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의료진 이미 '번아웃'…의료 질 장담 못할수도 ①

2024-04-27 05:37:15

박치민 이사 "비전문의가 중환자 진료하는 상황 올 수 있어"
홍석경 이사 "의사 1명당 중환자 30~40명 보는 통합 운영 다가온다"

2달간의 전공의 사직 사태 등을 겪으면서 교수들의 정신적·신체적 피로도가 한계에 다다른 것인지 대학병원의 금요일 휴진 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특히, 중환자실을 담당하는 의료진은 이미 ‘번아웃’에 빠진 상황으로, 인력 공백으로 인해 중환자 대한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중환자의학회가 4월 26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제44회 국제학술대회(KSCCM-ACCC 2024)’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홍석경 대한중환자의학회 기획이사는 “중환자실은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가 강해 타 파트 대비 전공의 의존도가 높다보니 전공의의 부재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결핍이 높은 게 지금 중환자실의 현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공의 사직 사태 전에는 전공의들을 관리하면서 일주일에 1번씩 당직을 섰다면 지금은 3일에 1번씩 전공의 없이 중환자실 환자들을 돌보고 있으며, 이전에 듣지 못했던 ‘건강하시죠?’나 ‘건강 잘 챙기세요’ 등을 안부 인사로 듣고 있다”면서 중환자실을 돌보고 있는 의료진들이 처한 위험을 전달했다.

또한, “뭐든지 도와줄 테니까 중환자실만 지켜달라는 말을 듣고 있는데, 지원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물리적으로 의료의 질이 유지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이사는 최근 수술이 줄어 일부 중환자실을 축소해서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무량이 적지 않은 상황이며, 무엇보다도 예전과 다르게 중환자실에 남아있는 의료진들이 계속 버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인력 공백이 지속되면 중환자실은 통합 운영이 될 수 있음을 전망했다.

의사 1명당 환자 30~40명을 봐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으로, 그만큼 안전사고는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 이사는 “의료진이 번아웃 되는데, 의료의 질이 유지될 수는 없다”면서, 지금 중환자실에 남아있는 의료진들은 이를 각오하고 중환자를 돌보고 있는 상황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조재화 대한중환자의학회 차기회장도 “전공의·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지면서 인력 공백이 더 극대화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중환자실에 남아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교수들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 밖에 없다”면서 조속한 사태 해결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박치민 대한중환자의학회 총무이사는 번아웃은 이미 와 있는 상태이며, 본인의 경우 다른 교수들과 비대위 등의 의견에 동조하기 때문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임을 밝혔다.

특히 “당직을 설 때마다 정말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더 이상 못할 것 같다라는 느낌을 계속 느끼면서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진짜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고, 만약에 그런 상황이 오면 중환자 전문의들이 아닌 비전문의들도 중환자 진료를 볼 수밖에 없게 돼, 결국은 중환자실의 퀄러티가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다만, 중환자들은 24시간 의사의 손길이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는 환자들이므로 사직했다고 해서 바로 중환자실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내되,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최근 각 대학병원·의대의 교수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매주 금요일 또는 평일 중 하루를 휴진하기로 결의 또는 권고하는 것과 관련해 홍석경 대한중환자의학회 기획이사는 “휴진의 개념은 외래를 중단하겠다는 의미”라면서 “입원하고 계신 중환자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안내했다.




김민준 기자 kmj633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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