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도파민 기능 이상을 방사선 노출이 없는 신경멜라닌 민감 MRI로 선별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 영상의학과 김응엽·손범석 교수, 세종충남대병원 신경과 김재림 교수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 환자 66명과 건강한 대조군 30명을 대상으로 신경멜라닌 민감 MRI와 도파민 운반체(DaT) PET 검사 결과를 비교했다.
렘수면행동장애는 수면 중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등 꿈속 행동을 실제로 나타내는 질환이다. 파킨슨병을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전구 단계에서 발견되기도 하지만 모든 환자가 해당 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환자 66명을 PET 검사 결과에 따라 도파민 운반체 이상군 37명과 정상군 29명으로 나눴다. MRI를 통해 중뇌 흑질 치밀부의 신경멜라닌 부피와 신호대잡음비, 대조대잡음비를 측정한 뒤 세 집단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PET 이상군은 건강한 대조군보다 흑질 치밀부 전체와 세부 영역의 신경멜라닌 지표가 감소했다. 신경멜라닌 부피와 신호대잡음비는 PET 정상군과 비교해도 낮았다. 반면 PET 정상군과 건강한 대조군 사이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PET 이상 여부를 구분하는 성능은 신경멜라닌 부피의 곡선하면적(AUC)이 최대 0.73, 신호대잡음비는 최대 0.75였다. 나이와 성별을 보정한 분석에서도 두 지표는 도파민 운반체 이상을 구분하는 독립 변수로 나타났다.
현재 도파민 운반체 PET는 도파민 신경세포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로 활용되지만 방사성 동위원소를 사용하고 검사 접근성에도 제약이 있다. 연구팀은 신경멜라닌 민감 MRI로 정밀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먼저 가려낸 뒤 PET를 시행하는 단계적 검사 전략을 제안했다.
김응엽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경멜라닌 민감 MRI가 정밀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는 영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면 연구로, MRI 지표가 파킨슨병 발병을 예측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추적관찰 중 파킨슨병으로 진행한 환자도 2명에 그쳐 더 큰 규모의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rain Imaging and Behavior’ 7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