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최근 의정갈등 과정에서 의료 직무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일반 법률 위반으로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인들의 면허를 박탈하려는 현 상황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지난 2023년 강행 처리된 현행 의료법은 의료 행위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강력범죄나 의료 관련 범죄가 아닌 일상적 과실이나 일반 법률 위반에 대해서까지 ‘금고 이상의 형’이라는 일률적 잣대로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과잉 처벌이자 헌법이 보장한 직업선택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악법이다.
타 전문직과의 형평성을 핑계 삼아 도입된 이 독소조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를 살리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인들에게 언제든 면허를 박탈당할 수 있다는 극심한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 특히 고위험·필수의료 현장의 의사들은 일상적인 방어 진료를 강요받고 있으며, 이는 결국 청년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게 만드는 결정적 기폭제가 되어 대한민국 의료 붕괴를 가속화할 뿐이다.
의료인에게 높은 윤리적 기준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직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법률 위반까지 연계해 면허를 박탈하는 것은 법익의 균형을 상실한 징벌적 규제일 뿐이다. 진정 국민의 생명을 위한다면 의사들이 불안감 없이 진료실과 수술실을 굳건히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안전망을 마련해 주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전국의 14만 회원을 대표하여 국회와 정부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국회는 직무 연관성이 없는 일반 법률 위반까지 면허 취소 사유로 삼은 현행 의료법을 즉각 재개정하고, 취소 사유를 중대 강력범죄 및 의료 관련 범죄로 제한하라!
하나, 정부는 법의 과잉 적용으로 인해 청년 의사들의 미래를 짓밟고 필수의료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정처분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정부와 국회는 의료인의 직무 특수성을 인정하고,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등 근본적인 법적·제도적 보완책을 신속히 마련하라!
정부와 국회가 내세우는‘의료 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의 규제들이 도리어 지금의 의사들과 미래의 청년 의사들에게 깊은 상실감만 안겨줘, 결국‘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필수의료 현장을 초토화시키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의사들이 더 이상 의욕마저 꺾인 상실의 시대에 방치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만약 우리의 합리적인 요구가 계속 외면당하고 의료계를 향한 불합리한 법적 압박만 계속된다면 14만 회원의 정당한 권익을 지키고 무너져가는 의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결정할 것이고, 반드시 그렇게 행동할 것임을 천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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