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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신년사] 新 가치관으로 官民 협력을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庚寅年 ‘백호랑이 해’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다사다난했던 2009년과는 달리 2010년은 왠지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지난해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신종플루 등으로 전세계가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고 우리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의료계는 원외처방약제비 환수 문제부터 원격의료 허용에 따른 논란, 그리고 팽팽한 의견 대립 끝에 결정된 수가계약 등 갈등의 연속이었습니다.

또한 해외환자 유치 알선 허용과 대법원의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인정을 계기로 존엄사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의협 경만호 집행부가 출범했고 의사국시 실기시험이 처음 시행 되었으며 NST 환불사태 그리고 영리법인 허용논란 등 뜨거운 이슈로 시끄럽던 한 해였습니다.

제약업계 역시 경제불황에 허덕이던 업계를 더욱 고통스럽게 했던 한 해였습니다. 탈크사건을 비롯하여 해묶은 리베이트사건이 터져 걷잡을 수 없는 불신의 회오리에 말리기도 했습니다. 그 여파로 제네릭 약가인하를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커졌고 결국 정부의 무더기 약가인하 조치와 함께 약가 및 유통선진화 방안이 강구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주목을 모았던 '저가구매인센티브 제도'는 잠시 수면위로 떠오르다가 잠적한 상태지만, 언제 또다시 들먹여질지 모를 위압요소인 것 만은 분명합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사와 다국적사간에 실랑이를 폈던 해외설명회문제를 공정위가 산뜻하게 결론을 내려 리베이트 척결에 한가닥 희망을 보인 점이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올해는 지난 해에 결론을 못 내린 굵직한 많은 현안들이 재연될 것으로 보여 의료계나 제약계 모두 제도와 정책면에서 또 다시 뒤숭숭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올 해도 정부와 산업계간의 마찰과 불협화음은 불가피할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적 현안들은 시대적 상황과 가치관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를 풀어 나가는 해법도 시대상황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요청된다고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계와 제약계에서 가장 파급도가 높은 건강보험문제와 약가제도를 보더라도 외관상으로는 정부와 관련 산업계와의 견해차이와 갈등에서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모순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치유하려 들지 않고 그 때 그 때 미봉책 또는 안이한 대처로 일관해 왔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경과하면서 곪아 터지게 된 것입니다.

건강보험제도는 그 근원을 전국민의료보험제도에 두고 있어 사실상 22년을 넘기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제도의 변화는 건강보험재정의 급증에 따라 국민의 의료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만 경주해 왔지, 이 제도가 성립될 수 있었던 근간인 공급자측의 희생은 관심 밖이었고 어느 때고 불변해 왔습니다.

그 결과 의료산업과 제약산업은 국민건강보험의 동반자라는 측면만 정책에 강조되어 왔을 뿐, 양 산업이 지닌 국가 성장력 유망산업으로의 인식이나 정책적 배려는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요즘 의료기관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개원가와 병원의 도산사태, 그리고 대형병원의 환자쏠림현상은 이를 대표적으로 입증시킨 그릇된 정책관의 결과물들이라 하겠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여 의료산업을 육성 시키면서 건강보험을 끌고간다는 확고한 관점에서 정책을 개발한다면 해결방법은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예을 들어 개원가와 병원을 살리려면 의료전달체계에서 차등을 두고 있는 진료비의 차등폭을 더욱 늘리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면 실마리는 쉽게 풀어 나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약가제도 역시 마찬가지라 믿습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에만 몰두해서는 날로 더욱 치열해 지고 있는 세계 제약시장에서 국내 제약산업을 도태시킬 것이 분명합니다. 정부가 앞장서 선진국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연구개발 위주의 시책방향을 펴 나간다면 업계는 따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에서 개량신약이나 신약 개발에 대해 약가정책과 재정 및 세제에서 과감한 지원을 한다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리베이트와 같은 사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인식과 가치관도 숨가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정책은 창조성을 강조 합니다, 행정을 하는 쪽이나, 산업계가 아직도 낡은 가치관을 지니고 있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고 제2, 제3의 리베이트 사건이 터질 수 밖에 없습니다. 관-민 모두가 신 가치관을 창조하고 그 잣대위에서 오늘의 불거진 사안들을 들여다 본다면 문제의 실마리는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안이하거나, 과거의 관행이니까!, 혹은 산업 보다는 국가 정책이 우선이라는 낡은 의식을 과감히 벗어 던져야 하겠습니다. 이제는 건강보험정책도 유지 발전시키면서 산업도 살려 또 다른 성장동력을 키울 시기 입니다. 모두가 새로운 가치관으로 재무장해 근원부터 과감히 치유하는 정책국가로 거듭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메디포뉴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애정에 보답하기 위해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0년 새해에는 의료계와 제약계 모두 경제적 어려움 없이 풍족한 재정으로 뜻한 바를 이루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발행인 진 승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