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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난 발생시 ‘응급실→병원’으로 의료인력 활용 범위 확대해야(Ⅰ)

대한응급의학회 최성혁 이사장 ㆍ 김현 기획이사

서울아산병원의 간호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필수의료에 대한 많은 관심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에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재난 현장에서의 응급처치와 이후 병원에 후송돼 치료가 이뤄지는 응급실에 대한 관심과 개선 요구가 커져가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가 동절기동안 다시 큰 규모의 형태로 재유행이 찾아오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과 함께 코로나19를 비롯해 앞으로 추가로 찾아올지도 모를 신·변종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감염병 전파가 쉬운 현재의 응급실 구조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재난을 비롯해 응급상황 발생 시 소방과 함께 1차적으로 재난 대응을 맡게 되는 응급의료와 관련해 현재 우리나라는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근본적인 원인과 함께 이를 개선할 방안은 없는 것인지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대한응급의학회 최성혁 이사장과 김현 기획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감염병 대응과 관련해 현재 응급실 환경은 어떻고, 문제점과 해결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우리나라 응급실이 20년 전과 비교하면 굉장히 많이 발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병원에 국민들이 방문하면 시설도 많이 좋아지고 환경적인 면에서 미국·유럽의 좋은 병원과 비슷한 수준이라 생각하시는데, 그건 외래·입원실 한정일 뿐이지 응급실은 아직도 전시상황에서 텐트 하나 사이를 두고 다른 환자가 있는 야전병원 형태를 띄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공간이 감염병에 아주 취약한 구조라는 것에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터진 메르스 사태 때도 응급실이 감염병이 퍼지는 원천이 됐으며,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격리 구간의 부족 문제 등이 제기됐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응급실 구조 자체를 1인실 중심의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다만, 응급실 구조 자체를 1인실로 전환 시 병상 수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으므로 한 번에 구조 자체를 개선하지는 못하더라도 응급실에서 일정 치료가 끝나고 입원을 위해 대기하는 공간만큼은 1인실로 만들어서 환자들의 프라이버시도 보호하고, 감염병 관련 재난 발생시 감염병 대응 구역으로 전환·운용하는 방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우리나라도 1인실 모델을 해서 성공한 병원 모델들이 있다. 그러한 모델들을 일반화 하는 방향으로 가되, 대학·대형병원 등에서도 일정 투자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1인실 응급실 운용은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이므로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그 밖에 중앙감염병병원과 같은 중앙에 큰 병원을 빠르게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Q. 재난 대응과 현재 응급실 환경은 어떻고, 문제점과 해결방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A. 재난 대응과 관련해서는 현재 소방청과 보건복지부 등 여러 정부 부처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보통 소방에서 먼저 움직이고, 이후 권역응급의료센터 등에서 ‘재난의료지원팀(DMAT)’이 출동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이제 DMAT이 출동을 하게 되면 응급실 인력은 줄어들게 되므로 병원 내 다른 인력들이 응급실로 내려와 환자를 같이 보면서 재난으로 인해 발생한 응급환자 등을 돌봐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해당 부분에서 약한 부분이 있다.

특히 재난 대응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재난을 겪으면서 메뉴얼이 기존 대비 향상되지만, 향상된 메뉴얼의 내용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며, 메뉴얼 또한 응급 대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병원 차원의 재난 대응 관련 계획 마련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응급실 또는 응급의학과에서 재난에 의해 발생한 환자들을 모두 수용해 치료할 수 없다. 외과와 내과 등 다른 진료과로 재난 대응 범위를 확장해야 하며, 재난 발생 시 의료대응과 관련한 연습을 통해 실력이 축적되어야지만 현장에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음을 당부하고 싶다.

이외에도 재난 대응과 관련해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 위와 같은 문제에 대처할 것인지, 그리고 재난 발생 시 어떻게 콘트롤타워를 구성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인력을 재난 대응 인력으로 지원할 것인지 등에 대해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 생각한다.

Q.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관심이 높아진 심폐소생술처럼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도움이 되는 지식·행동에 대한 홍보·교육 등이 적절하며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보시나요?

A. 심정지 환자가 생겼을 때 바로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을 ‘바이스탠더 심폐소생술’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서 아직 많이 낮다. 

심정지 환자의 심장을 돌아오게 하려면 무엇보다 심정지 환자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이 심폐소생술로 초기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심폐소생술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장소가 가정에서 일어나는데, 이는 한 가정에서 지내는 가족을 살릴 수 있는 사람은 가족이라는 것이다.

물론, 심폐소생술 교육 등 관련 지원은 국가·학회·단체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지원 범위가 넓어지고 더 깊어져야 하며, 심폐소생술은 교육을 받은 사람이 제대로 된 심폐소생술을 실시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예산 확보가 반드시 이뤄져야만 하는 사안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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