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환자단체 “숫자보다 교육여건 생각한 정부 유감”

2026-02-10 17:50:07

수급추계의 본질보다 교육여건 논리에 좌우된 정부의 의대정원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정부는 양질의 의대 교육여건 확충 약속을 이행하고, 발표한 의사인력 양성 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촉구한다.

첫째, 수급 추계의 본질보다 교육여건 논리가 앞선 의대정원 축소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

오늘 개최된 제7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이하 보정심)에서 수급추계위원회에서 발표한 12개 모형 중 미래의료 환경변화와 보건의료정책변화 복합 시나리오를 반영한 ARIMA 모형을 채택했고, 여기에 지역 필수의료 인력 양성을 위한 국립대 역할 강화와 50명 미만의 소규모 의대 적정 인원 확보 차원에서 2028년~2029년에는 613명으로, 2030년~2031년에는 공공의대와 지역의대 신설 고려해 813명으로, 2027년 한해만 2024학번과 2025학번 휴학생의 2027년 복학을 고려해 교육 부담 분산 차원에서 증원분의 80%인 490명으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2037년 의사인력 부족 추계가 4724명에서 75% 수준인 3542명으로 1182명 줄었다. 그러나 당초 수급추계위원회에서 과학적으로 도출한 2037년도 ‘의사 부족 총량’ 추계치가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 ‘의대 교육 여건’이라는 명분에 밀려 축소 조정된 점에 대해,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연합회)는 유감을 표명한다.

의대 정원 증원은 오로지 미래의 환자 수요와 객관적인 의사 수급 지표에 근거해 추진돼야 한다. 행정적 편의나 교육 현장의 일시적인 고충을 이유로 필요한 정원을 삭감하는 것은 수급추계위원회의 설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적기에 배출돼야 할 필수의료 인력의 공백으로 이어져, 미래의 환자들이 다시 한번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공백을 감내하도록 만드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둘째, 정부는 ‘정원 회수’ 등 실효적인 사후 관리 기전을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

지방 의대에 배정된 인력이 수도권 수련병원으로 유출되는 고질적인 왜곡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가 밝힌 ‘지방 수련 미준수 시 정원 회수’ 방침은 반드시 실효성 있는 법령 개정으로 구체화 돼야 한다. 지역의료 공백 해소라는 이번 증원의 본질적 목적이 실질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준수 요건을 엄격히 지표화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이를 이행하지 않는 의과대학에 대해서는 배정된 정원을 즉각 회수하는 단호한 행정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한다.

셋째, 숫자를 넘어선 ‘양질의 교육’과 ‘환자 안전’이 반드시 담보돼야 한다.

의대정원 증원 수치의 확정은 결코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정부는 의료계가 우려하는 교육 부실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의대 교육 환경 개선에 재정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충분한 실습 자원과 교수 인력 확충을 통해, 늘어난 의대생들이 향후 환자의 생명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역량 있는 전문 의료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무리한 증원은 결국 의료 인력의 전문성 약화로 이어지며, 그로 인한 위험과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환자에게 전가될 것이다. 정부는 교육의 질이 담보되지 않은 증원이 도리어 국민 건강권과 환자 생명권의 위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이제는 ‘환자가 안심할 수 있는 의료 현장’을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의대 정원 증원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이는 ‘응급실 표류(뺑뺑이)’나 ‘소아과 진료 대란(오픈런)’등 붕괴하는 필수의료를 소생시키고, 필수의료 전문의 부재로 생명을 위협받는 지역의료를 재건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최소한의 조치일 뿐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오늘 확정된 증원 계획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이행되는지를 엄중히 감시할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의 소모적인 갈등은 멈춰야 한다. 정부는 흔들림 없는 정책 이행의 책무를 다해야 하고, 의료계 역시 증원에 대한 반대만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의학교육 책임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정부와 의료계가 붕괴 직전의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려내는 길에 진정성 있게 동참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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