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가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가운데, 한국바이오협회가 주관한 ‘Global IR @JPM’ 행사가 국내외 바이오 기업과 글로벌 투자자를 연결하는 양방향 Cross IR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았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주간 둘째 날인 13일(현지 시각)에 열린 ‘제6회 Global IR @JPM’은 한국바이오협회가 글로벌 로펌 시들리 오스틴(Sidley Austin LLP), 바이오 전문 미디어 바이오센츄리(BioCentury)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는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이 팬데믹 이후 침체 국면을 지나 회복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공유됐다. 특히 바이오 산업은 최근 수년간 헬스케어 분야 내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6년을 맞이한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은 투자자와 산업 전반의 교류가 다시 확대되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이 같은 시장 환경을 배경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투자자 17개사와 국내외 바이오 기업 10개사가 참여해 기업설명회(IR) 발표와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참여한 글로벌 투자사 및 다국적 제약사 CVC로는 JP모건,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J&J Innovation), 바이엘(Bayer), 다케다 벤처스(Takeda Ventures), 쿠르마 파트너스(Kurma Partners), 포어사이트 캐피탈(Foresite Capital), 에버린 캐피탈(Averin Capital), 미래에셋 캐피탈 라이프사이언스(미국 법인), LYFE Capital, RM Global, CBC Group, Remiges Ventures, RA Ventures, Wavemaker Three-Sixty Health, Biovia 등이 참여했다.국내 투자사로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가 함께했다.
IR 발표에 참여한 국내 기업은 △노벨티노빌리티 △뉴라클사이언스 △샤페론 △셀렉신 △솔루엠헬스케어 △씨바이오멕스 △에버엑스 등이다.
노벨티노빌리티는 면역질환·암·안질환을 타깃으로 한 항체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뉴라클사이언스는 중추신경계 및 감각신경계 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샤페론은 GPCR19 염증복합체 조절 플랫폼과 NanoMab 항체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면역치료제를, 셀렉신은 독자적인 항체 엔지니어링 플랫폼을 활용한 면역항암제 및 항염증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솔루엠헬스케어는 AI 기반 라만(Raman) 분석 기술을 활용한 암 조기 진단 솔루션을, 씨바이오멕스는 고유 펩타이드 디스커버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방사성의약품을 소개했다. 에버엑스는 AI 기반 근골격계 재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또한 북미를 중심으로 한 해외 유망 바이오 기업 3개사도 발표에 참여해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가 상호 교류하는 Cross IR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을 한층 강화했다. 해외 발표기업으로는 △3C Therapeutics(캐나다) △BioRevolution(미국) △Domain Therapeutics(캐나다)가 무대에 올랐으며, 3C Therapeutics는 항체 기반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를, BioRevolution은 희귀 근육 질환을 대상으로 한 근육 기능 회복 치료제를, Domain Therapeutics는 GPCR 타깃 기반 면역항암 및 염증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기업 발표에 앞서 열린 첫 번째 패널 토론에서는 ‘Going Golden: 아시아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VC 투자 유치 전략’을 주제로 논의가 진행됐다. 바이오센츄리 편집장 제프 크랜머(Jeff Cranmer)가 좌장을 맡았으며, 노보홀딩스(Novo Holdings) 파트너 노엘 지(Noel Jee), 아비박스(Abivax)·테나야 테라퓨틱스(Tenaya Therapeutics)·엘레돈 파마슈티컬스(Eledon Pharmaceuticals) 이사 준 리(June Lee), 쿠르마 파트너스(Kurma Partners) 펀드 고문 마지에르 자레파바(Maziar Zarrehparvar)가 패널로 참여했다.
패널들은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와 제퍼리스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아시아발 혁신 기술, 크로스보더 라이선싱, 뉴코(NewCo) 모델을 짚으며, 서구권 VC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바이오 기업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 요구하는 기술 성숙도, 사업 구조, 글로벌 확장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준 리 이사는 중국 바이오 산업 사례를 들며, 한국 바이오 산업에서도 해외 벤처캐피탈들이 시간과 전략적 수용능력 측면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의미 있는 검증(significant validation)’을 중요한 신호로 보고 있다며,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 등 선두 기업들과 글로벌 제약사 간의 딜이 해외 벤처투자자들의 한국 바이오텍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투자자들은 기존 네트워크와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중국 바이오텍들이 미국 제약·투자 커뮤니티와 연결된 경험 있는 인재를 영입하여 글로벌 톱티어 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만들고 성공적인 투자 유치로 이어진 점을 한국 바이오 산업이 참고할 만한 사례로 제시했다.
이어진 두 번째 패널 토론에서는 ‘2026년 FDA 정책 전망: MFN(Most Favored Nation) 이후의 규제 환경’을 주제로 글로벌 규제 변화가 바이오 산업에 미칠 영향을 조망했다. 시들리 오스틴(Sidley Austin LLP)의 조쉬 호프하이머(Josh Hofheimer) 파트너가 좌장을 맡았으며, 토리 코프(Torrey Cope), 마이클 보든(Michael Borden), 트레버 웨어(Trevor Wear) 파트너가 패널로 참석했다.
패널들은 FDA의 2026년 주요 정책 방향, MFN 정책의 진화, BioSecure Act를 포함한 미국 의회의 최신 입법 동향이 신약 개발 전략과 글로벌 사업 운영, 시장 접근성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트레버 웨어 파트너는 약가 참조 정책(OUS price)에 대해 초기·비상업화 단계 바이오 기업들의 글로벌 권리 전략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며, 특정 국가의 상업화 권리를 매각하거나 제3자에게 라이선스하는 경우, 해당 국가에서 형성된 약가가 미국 시장에서의 상업성과 가격 결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참조 대상 17개국에 대한민국이 포함돼 있어,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그간 유지해 온 국내 권리 보유 및 조기 출시 전략 역시 재검토가 필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가 주관하는 ‘Global IR @JPM’은 협회가 운영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 해외 진출 지원 프로그램 ‘Global Mingle’의 일환으로, 매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기간 중 열리는 대표적인 글로벌 연계 행사다. 이 행사는 국내 유망 바이오 기업에는 글로벌 투자자와의 실질적인 투자·협력 기회를,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는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접점을 제공하는 In-outbound 양방향 투자 지원 모델인 Cross IR 플랫폼으로, 국내외 바이오 기업과 투자자 간 실질적인 협력과 교류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