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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전공의노조, 전공의법 개정안 추가개정 촉구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미 보건복지위원회 의결 당시 밝혔듯이,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이하 본 노조)은 노동·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의 의지를 존중하며, 지지한다. 

그러나 전공의법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부분에서 미흡하다. 이에 본 노조는 국회에 즉각적인 추가 개정 논의를 촉구한다.

본 노조는 지난 입장문(9.23)을 통해 ▲‘주 80시간제’가 유지된 점, ▲법 위반에 대한 솜방망이 규제와 관리·감독 부재에 대한 대책이 없는 점을 지적하였다. 오늘은 보다 구체적인 ‘2차 개정안’의 다섯 가지 내용을 제안한다.

① 전공의 노동권 및 환자 안전 확보를 위해 수련시간을 실질적으로 단축해야 한다.

전공의는 최장 주 88시간까지 일을 시킬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된 유일한 직업이다. 과로사 판정의 주요한 기준이 12주 연속 1주 평균 60시간 근로임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생명권 침해다. 2019년 전공의 과로사는 물론, 최근 청년노동자들의 과로사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더 이상의 비극은 막아야 한다.

최소한 과로사를 예방할 수 있는 근무시간을 도입하고, 과도한 야간근무를 제한하라.

② 전공의 1인당 적정 환자 수를 법제화해야 한다.

전공의들이 과도하게 배정된 업무량 때문에 양질의 수련은커녕, 정상적인 진료행위조차 위협받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1인당 환자 수 제한에 대한 논의는 이미 진행 중이며, 2023년 국가인권위원회는 간호사들의 1인당 환자 수를 법령에 규정하라고 복지부에 권고한 바 있다.

전공의 1인당 적정 환자 수 유지를 의무화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라.

③ 전공의법 위반 병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라.

근로기준법이 규정한 노동시간을 위반하면 2천만원 이하의 벌금, 2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벌칙이 주어지지만, 사실상 전공의들의 근로기준법인 전공의법은 위반하더라도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뿐이다. 그마저도 1년에 한 번, 여러 건을 묶어서 처리하는 솜방망이 과태료로, 현장에서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다른 안전 법안의 상식에 준하는 처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전공의법 위반에 대한 누진적 처분 및 형사처벌 조항을 도입하라.

④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노사 협의기구’ 성격으로 개편하고, 수련병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는 평가의 대상이 돼야 할 병원협회가 오히려 수련환경평가를 위탁받아 스스로 평가하고 있는 모순된 상황이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구조를 정상화해야 한다.

수평위의 노사 협의 기능과 노동 감독 기능을 강화하라.

⑤ 수련시간 단축 및 1인당 환자 수 감소에 따른 대체 인력 배치를 의무화하라.

그동안 전공의들은 ‘내가 빠지면 동료가 더 괴로워지는’ 구조 속에서 희생을 강요당해 왔다. 이 악순환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입원전담의의 추가 채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지원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

업무 공백 해소를 위한 대체 인력 지정을 의무화하고, 정부의 인력 충원 책임을 명시하라.

위 다섯 가지 요구사항은 모두 전공의의 권리만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본 노조는 환자 안전과 의료체계 개선이라는 의사 본연의 목적의식을 견지하며, 전국의 전공의 노동자를 대표해 정부와 국회에 신속한 전공의법 재개정 논의를 촉구한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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