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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국립중앙의료원이 국가 중심 병원으로 제대로 기능할 수 있어야”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규모 축소 불수용 결정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제대로 지어야 합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가 17일 이 같이 외치며, 지난 16일 임시 총회에서 압도적인 비율(98%)로 기재부이 통보한 본원 526병상 포함 총 760병상 규모로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불수용하기로 결정했음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1958년 외국의 원조로 지어진 노후화된 시설과 민간 의료기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규모로 인해 그동안 국민들이 기대하는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지 못해왔으며, 정부가 약속한 대로 하루빨리 제대로 된 신축 이전이 되기를 지난 20년간 소원해 왔음을 전했다.

그러나 최근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사업 축소 결정은 현재의 병원 규모로 건물만 새로 지으라는 통보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라고 호소했다.

특히, 협의회는 그간 정부는 시장 논리로 충족되지 않아 국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외상 ▲응급 ▲감염병 ▲심뇌혈관질환 ▲모자의료 등 필수중증의료 분야에 대해 국립중앙의료원의 기능 강화를 통해 인프라를 마련할 것으로 국민들에게 약속해 왔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본원(모병원)의 규모를 늘리지 않고 감염과 외상 병동만 추가로 얹는다고 필수중증의료 기능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며, 본원에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과 우수한 진료 역량이 평소에 구축돼야 적시에 필수중증의료 대응이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감염병 위기 등의 재난 상황 시에 필수의료 및 의료안전망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필수의료의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임상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지방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중심기관으로써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총 1000병상 이상 (본원 800병상)의 규모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협의회는 해외 유수 감염병병원의 경우에도 모병원(본원)은 감염병 위기 시 감염병 병원을 지원함과 동시에 일정 규모 이상의 필수병상 유지를 위해 대규모의 모병원을 운영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 탄톡생병원은 음압격리병상 330병상과 모병원 1720병상을, 홍콩 감염병센터는 음압 격리병상 108병상과 모병원 1753병상을, 독일 샤리떼 병원은 음압 격리병상 20개 병상과 모병원 3001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협의회는 기재부에서 통보한 신축‧이전 사업 규모로는 공공병원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적절한 의료제공도 불가하다고 꼬집었다. 

구체적으로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전체 내원 환자 중 의료급여환자 등 취약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상급종합병원 대비 월등하게 높은 상황이며, 특히 협의회 측은 “복합적 질환과 임상적 난이도가 높은 질환을 가진 취약계층 환자에 대한 적정한 진료는 국립중앙의료원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회적 약자에게 적정진료를 제공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새로 짓는 병원마저 병원 규모의 한계로 인해 취약계층에게 적정진료를 할 수 없다면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안전망은 포기해야 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책 당국을 향해 “국가 공공의료 중추 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의 발전을 위한 계획이 과연 있는지 묻고 싶다”라면서 기재부가 지적한 낮은 병상이용률에 대해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논의가 20년 넘게 지지부진한 가운데 제대로 된 투자도 없었던 것과 메르스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입원해 있는 기존 환자들을 억지로 내보내 가며 감염병 대응을 하게 한 요인도 고려한 것은 맞는지에 대해 의문을 드러냈다. 

끝으로 협의회는 “국립중앙의료원이 감염병 위기 등의 재난 상황 시 필수의료 및 의료안전망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진료권 내 병상 수라는 산술적인 기준으로 규모가 결정돼서는 안 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에는 기존 의료기관과 비슷한 또 하나의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라 그동안 없었던 제대로 된 국가 병원이 필요하며, 우리 사회와 미래 세대 위해 지금 만들어야 함을 제언했다.

아울러 의료기술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고 공공의료의 중추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정 투자가 반드시 필요함을 밝히면서, 국립중앙의료원이 국가 중심 병원으로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신축·이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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