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의대생들과 소통·이해하려는 모습 없어…오만한 태도 버려야”

2024-05-02 06:00:14

김민호 학생대표 "집단 휴학, 정부의 소통·신뢰 부재와 독선·오만 결과물"

현재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은 정부가 의료와 의학을 위한다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이를 촉구하기 위함이라는 의대생의 쓴소리가 제기됐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4월 30일 서울대 어린이병원 제일제당홀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긴급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김민호 서울의대 학생대표는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 등의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 의료대란과 관련해 정부의 소통·신뢰의 부재와 독선·오만의 파국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의료계와 수차례 소통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의료인과의 충분한 소통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애초에 소통을 했다는 명분만 가져가려고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 근거로 보건복지부와 학생대표 40인과의 간담회가 1월 13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복지부의 일방적인 통보에 의해 27일로 연기되더니 이내 취소됐으며, 이후 2월 1일과 2월 6일에 정책들이 발표되면서 예정돼 있던 간담회는 보여주기식의 소통 및 위선적 행보에 불과했음을 꼬집었다. 

또한, 2월 16일 교육부는 40개 의과대학을 대표해 성명과 개인 전화번호 등 이런 개인 정보를 취합하려고 했던 것과 관련해 무엇을 위해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수집하려 했던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정부가 의료대란과 관련 수치를 왜곡해서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대표는 “4월 16일 정부는 학생들의 휴학 제출 건수를 56.5%로 집계했으나, 이는 왜곡된 수치로, 실제로 서울의대생들의 휴학계 제출 비율은 약 92.6%로 정부의 발표보다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적으로도 정부가 집계한 수치로 훨씬 높은 비율로 학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했다”면서 정부를 향해 “투명한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소통의 시작은 더욱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휴학계의 비율을 축소해 발표하고, 휴학을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려는 태도는 지금도 학생들이 내는 목소리에 정부는 귀를 닫고 있고 소통하려는 어떠한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정보의 태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음을 덧붙였다.


정부는 의대생들의 생각을 이해하려 하는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 대표는 “소통의 거버넌스가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정부는 오히려 독단적으로 의대생들의 생각을 파악하는 과업을 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정부가 각 대학의 총장들에게 의대생들을 설득할 명분이 될 것이라면서 대학별로 증원금을 50%에서 100% 선으로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안내한 사례를 들었다.

김 대표는 “이는 2000명이라는 기존의 수치가 과학적이고 최소한의 수치라고 입장을 고수해왔던 정부의 기존 주장의 모순을 스스로 만드는 발언일 뿐 아니라 의과 대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전혀 고려하지 못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저 숫자를 줄이는 등 협상하면 그만이라는 정부의 오만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의대정원 증원 등을 추진하는 정부가 정작 교육 여건 등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 대표는 카데바 수급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해외에서 구해오겠다며 기꺼이 기증해 주신 국민의 신체를 기자재에 취급한다는 것은 교육 현장과 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히 부족한 실상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또,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각 대학의 총장들과만 이야기하는 것도 정부의 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결여돼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의대 교수님들께서 대부분 증원이 되면 교육을 하기 어렵다고 말씀하시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본인들에게 유리한 목소리만을 취사 선택하시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 대표는 “필수의료와 비필수의료의 자의적인 부분은 많은 의료 행위를 필요하지 않은 비필수의료로 폄훼해 의학을 비하하는 것이며, 비필수의료가 의료시스템 왜곡 및 필수의료의 공백을 부추기는 주범인 것처럼 국민을 기만·오도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끝으로 김 대표는 “정부가 정말 의학과 의료를 진심으로 개혁하고자 한다면 더욱 적극적으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의대생들은 정부의 오만하고 독단적인 태도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준 기자 kmj6339@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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