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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계명대와 동산의료원, 타지키스탄 시각장애학생 9명 개안 선물

계명1%사랑나누기 10주년, 동산의료원 개원115주년 기념 초청 수술


계명대학교 개교 60주년, 계명1%사랑나누기 10주년과 동산의료원 개원 115주년이 되는 올해, ‘세계를 향해 빛을 여는 대학’, ‘그리스도 사랑으로 인술을 실천하는 병원’의 기치를 실현하고자 시각장애인을 한국에 초청해 무료 개안수술을 실시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안과 의료진은 지난해 10월 타지키스탄을 방문해 사전 검사를 하고, 수술 대상자를 확정했다. 거기엔 이미 수술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시각장애아들이 많았다.

9명의 타지키스탄 학생들은 교장, 교감선생님과 함께 5월 12일 입국해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검사를 받고 다음날부터 개안 수술을 받았다. 16일 퇴원한 후에도 두 차례의 외래진료를 통해 수술경과를 확인했다. 22일 타지키스탄으로 돌아간다.

수술 후 밝아진 눈으로 그렇게 보고 싶었던 푸른 바다도 보러간다. 드라마에서만 흐리게 보았던 한국, 대구도 관광하고, 20일 계명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한다.

이들 중 8명의 학생을 수술한 동산의료원 안과 장성동 교수는 “선천성 또는 외상으로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어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시신경이 좋지 않거나 안구조가 틀어져 있는 학생들도 있었다. 좀 더 일찍 치료를 받았다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서서히 회복되어 며칠 후에는 더 좋은 시력을 되찾는 학생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산의료원은 개원 115주년을 기념해 오는 7월 5일부터 12일까지 타지키스탄에 또한번의 의료봉사활동에 나선다. 장성동 교수를 포함한 20여명의 의료진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에 수술 받은 9명의 학생들의 상태도 이 시기에 다시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무료 개안 수술은 (사)계명1%사랑나누기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개안 수술비를 비롯한 왕복항공료, 체제비 등 수술에 드는 제반비용 5,500만원을 전액 후원한 것이다.

올해 10주년을 맞는 (사)계명1%사랑나누기는 2004년 설립된 교직원 봉사단체로 계명대학교 교직원들이 월급의 1%를 모아 조성한 기금으로 국내외‘사랑’을 나누는 봉사활동을 전개해 왔다. 봉사자와 수혜자들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서비스 러닝(service learning) 정신에 입각하여 건전한 기부 및 봉사문화를 선도해 왔다.

계명대학교 신일희 총장은“타지키스탄 시각장애학생 초청 수술은 계명대학교와 동산의료원의 설립이념과 정체성을 실천한 사업이다. 오는 21일 한국-타지키스탄 협회를 창립해 타지키스탄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책을 모색함으로써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학생들에게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빛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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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1%사랑나누기에서 수술비, 항공료, 체제비 전액 지원
“타지키스탄에 돌아가서 행복해하시는 엄마 모습을 빨리 보고 싶어요. 상상 속에 있었던 부모님과 여동생들의 모습은 아마 모두 예쁘겠죠.” / “기타를 배우고 있는데, 더 열심히 연주해서 유명한 연주자가 될 거예요.” / “열심히 공부해서 나처럼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돕는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 “옷을 직접 세탁해 입고, 넥타이도 메고, 정장도 입은 멋진 나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꿈이 뭔지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타지키스탄에 서 온 9명의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 의료진의 개안수술로 밝은 세상을 만났다. 개안수술을 받은 학생들은 밝게 보이는 세상에서 새로운 희망과 포부를 가지게 되었다.

“드라마 대장금을 세 번이나 볼 정도로 동경했던 한국 땅에서 사시수술을 받았다는 것이 꿈만 같아요. 한국 의사선생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5월 13일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사시수술을 받은 오미나(13, 여, Musamirzoda Omina) 는 예뻐진 눈을 보고 마냥 행복해 했다.

2살 때 이모의 실수로 화학성분이 포함된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고 두 눈의 시력을 잃은 네마툴로(17, 남, Saidov Nematullo)는 누구보다 수술에 대한 기대가 컸다. 어릴 때부터 읽고 싶었던 책도 마음껏 읽고, 기타연주자도 되고 싶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망과 미움으로 얼굴도 보기 싫었던 이모를 만나 가족간에 화해도 하고 싶다. 여동생이 세 명이나 되는데 이번에야 제대로 얼굴을 볼 수 있겠다며 기대에 차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좋아한다며 음악을 틀어놓고 재잘거리는 파르비즈(17, 남, Safarov Parviz). 오른쪽 백내장으로 7살부터 시력이 떨어진 그는 병실 벽에 탁구 메달을 자랑스럽게 걸어놓았다. 하얗게 눈동자를 덮고 있던 오른쪽 눈이 수술 후 까맣게 바뀌면서 시력도 좋아졌다. 가방을 뒤지더니 탁구 라켓까지 보여주는 파르비즈는 환자복을 벗고 빨리 고국에 돌아가 탁구, 테니스, 태권도 같은 운동을 마음껏 하고 싶다고 했다. 이제 양쪽 다 잘 보이니 한국인들과 탁구시합을 해도 자신있다며 웃었다.

세계의 지붕 파미르에 있는 중앙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인 타지키스탄.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30km를 더 가면 히소르라는 지역이 나온다. 거기에는 타지키스탄 히소르 국립 시각장애학교가 있다. 여기 학생들은 출생 시부터 앞을 못보거나 치료시기를 놓쳐 시력을 잃은 154명의 학생들이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생활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난한 집안형편 때문에 검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라왔다.

히소르 국립 시각장애학교 교장 살리호바 수라요(48, 여, Salikhova Surayo)씨는 “타지키스탄 의료수준은 한국에 비해 형편없다. 시각장애가 있는 많은 학생들의 꿈을 접게 만들었다. 하지만 계명대학교와 동산의료원의 협력 덕분에 파미르 산골에 희망의 빛이 퍼지는 것 같다. 수술 받은 9명의 학생이 시력이 좋아져서 즐겁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계명대학교는 2012년부터 타지키스탄 시각장애인학교에서 교육봉사를 실시하며 계명예술재활센터를 설립해 음악치료와 제빵, 마사지, 구두수선 기술 등 직업교육을 하며 시각장애인이 독립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해는 휴식처인 힐링정원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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