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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국내 연구진, 간암 촉진의 작용원리 규명 발표

생명연, 간암억제 치료제 개발 새 기전 해외저널 게재

국내연구진에 의해 간암 촉진의 작용 원리가 규명돼 주목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의학연구센터 염영일 연구팀은 암 억제작용을 하는 항암성 물질인 TGFβ의 신호 전달체계가 간암에서 오히려 암을 촉진하게 되는 작용원리를 규명, 소화기학분야의 세계학술지인 ‘소화기학(Gastroenterology)’ 5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간암 환자에서 많이 분비되는 TGFβ가 항암성 생리활성물질(사이토카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암 전이를 촉진시키게 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TGFβ가 정상세포에서는 c-Myc이라는 세포증식유전자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암 억제유전자로 작용하나, 간암에서는 c-Myc을 억제하는 기능이 마비돼 있어 암 억제자로서가 아니라 오히려 암 전이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정상세포에서 TGFβ가 c-Myc을 억제해 항암작용을 하게 되는 것은 TGFβ가 TTP(tristetraprolin)라는 암억제 유전자를 발현시키고 이것이 c-Myc을 공격해 분해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TGFβ가 TTP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때 사용하는 독특한 모양의 분자스위치(CpG 스위치)가 존재함을 발견했다.

또한, 간암 세포에서는 이 스위치가 DNA 메틸화 현상에 의해 기능이 마비돼 있어, 그 결과 세포가 TGFβ의 암 억제 기능에 저항성을 갖게 됨으로써 간암 세포에서 TGFβ 신호전달회로의 기능이 암 억제 모드로부터 암 촉진 모드로 전환됨을 확인했다.

TGFβ는 다양한 상피세포와 조혈세포의 성장, 이동, 분화 및 사멸 (apoptosis) 등을 조절하는 다기능성 사이토카인으로써, 정상적으로는 사람의 상피세포 성장을 억제시키지만, 암 세포에서는 이 기능이 소실되고 오히려 암의 전이성 진행을 촉진시키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많은 암 세포에서 TGFβ 신호 전달체계의 이상이 발견되지만 TGFβ의 신호전달 기능들 중에서도 신생 혈관 형성, 암 세포 침윤 및 전이 등 암의 발생과 악성 진행에 유리한 기능들은 암세포에서 그대로 유지되면서도 오직 세포증식 억제기능만 선택적으로 소실됨으로써 암이 악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많은 암 연구자들이 노력을 해왔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는 간암에서 항암성 TGFβ 신호전달체계가 암 촉진성으로 변환되는 메카니즘을 새로이 밝힌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암환자 사망의 결정적 요인인 암 전이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TGFβ 신호의 기능을 정상화시킴으로써 암의 악성 진행을 조기에 차단하는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용어>
▲TGFβ
=Transforming growth factor beta 계열의 거대유전자군에 속하는 단백질성 cytokine으로써 세포 성장, 증식, 분화 및 사멸 등을 조절한다. 거의 모든 세포가 이에 대한 수용체(receptor)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의 혈소판에서 상처 치유 역할을 하는 것으로써 처음 발견되었다. 면역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세포의 종류와 발생 과정에 따라 다양한 생물학적 활성을 나타낸다. 모든 면역 세포들이 TGFβ를 분비한다.

▲c-Myc
=대표적인 암유발유전자(oncogene) 중 하나이며, enhancer box sequence (E-box)라는 일정한 DNA 부위에 결합하는 전사조절자로써 세포 증식이나 분화, 사멸 등과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중심적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세포에서 발현되는 전체 유전자들 중 약 15%의 발현을 조절하며, Wnt, Shh, EGF 등 다양한 세포 분열 신호에 의해 활성화된다. Cyclin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거나 암 억제 유전자인 p21의 발현을 억제시키면서 세포 증식을 유도하고, 리보솜의 RNA나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세포 성장을 조절하며, 줄기세포의 유지나 분화에 역할을 한다. 많은 암에서는 과발현돼 있어 세포 증식을 촉진시키게 된다.

▲TTP
=Tristetraprolin, ZFP36, TIS11, NUP475 등으로 불리며, 메신저 RNA의 3’ 지역의 꼬리 부분 (3’-untranslated region)에 AU 염기 밀집부위 (AU-rich element; ARE)를 가진 mRNA에 결합하여 mRNA를 분해시키는 전사 후 조절자이다. 주로 사이토카인이나 암 유발 유전자의 mRNA에 결합하여 이들을 분해시킨다. 암 억제 유전자로 알려져 있지만 암 발생 과정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대표적인 후성유전학적 변화 (epigenetic change)의 하나로써, DNA 메틸화효소들의 작용에 의해 핵산 염기인 사이토신 (cytosine)의 다섯 번째 탄소에 메틸기가 붙는 현상을 말한다. 일단 DNA 메틸화가 이루어지면 세포 분열 후에도 계속 유지된다. DNA 메틸화가 일어나면 대개 DNA 사슬의 공간적인 구조가 밀착되어 유전자 발현이 힘든 형태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DNA 메틸화는 유전자 염기서열은 바꾸지 않으면서도 유전자 발현을 억제시키거나, X 염색체가 두 개인 여성에서 하나의 X 염색체를 불활성화시키거나, 부모에게서 받은 유전자 중 어느 한 쪽의 유전자만 발현이 되는 imprinting 현상의 조절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암 세포에서는 암 억제 유전자들이 비정상적으로 메틸화 돼 기능을 상실함으로써 암 발생을 촉진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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