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했지만…현장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2026-03-27 06:02:09

대한혈액학회, 26일 국제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 개최


전공의 공백 이후 의료현장이 바뀐 가운데, 이전과 같은 진료·수련 체계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혈액학과 같이 고난도 진료가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인력 구조 변화와 수련 환경 악화가 맞물리며 중장기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한혈액학회가 26일부터 3일간 개최하는 국제학술대회 ICKSH 2026을 맞아 서울 그랜드 워커힐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전공의 복귀 이후에도 현장 부담은 크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강조됐다. 근무시간이나 당직 등이 제한되면서 업무분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김혜리 홍보이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서 “환자의 양은 그대로인데 환자들을 돌볼 수 있는 인원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수련자체가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전에는 환자를 통해 치료의 처음과 끝을 배우고, 환자의 어려움을 함께 책임지는 과정 속에서 지속적인 수련이 가능했지만, 현재는 근무시간 제한 등으로 진료 연속성이 끊기면서 이러한 수련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근무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전공의 역할 자체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용 총무이사는 전공의가 교육자와 노동자의 이중적 지위를 갖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노동자로서의 성격이 크게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또 “임상적으로 숙련되기 위해서는 몰입의 시기가 필요한데, 그 시간이 사라질 것 같다”며 수련의 질 저하를 우려했다. 

이러한 흐름은 교육 체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후학양성 문제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석진 이사장은 혈액질환 치료의 특성을 짚으며, 단순히 매뉴얼로 해결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충분한 경험과 학습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지금은 후학 양성이 잘 이뤄질 수 없는 구조”라며 현재 인력에 의존해 진료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의료진 내부의 인식 변화도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혜리 홍보이사는 의정갈등 이후 회의감을 느끼는 동료들의 고민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동료 의료진의 이탈이 이어질 경우, 혈액 분야 단독의 문제가 아니라 혈액 관련 수술·중환자 진료 등과 연결된 다학제 체계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홍보이사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모래성처럼 부서져내려가고 있다”고 비유했다. 

미래인력 수급 역시 불안 요소로 지목된다. 임호영 학술이사는 실제 전공의 지원 감소 사례를 언급하며, 최근에는 내과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학회는 미래 세대를 겨냥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 운영을 위해 힘써온 임호영 학술이사는 “소수 중에서도 소수인 혈액분야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선택의 길을 열어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에 담았다”며 “의과대학 학생 100여명이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ICKSH 2026은 97개의 초청 강연과 302편의 구연 및 포스터 발표가 진행된다.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의 연구성과를 집중 조명하는 세션을 비롯해, 미국 및 유럽 혈액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하는 심포지엄도 예정돼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김석진 이사장은 “ISKCH 2026 접수 초록이 역대 최대규모인 809편에 달한다는 점은 학회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지표”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혈액학 분야의 학문적 역량을 결집하고 인류건강증진에 기여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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