을 잘하셨습니다. 그분이 늘 친절하게 환자들을 맞이했는데, 그것이 주변에 입소문이 나서 병원이 계속 성장했고, 지금은 2명의 전문의를 고용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 친절함이 가장 기본이고, 좋은 마케팅과 함께 우리 병원만의 차별점을 만들면 병원은 B급 입지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 개원 관련해서 주로 상담하시는 지역은 어디인가요?

제가 상담하면서 보면 의사 분들의 거주지가 대부분 강남 지역입니다. 그래서 거주지로부터 이동거리가 1시간 이내인 서울권 구도심 위주로 많이 찾아봅니다. 진료도 해야 하는데 출퇴근을 위해 1시간 이상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기 때문에 여건이 좋아도 거주지에서 너무 먼 곳은 고려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의사 분들도 같은 이유로 서울 외곽 지역 중에서는 서울 북쪽과 서쪽보다 거주지와 가까운 남쪽 지역을 선호하시고, 그러다 보니 성남, 분당 지역까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 진료과에 따라서도 개원 위치가 다를 것 같습니다. 요새는 어떤 진료과의 개원이 많나요?

진료과에 따라서 어느 지역에 개원할 지가 정해지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진료과들이 인구가 확보된 구도심을 선호합니다. 특히 비급여과 진료 과목인 피부과, 성형외과 같은 경우 강남역부터 신논현역 쪽에 많이 개원합니다. 또 신도시에 많이 생기고 있는 병원으로는 재활의학과가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요새는 검진내과, 정형외과, 치과 등이 개원을 많이 합니다. 정형외과, 치과는 예전부터 개원이 많았던 진료과이고, 특히 최근에는 검진센터를 운영하는 내과의 개원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요즘은 환자들이 대형병원이나 종합병원까지 가지 않고도 충분히 필요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가까운 검진내과를 찾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항 외과나 영상의학과 의사 분들도 진료 수요가 많은 검진내과를 개원하는 편이라 특히 경쟁이 치열한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입지를 고민하는 의사 분들에게 꼭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입지를 고를 때, 많은 전문가들에게 많은 자료를 받으면서 오래 고민하시는데, 그러면 오히려 관점이 흐려지고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먼저 자신의 상황을 고려해서 어떤 지역으로 들어갈지 먼저 생각을 해 두시고, 정말 믿을 만한 전문가 1명과 기간을 정해 두고 자세히 상담하시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입지 환경이라는 것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개원 전 3~6개월 기간 동안 집중해서 정하는 게 좋습니다. 1년 후에 개원할 것을 생각하며 자료를 찾으면, 그때 가서는 또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 많은 것이 변해 있습니다. 개원 생각이 있으시다면 지금 바로 짧게 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 동안 집중해서 좋은 입지를 잘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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