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인터뷰

인기 많은 병원의 직원 교육과 관리 비법, 경영 팁은? (Ⅱ)

BBG네트웍스 이동진, 김은희 대표

진료만 잘한다고 병원이 잘 되는 건 옛말이다. 진료는 기본이고 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직원 관리와 경영이다. 개원의들에게 직원과 경영은 큰 숙제다. 굴러가는 데 문제만 없으면 되지 크게 중요한가 싶기도 하지만, 이런 점들이 환자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기 마련이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신경 쓰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지만, 잘되는 병원들은 이를 놓치지 않는다. 43개의 네트워크 지점을 운영하며 총 83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BBG네트웍스도 마찬가지다. 수건, 침구류 고르기부터 직원 교육까지 모든 곳에 세심한 손길이 닿아 있다.

BLS의원과 톡스앤필을 잘되는 병원으로 이끈 직원 교육 방법과 경영 팁을 이동진, 김은희 대표에게 물어봤다. 또 네트워크 병원이 아닌, 개인 병원을 위한 팁도 들어봤다.


Q. 많은 개원의들이 직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BBG네트웍스에선 직원 교육과 관리를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A. [김은희 대표] 병원에서 원장님과 직원이 같은 얘기를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병원에선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 병원이 너무 많다.

우리는 직원이 입사할 때부터 멘토, 담당자를 붙여 월별로 계속 교육이 들어간다. 주차별로 평가하고, 정직원이 되기 전까지도 평가하는데, 그 평가에 통과하지 못하면 정직원이 될 수 없다. 정직원이 되고 나도 또 다른 멘토가 붙고, 그 위에 선임자, 그 다음 선임자를 붙여 계속 테스트한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를 때까지는 단계별로 계속 교육을 받게 돼 있다.

그리고 전체 컨퍼런스를 열어 다시 교육을 한다. 그 교육을 다 들어야지 진급을 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시스템을 우리 교육팀이 지점에 가서 꾸준히 알려준다. 가끔 각 지점에 미스터리 쇼퍼를 보내고, 원장님들에게 피드백을 보내는 등 계속 교육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

[이동진 대표] 한마디로 말해 체계화된 교육 시스템이 있다. 주먹구구식으로 그때그때 교육하는 게 아니라, 연간 계획표를 짜고 계획 하에 교육을 한다. 그리고 적절한 피드백을 통해 지점 원장님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마케팅만 하려는 네트워크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김은희 대표] 다른 일을 하다가 남편을 통해 이쪽 일로 들어왔는데, 와보니 직원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딴 소리를 하고 있었다. 원장님이 다른 소리하고, 밖에서 다른 소리하고, 이 직원 저 직원 다 다른 소리하고. 그러면 병원에 대한 신뢰가 하나도 없어진다. 직원들이 같은 말을 하게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공부를 시키기 시작했다. 병원의 신뢰도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 날 때마다 레포트도 쓰게 했다.

직원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원장님들이 꼭 아셔야 하는 게 직원들이 많이 아는 것보다 기본적인 걸 잘 알고 있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옷 가게 직원이 이 옷이 면인지, 나일론인지, 이 옷을 어떻게 빨아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런 걸 모르는 무지한 상태에서 판매하는 것과 알고 파는 건 다르다. 그런 마음으로 교육을 시작했고, 그게 BLS와 톡스앤필 프랜차이즈를 만들 수 있었던 힘이자 우리 네트워크가 커질 수 있는 발판이 됐다.

Q. 네트워크가 아닌, 개인 병원을 개원하고자 하는 의사들에게 병원 경영에 대한 팁이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이동진 대표] 나도 원닥터 클리닉으로 시작했는데, 원닥터 클리닉을 개원하려면 진료의 퀄리티가 보통 이상이 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래야 기본적으로 병원이 운영이 가능하고, 진료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계속 같은 말의 반복인데, 결국은 진정성이다. 진료를 잘 볼 수 있는 상태에서 마음가짐에 진정성이 있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 떠나게 돼 있다. ‘어떻게든 이 사람을 좋게 만들어 놓겠다’는 등의 의지가 본인한테 있어야지 긍정적인 효과를 주변에 미친다. 그게 직원한테도 미치고 환자한테도 전달된다. 그 환자가 또 다른 환자를 데리고 오기도 하고, 결국은 마케팅이다. 좋은 결과를 누적시키고 내 단골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김은희 대표] 개원 시 경영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개원을 준비하는 것도 괜찮다. 가족이 제일 좋은 것 같다. 아니면 똑똑한 행정 직원을 따로 구하는 것이 좋다.


Q. ‘이건 꼭 해라, 웬만하면 이런 건 하지 마라’와 같은 게 있는지요?

A. [김은희 대표] 법 관련 문제는 잘 지켜야 한다. 직원들한테는 그냥 있는 그대로만 해주시면 된다. 직원이 나온 첫날에 계약서를 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노동법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노무사와 계약해서 바뀌는 법에 반드시 신경 쓰도록 해야 한다. 

직원들한테 잘해주면서 근무를 조금 더 시키는 분들이 있다. 그리고 나중에 그 근무 조금 더 시킨 것 때문에 노동법에 걸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신다. 신고 받고 ‘내가 이렇게 잘해줬는데 직원들 너무하다’면서 호소하시곤 한다. 나도 ‘직원들도 내 마음 같겠지. 내가 이만큼 줬는데, 그거 모르겠어?’ 생각한 적이 있다. 직원들은 그 마음을 잘 모른다. 이전 직원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고 아예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분들이 있다. 그리고선 그다음 직원한테 못되게 구시는 등 중간 없이 가시기도 한다. 그럼 악순환이 된다.

직원들과 가족처럼 친해지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가족은 가족이고, 직원은 직원이다. 원칙대로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요즘 세대는 정확한 걸 좋아하니 그렇게 해주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이동진 대표] 나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호의와 믿음,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상한 분들도 많지만, 기본적으로는 나를 찾아준 환자에 대한 호의가 있어야 한다.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니 어떻게든 좋게 해주겠다’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

환자가 들어올 때부터 ‘내가 이 사람을 상대로 어떻게 덤터기를 씌워서 돈을 벌까’라는 생각은 최악이다. 이건 진짜 오래 가지 못한다. 본인의 속마음은 정말 빨리 들키게 된다. 환자들은 정말 빨리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