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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의협 역사상 초유 회장 탄핵사태 후폭풍

노환규 회장 강력반발…가처분 신청 받아들여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대의원총회에서 탄핵을 받아 임기 중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의료계 내부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져 가고 있다.

의협 대의원회는 지난 19일 임시대의원 총회를 개최해 노환규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탄핵)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178표 중 136표의 찬성으로 불신임안이 가결됐다.

이날 임총에서 대의원회는 사설 경호원 20여명을 의협회관 곳곳에 배치해 대의원이 아닌 이들의 회의장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노환규 회장조차 회의장 출입을 저지 당해 불신임안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소명기회는 커녕 경호원들과 몸싸움만 벌이고 말았다.

노환규 회장은 이번 불신임안 가결로 의협 106년 역사상 최초로 탄핵을 받아 물러난 회장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집행부와 대의원회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노환규 회장은 임총 개최 전부터 대의원회 불신임안에 대해 부당성을 지적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회원들이 선출한 의협회장을 대의원들이 탄핵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직접 모든 회원들에게 뜻을 묻겠다고 오는 4월 26일 사원총회를 개최하기로 했고,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 대회원 설문투표를 실시하기도 했다.

3일간 진행된 설문투표에는 의협회원 1만6376명이 참여해 이중 79.09%가 ‘노환규 의협회장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92.83%가 ‘노환규 회장 탄핵을 반대한다’고 밝혔으며, 81.55%가 ‘사원총회 개최를 찬성한다’고 밝혔다.

노환규 회장은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대의원회가 회원들의 민의를 거스르며 자신을 부당하게 음해하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더 나아가 자신을 탄핵한 대의원회 구조를 개혁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노 회장은 투표 참여자가 적었던 이유에 대해 “설문투표일수가 짧았고 설문투표에 대한 회원들의 피로도가 쌓였으며 진도 여객선사고에 의한 영향 역시 컸다. 무엇보다 전국 16개 시도의사회 중 12개 시도의사회에서 투표참여를 강력히 반대홍보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불신임안 임총을 주도한 조행식 대의원(인천시)은 노환규 회장이 주도한 설문투표결과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협 전체 회원의 20%에 불과한 회원들이 참여한 투표이며 노환규 회장의 지지자들만 투표에 참여했다”며 “오히려 100% 신임한다는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게 더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한 “노환규 회장은 회원들이 선출한 의협 회장을 대의원들이 탄핵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노 회장은 간선으로 당선된 회장”이라면서 “간선으로 당선된 회장이 전 회원에게 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이 오히려 넌센스”라고 주장했다.

조행식 대의원은 오는 26일 예정된 사원총회에 대해서도 “현 상황에서 사원총회를 강행하는 것을 말릴 생각은 없다”며 다만 “이로 인한 예산낭비와 후유증, 혼란 등 모든 피해들을 집행부가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노환규 회장은 대의원회의 탄핵결정에 대해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행식 대의원은 “정관규정에 명시된 적법한 절차로 불신임이 가결됐다. 효력정지 가처분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하며 “불신임안 발의요건이 대의원 81명의 찬성인데 95명이 찬성했다”고 말했다.

특히 “의협 정관에 회장 불신임이 사원총회나 회원투표를 통해 결정한다는 규정은 없고 모두 대의원총회에서 결정하도록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조행식 대의원은 “불신임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해봤자 결국 노환규 회장에게 부끄러운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