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장학회, 만성콩팥병 관리법 제정 입법토론회 성료

2026-02-11 13:05:05

“국회·전문의료진·환자단체, 만성콩팥병 국가 관리체계 구축 한목소리”


대한신장학회(이사장 박형천, 연세의대)는 남인순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송파병)과 공동으로 지난 2월 6일(금)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 ‘만성콩팥병 관리법 제정,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입법토론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2015년 17만명에서 2023년 32만 6000여명으로 9년간 91.5% 급증했으며, 성인 유병률은 8.4%에 달한다.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7배 높고, 연간 투석치료 비용만 2조 6000억원에 이르러 개인과 사회 모두에 막대한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는 국회의원, 신장내과 전문의, 법률 전문가, 환자단체 대표,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해 만성콩팥병의 국가 관리체계 구축 필요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논의된 만성콩팥병관리법의 핵심 방향은 ▲국가 차원의 만성콩팥병관리종합계획 수립(5년 주기) ▲국가만성콩팥병관리위원회 설치·운영 ▲환자 등록 및 통계 기반 정책 추진 ▲말기콩팥병 환자 의료비 지원 ▲투석치료 질 관리와 환자 안전 강화를 위한 인공신장실 인증제 도입 등 총 20개 조문으로 요약된다.

남인순 의원은 개회사에서 “만성콩팥병은 단순한 만성질환이 아니라 치료 중단 시 생명 유지가 불가능한 생존형 만성질환으로 사회 전 영역에 걸친 국가적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행 만성질환관리법은 당뇨·고혈압 등 생활습관성질환 중심으로 설계돼 투석 등 지속적 시설 기반 치료를 필요로 하는 만성콩팥병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신장학회 및 국회 법제실의 검토를 거쳐 제정법률안 발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암은 암관리법이 있고 심장질환에는 심뇌혈관법이 있듯, 만성콩팥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별도 법 제정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힘을 실었다.

주제발표에 나선 고강지 고대구로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만성콩팥병 환자의 증가세가 전 세계 1위이며, 연평균 환자 발생이 인구 1만명당 18.8명으로 세계 두 번째로 높다고 보고했다. 특히 “초기 만성콩팥병 환자와 투석 환자의 연간 치료비 차이가 280배에 달하며, 5년간 투석 진행을 지연하면 환자 1인당 최대 1억 5000만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면서, 대만의 만성콩팥병 관리법 운영 사례를 소개하며 국가 정책적 관리의 실효성을 역설했다.

김재영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법안의 입법적 필요성과 주요 조문별 쟁점을 검토했다. 김 변호사는 “현행 법체계에서 만성콩팥병은 개별 사업과 일반법에 의존한 분산적 관리에 머물러 왔다”며, 암관리법,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치매관리법 등 기존 개별 질환 관리법의 입법례를 근거로 만성콩팥병관리법이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보완적 특별법'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정토론에서는 홍유아 신장학회 부총무미사(가톨릭의대)와 황원민 홍보이사 (건양의대)가 만성콩팥병 국가 정책의 세계적 사례와 인공신장실 인증제의 필요성 및 투석치료 질 관리의 현장 과제에 초점을 맞췄다. 홍유아 이사는 미국의 경우 만성콩팥병을 국가보건안보 문제로 격상시켰으며, 재택 투석이나 이식을 유도하는 의료진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또한 학회, 지차체, 국가가 공동으로 주관해 만성콩팥병 환자 등록제를 운영하고, 사구체 여과율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에 총력을 다하고 있어 국가 주도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원민 이사는 대한신장학회의 26년간 노력에 대해 소개했다. 투석을 전문으로 수련을 받고 임상에서 활동하는 의사의 자격을 인정하는 투석전문의 제도를 26년째 학회에서 운영해 현재 1600여명의 투석전문의가 전국의 말기 콩팥병 환자를 돌보고 있다. 

또한, 2015년부터 11년째 우수 인공신장실 인증제를 운영해 국제적 기준에 맞춰 학회 차원의 엄격한 질 관리를 하고 있지만, 민간 단체의 자발적 노력만으로는 사각지역에 있는 비 투석전문의가 근무하는 병원의 수준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고 이번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는 “만성콩팥병관리법이 제정되면 환자 관리가 법률에 근거해 지속적·체계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환자 중심의 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정부 측에서는 김유미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관리과장과 김제중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 사무관이 만성콩팥병의 심각성에 공감하면서도, 개별법 제정에 따른 행정적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형천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기존의 국가 관리체계는 생활습관성 질환 위주로 설계돼 있어 만성콩팥병이 가진 특수성과 중증도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예방부터 치료, 재활과 돌봄에 이르는 전 주기를 아우르는 환자 중심의 지속가능한 관리체계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신장학회 또한 만성콩팥병 환자와 가족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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