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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혈관 중재시술 네비게이션, 실시간으로 진단 보조합니다”

메디픽셀 송교석 대표 인터뷰 - 최근 미국 FDA 승인 및 특허 등록… 올해 매출 원년으로 삼고 ‘세계 1위 도약’ 다짐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수많은 데이터를 단시간에 분석 및 처리, 작업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은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판단 과정에 정확도와 효율성을 더하며 의료의 질을 높여준다.

메디픽셀의 ‘메디픽셀 XA’는 심혈관 중재시술을 보조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수술이 아닌 시술을 통해 심혈관질환을 치료하려면, 먼저 환자의 상태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때 인공지능은 환자의 혈관의 두께를 분석하고, 시술이 필요한 병변과 스텐트 추천 등 다양한 정보를 1~2초 안에 제공해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이와 같은 인공지능과 심혈관 질환 치료의 결합은, 미래의료를 위한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 FDA 승인과 함께 국내시장 확보는 물론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메디픽셀의 송교석 대표를 메디픽셀 사무실에서 만났다.


Q. 메디픽셀과 대표님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메디픽셀은 심혈관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만들고 있는 회사입니다. 저는 2017년에 메디픽셀을 창업하고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송교석이라고 합니다. 

Q. 메디픽셀의 ‘심혈관중재시술용 AI 솔루션, 메디픽셀 XA’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A. 많은 분들이 모르시지만, 심혈관 질환은 전세계적으로 사망 원인 1위의 질환입니다. (2020년 워싱턴의대 연구팀 발표). 또한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심혈관 질환의 발병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심혈관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 예전에는 수술적 방법을 이용했다면, 최근에는 수술보다는 비침습적인 시술을 훨씬 더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심혈관 중재시술이라고 하면 먼저 환자를 진단하고 최종적으로는 스텐트 시술을 통해 치료를 하는 단계로 진행됩니다. 저희는 심혈관 중재시술에 있어 의사들이 더 효율적이고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함으로써 환자의 예우를 좋게 하고 효용을 강화하는 그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심혈관 질환의 진단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형태적으로 의사 선생님들이 눈으로 심혈관을 보고 진단하는 방법이 하나 있고, 기능적 진단이라고 해서 혈류가 궁극적으로 얼마나 잘 흐르는지 디바이스를 이용해 측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형태적 진단법과 기능적 진단법이 다 굉장히 중요하고 많이 쓰이고 있는 기법이기 때문에 이것들에 있어 좀 더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면 어떨까 해서 2018년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이것을 굉장히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저희 제품들을 만들었습니다. 

Q. 그동안에는 심혈관 중재시술이 어떻게 진행됐으며, 메디픽셀 XA는 그 과정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나요?

A. 우선 형태적 평가에 대해 말씀드리면, 형태적 평가라는 게 말 그대로 의사 선생님들이 환자의 심혈관의 상태를 엑스레이로 조형한 다음에 그걸 눈으로 보고 판단을 하게 되거든요. 아무래도 사람의 눈이라는 것은 때로는 부정확할 수도 있고, 관찰자 간의 편차가 생길 수도 있죠.

그러다보니 한 10년 전부터 “이것을 컴퓨터를 이용해 정량화하자”라는 움직임은 사실 있었어요. 기존에도 비슷한 제품들이 몇 개 있는데, 그 제품들은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아 정확한 정량화 및 진단을 위해 여러가지 오퍼레이터의 수작업을 필요로 했고,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결국 심혈관 중재시술 과정 내에서 쓰이지 못했죠.

저희는 그 점에 착안했고, 많은 의사 선생님들이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실시간으로 협착의 정도, 병변의 상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 굉장히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다”라고 제안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Q.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료기기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나요?

A. 정확도는 의료기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의료기기 소프트웨어에서 요구하는 여러 가지 것들이 있고, 저희는 갈수록 엄격해지는 매 단계, 기준들을 통과해 국내 식약처와 미국 FDA의 인증을 받았습니다.

의료기기 인증을 위해 임상시험을 할 때 프로토콜이라는 게 있습니다. 프로토콜에는 인클루전 크라이테리아(inclusion criteria)라고 해서 어떤 병변에 대해 어떤 경우에 우리 제품이 쓰일 수 있느냐 하는 ‘포함 기준’이 있는데, 이 인클루전 크라이테리아 범위 내에서 매우 정확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인공지능 데이터의 축적은 어떻게 이뤄졌고, 소프트웨어에서는 어떻게 활용하나요?

A. 데이터라는 것은 사실 저희처럼 의료 AI를 하는 회사들의 입장에서 정말 중요하고,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매우 획득하기 어려운 자원이기도 합니다. 의료 데이터에 대해서는 저희가 직접 획득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은 병원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을 진행하게 됩니다.

병원과 연구 목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는 계약을 맺고, IRB(의학연구윤리심의위원회)라는 병원 내부의 심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최근에는 데이터 소심의위원회를 거치기도 하는 등 병원에서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저희도 그런 과정을 거쳐 데이터를 활용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가 지금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것에는 ‘심혈관 조영 영상’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7천 장 이상의 조영 영상을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어떤 심혈관 조영 영상이 들어오더라도 그것들을 정확하게 분할(세그멘테이션)해내는 기능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 저희가 인공지능을 1차로 활용을 했고요.

그리고 최근에는 기능적 진단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그 제품 같은 경우에는 2개의 혈관 조영 영상을 얻어서 양쪽 이미지에서 동일한 점을 기존처럼 오퍼레이터가 수동으로 찍지 않아도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하는 부분에서 현재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그것을 통해 제품의 성능과 기능을 점진적으로 추가해나가고 있습니다.


Q. 최근에 미국 FDA 승인과 특허를 취득하게 된 계기와 그 과정에서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처음에 대담하게 도전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걸렸습니다. 최근 3월 22일로 첫 번째 제품(Medipixel XA, 모델명:MPXA)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오래 걸렸던 이유는 저희가 ‘이 정도로 하면 되겠다’ 생각했던 인구 통계학적 정보들의 기준과 FDA에서 생각하는 게 좀 다른 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한국 환자들에게 학습된 인공지능 엔진이라는 것이 과연 다른 인종의 환자 데이터에 대해서도 잘 적용이 될 수 있겠느냐, 좋은 성능을 보일 수 있겠느냐’라는 이슈가 있었고, 저희도 그런 부분에 대해 예상해 FDA 제출 전에 이미 글로벌 영상기기 기업 ‘필립스’로부터 투자를 받아 세 차례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었습니다.

그래서 인종에 대한 것들은 이제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고, 한국에서의 임상 결과를 제출했는데 결과적으로 거기에 대한 수정 요청을 받았습니다. FDA는 미국에서의 인증이기 때문에 미국 환자들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해서, 미국 환자들에게 검증하는 단계를 거쳐서야 FDA 인증을 받게 됐습니다.

특허 같은 경우에는 특정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도 물론 있지만, 그것보다도 저희가 경쟁사의 특허를 침해할 우려가 없도록 하는 FTO(Freedom-To-Operate, 특허 침해 분석) 측면이 더 큽니다. 경쟁사의 특허에 대해 분석을 하고, 왜 침해 요소가 있는지, 그것을 우리가 어떻게 회피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분석하는거죠.


Q. 의료기기가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메디픽셀에 대한 국내 시장에서의 반응은 어떻고, 지원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까요?

A.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이 다른 선진국보다 좋은 측면도 많다고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시장 자체는 전세계 시장 규모에 비해 굉장히 작은 포션(portion)입니다. 

저희 같은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우리나라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시장으로서, 전세계로 나가기 전 한국의 의사 또는 환자들에게 효용을 주는 제품을 만들고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산업 특성상 국가별 다양한 규제와 관련 법규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적으로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의료기기 인증을 받는다는 것이 해당 국가에 진출할 수 있다는 나갈 허가를 받은 것이지, 무조건적인 성공과 흥행 보증 수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품이 판매되려면 보험이 가능해 수가를 받는 등 전제조건이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의료 AI 제품들이 시스템과 제도의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고, 미국 등 다른 국가 역시 한국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와 제약으로 저희는 여러 가지 돌파구를 찾아봐야 했고, 3년 전부터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구축과 협업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필립스라는 글로벌 기업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됐고, 2021년 시리즈 A 라운드에서 필립스로부터 투자뿐만 아니라 파트너십 계약도 유치해서 전세계에 있는 필립스의 채널을 같이 활용할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저희 같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는 하드웨어와 같이 결합할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면이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을 고려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희 메디픽셀에게는 글로벌 기업과의 선제적인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노력이 곧 해외진출에 윤활유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을 하고, 최근 국내에서도 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 지원을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수많은 의료 AI 기업들이 생겼고, 그중에는 정말 뛰어난 제품들도 있습니다. 한국기업이 개발한 AI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제품이 드넓은 세계 무대로 나가기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성공이 선행돼야 하며, 끊임없는 제품의 유효성 검증을 통해 비즈니스를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나라에서도 신의료기술이라든가, 평가 유예라든가, 혁신의료기술 선정 등으로 다양한 판로를 열어주고자 노력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고, 제도와 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의료 AI 회사들이 국내에서 기반을 확고하게 다져서 해외로 나가는데 더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Q. 메디픽셀의 향후 계획 및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올해는 창립 6주년이 되는 해로, 매출 원년으로 잡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잘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저희 제품들이 지금 20여 개 종합병원에서 이미 임상 시험을 하고 있고, 많은 심장내과와 순환기내과 의료진들께서 제품을 직접 시술실 내에서 사용하며 인사이트를 얻으시고 또 다른 좋은 제안도 많이 해 주시는 그런 상황입니다.

국내에서 매출을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는 세계 시장에서의 성공에 도전할 것입니다. 전세계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근래 미국 FDA 인증을 통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상태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접수되는 메디픽셀 제품 관련 문의들에 대해 이제 FDA 인증으로 답변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조만간 인도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국내 병원을 포함해 궁극적으로 전세계 시장과 어느 병원 시술실에서든지 저희 제품을 볼 수 있는 그 날이 오기까지 정진해나가겠습니다.

의사 선생님들에게 말로 저희 제품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우리나라 의료진 수준이 세계적으로 굉장히 우수하기 때문에, 새로운 의료기기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혁신적인, 인공지능 의료기기를 한번 직접 사용하고 나서는 “정말 1~2초 만에 내 생각과 동일한 결과를 보여주니 깜짝 놀랐다”고 하시는 반응이 대부분이고, “시술실의 네비게이션 같다”고 말씀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의료진들께서 혁신적인 의료기기를 직접 사용해보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고, 저희 같은 혁신의료기기 기업들도 좋은 제품을 만들테니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메디픽셀은 아직은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대담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2028년까지 전세계에서 중재시술 분야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1위가 되는 것이 목표이고, 그러기 위해 ‘2027년 매출액 1,000억 달성’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정진하고 있습니다. 세계 1위가 되는 날까지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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