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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사설]일동제약에 대한 적대적 M&A, 의약계 용납 안돼!

최근 보건의약계는 29일 열릴 일동제약의 주주총회가 ‘사외이사 및 감사선임 안건’을 놓고 표대결 양상까지 치닫고 있는 극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크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사태가 혹시 일부 주주의 경영권분쟁의 성격을 띤 적대적 M&A 의도가 숨겨져 있지 아닐까 우려하는 인사도 많다.

일동제약측이 밝힌 바에 의하면 이번 분쟁 당사자인 안희태씨가 오래 전부터 경영권 참여를 위해 공-사적으로 집요한 요구를 해 왔고 일동측이 이를 받아 드리지 않자 법정 소송을 통해 주총 안건으로 채택하도록 이르렀다는 것. 안 씨는 이번 주총에 임하면서도 자신이 추천한 이사 및 감사선임을 위해 공시와 주식토론장 등을 통해 회사 이미지에 영향을 줄만한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어 자칫 이번 29일 주총이 일동제약에 대한 성토와 회사 이미지 실추의 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내-외 인사들이 많다.

안 씨의 이러한 주장이 자못 알려지면 자칫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을 우려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 왔던 일동제약측도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회사의 이미지와 신뢰가 실추될 것을 우려해 최근 공식입장을 내놓고 있다. 일동측은 “안 씨가 내세운 사외이사 2명은 법률 및 회계분야 전문가로 제약사 운영에 경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법상 상장법인의 이사총수인 8명으로 업무수행이 충분한 상황에서 2명을 더 추가 시키는 것은 경비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분쟁요인인 일동제약 감시기능의 불투명한데 대한 안씨측 주장에 대해 일동제약측은 “감사는 상근 감사 1인 이외에, 회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감독할 수 있도록 비상근 감사를 선임하고 있는데, 지난 2006년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안희태 씨의 부친 안준찬 씨를 비상근 감사로 선임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이사회의 감독과 운영 및 감사 업무를 수행토록 한 바 있다”고 밝히면서 “안 씨측의 감사 추천인 역시 관련 업무 수행 경험과 역량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되어 회사측이 증권감독원 감사국장 출신을 추천해 투명경영을 더욱 확고히 할 방침을 세웠다”고 부연했다.

이외에 안 씨가 강하게 성토하고 있는 건실한 자회사인 일동후디스의 회사 지분율을 33.3%로 줄여 지분구조와 투명성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그간의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일동측은 “1997년 일동제약이 인수할 당시 남양산업(현 일동후디스)은 거의 망해가던 회사였고, 더욱이 인수 이듬 해 IMF 사태로 인해 모기업인 일동제약 마저 워크아웃의 경영위기를 겪고 있었던 상황에서 일동후디스에 대해 현금 대여나 지급 보증 등 아무런 지원도 할 수 없었다”는 것. “이에 따라 누적결손금이 눈사탕 처럼 늘어나 고사 상태에 있던 회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일동후디스 임직원들이 퇴직금을 중간 정산 받고 사재까지 털어 유상증자로 회사를 살리는 과정에서 회사 지분이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금기 대표이사가 더 많이 사재를 털어 증자에 참여하는 등 솔선수범을 보였기 때문에 일동후디스가 극한의 어려움을 딛고 오늘과 같은 일동제약의 알짜 계열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해명이다.

이처럼 안 씨측의 주장내용이 투명경영 확보를 내세운 경영권 참여의 속내가 아니냐는 의아심을 갖게 하자, 제약계는 물론 보건의약계의 많은 인사들이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올해로 창업 68년을 맞은 일동제약의 그 간에 뿌리 깊이 색인해온 “약사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는 正道經營의 表象”이란 기업 이미지에 실추가 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일동제약은 제약회사로써는 그 유례을 찾기 힏들 정도로 창업자인 윤용구 회장을 비롯해 2세 윤원영 회장 및 전문경영인 이금기 대표이사 모두 약사이고 임원 중 전문약사가 가장 많은 곳일 뿐만 아니라, 지난 1980년대 까지만 해도 전 영업사원을 약사출신으로 구성해 판매라는 개념 보다는 약품정보를 바르게 전달하는 디테일식 마케팅을 전개해 온 제약회사이다. 때문에 의약품 유통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약가질서 문란문제가 불거질 때 마다 정부나 업계가 현 이금기 대표이사를 내세워 거래질서 확립문제를 해결하도록 요망해 왔고 그 신망으로 제약협회의 오너대표로만 협회장을 뽑는 관례를 깨고 사상 유례 없이 이금기 전문경영자에게 협회장을 맡기는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특히 일동제약은 윤용구 창업회장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 까지 반드시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는 자본과 경영이 분리된 투명경영의 대표적 제약회사로도 널리 알려져 왔다.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초일류 기업”이란 기업이념에서부터 ‘인간존중’-‘품질경영’-‘가치창조’란 경영이념이 보여 주듯이 지난 70여 년을 “인간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우수 의약품의 개발과 공급을 위해 한결같이 최선을 다해 온 이 나라의 대표적인 제약회사”이다.

이러한 ‘정도경영’의 표상인 일동제약의 기업이미지와 신뢰성이 실추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이와 관련 보건의약계는 어떠한 경우라도 일동제약의 ‘정도경영’에 흠집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며 더 더구나 적대적 M&A와 같이 경제적 수단 등으로 이용된다면 고고한 70여 년의 역사가 한 순간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릴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도 짙다. 29일의 주총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발행인 진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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