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정…의협 회장 “의료붕괴 책임은 정부에”

2026-02-11 06:00:20

“의평원이 제시한 상한선 10% 무시됐다”
“2027년 복학생 몰리며 인원 폭증…교육불가”


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안을 확정 발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이 “숫자에만 매몰된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회장은 10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의학교육 붕괴와 의료현장 혼란의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2년간 의료 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정부와 대화해 왔지만,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정원 숫자만을 앞세운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10일 보정심에 따르면 2027년 의과대학 정원은 490명, 2028년∙2029년에는 613명으로 정해졌다. 2030년 이후부터는 공공의대 및 지역의대 설립으로 각각 100명의 신입생을 모집하게 돼 의대정원 규모가 3871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즉, 5년간 연평균 668명이 추가 양성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가 10일 개최한 긴급 브리핑에서 김택우 회장은 ▲의학교육 정상화 책임 이행 ▲현실적인 모집인원 재산정 ▲실질적 권한을 가진 의학교육 협의체 구성 ▲의료 인력 추계위원회 전면 개편 ▲필수의료 살리기 대책의 즉각 실행 등을 요구했다.

특히 김 회장은 “2027학년도는 단순한 증원의 해가 아니라 2025년 사태로 휴학했던 학생들과 군 복귀생들이 대거 돌아오는 시기”라며 “기존 정원에 증원까지 더해질 경우 교육 인프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교육불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의학교육평가원이 제시한 ‘연 10% 이내 증원’ 원칙이 무시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어 “열악한 강의실과 실습 환경 속에서 질 낮은 교육이 양산되고, 그 결과 배출되는 의사의 자질 논란과 의학교육 붕괴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부를 향해서는 “보정심의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각 의과대학에 대한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실제 교육 가능 여부를 반영해 2027학년도 모집인원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김 회장은 “그동안 정부는 실행력 있는 의학교육 협의체 하나 제대로 구성하지 못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구색 맞추기식의 자문단만으로는 교육파동을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조정 권한을 가진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의료인력추계위원회에 대해서도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기형적 구조로 입법됐다”며 위원회 전면 개편과 함께 AI 및 인구감소 속도 등을 고려해 추계 주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할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정부가 증원의 명분으로 내세운 필수의료·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기피과 해소를 위한 적정보상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면책 법제화 ▲의료와 무관한 면허박탈 규정 개정 ▲해외의대 졸업생 인증기준 대폭 강화 ▲의사·의대생 대거 현역입대 및 핵심∙필수의료인력 이탈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회장은 “이러한 제도개선 없이 숫자만 늘리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일방적 강행에 따른 의료 붕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은 “참여가 곧 합의는 아니다”라며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정부 결정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향후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혼란의 책임이 정부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즉각 상설 의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의협과 함께 의료 현안을 진정성 있게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택우 회장은 10일 보정심에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중도퇴장했다. 다수결을 빌미로 한 ‘다수의 폭력적인 행위’였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보정심에 열심히 출석했던 이유는 근거 기반으로 의료현장과 교육현장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직시∙풀어나가기 위함이었다”며 “합리적으로 의견을 제시했지만 정부가 수정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계기를 밝혔다. 

김 회장은 정부가 첫 해 증원분을 490명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교육현장에 대한 의협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때문에 두번째 해도 613명보다는 점진적인 증원이 필요하다고 수정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대정원과 관련해 가장 문제되는 사안으로는 교육여건 개선 의지를 꼽았다. 교육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증원이 진행될 경우 향후 발생할 여러 문제점들이 논쟁의 요지라는 설명이다. 

또 김 회장은 “의료정상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숫자에 매몰된 정부의 정책발표가 과연 의미가 있느냐”며 “의대증원의 목적이었던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의 해결책으로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간 나왔던 해결책과 큰 변화가 없다”고 분석했다. 

의협의 대응 등 향후방향 등에 대해서는 10일 긴급 브리핑 후 개최된 상임이사회를 통해 결정돼 곧 공개될 전망이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 저작권자 © Medifo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본 기사내용의 모든 저작권은 메디포뉴스에 있습니다.

메디포뉴스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416 운기빌딩4층 (우편번호 :06224)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서울아 00131, 발행연월일:2004.12.1, 등록연월일: 2005.11.11, 발행•편집인: 진 호, 청소년보호책임자: 김권식 Tel 대표번호.(02) 929-9966, Fax 02)929-4151, E-mail medifonews@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