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미국의 계층적 질환군(CMS-HCC) 위험조정 모델 도입의 문제점 분석’에 대한 이슈브리핑을 발간했다.
보건복지부는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발표하고 HCC 위험조정 기반 환자군 지불모형 도입을 검토 중이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도 NHIS-HCC 개발과 환자등록제(주치의제)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CMS-HCC는 미국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제도에서 민간보험사가 건강한 가입자를 선호하고 의료비 부담이 큰 가입자를 기피하는 역선택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개발된 위험조정 모형으로, 단일 공보험 체계를 운영하는 우리나라와는 제도적 출발점이 다르다. 따라서 국내 의료환경과 의료이용 구조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도입할 경우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의료정책연구원은 CMS-HCC 모델의 개념과 주요 내용을 검토하고, 국내 적용 시 발생할 수 있는 한계와 문제점을 중심으로 분석을 수행했다.
CMS-HCC는 ICD 진단코드를 계층적 질환군(HCC)으로 분류하고, 연령·성별·진단 이력을 조합하여 개인별 위험조정계수(Risk Adjustment Factor, RAF)를 산출한다. 동일 질환군 내에서는 최고 중증도만 반영(계층구조)하고, 서로 다른 질환군은 누적 합산된다.
HCC 모델의 국내 적용 시 문제점은 크게 업코딩(upcoding) 유인 확대, 과소진료 가능성, 환자 회피 현상, 행정부담 증가 등으로 요약된다. HCC 모델은 진단코드와 위험조정계수(RAF)가 직접 연계되는 구조로 인해 경계성 질환의 확정 진단이나 임상적으로 안정된 질환의 반복 기재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미국에서도 업코딩에 따른 과다지급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또한 비용 절감 압박이 검사·입원·전문진료 이용 제한으로 이어질 경우 과소진료가 발생할 수 있으며,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전년도 진단정보를 기반으로 평가하는 특성상 급성 질환이나 기능 상태 변화 등 실제 의료 필요를 적시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아울러 중증·복합질환 환자의 경우 높은 의료비 부담으로 인해 의료기관의 등록 기피 또는 진료 회피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코딩 관리, 오류 검토 등에 따른 행정업무 부담이 의료기관에 집중될 우려가 있다. 특히 자유로운 의료기관 선택과 다기관 이용이 일반적인 우리나라 의료 이용 문화는 등록 환자 중심의 HCC 운영 방식과 구조적으로 상충할 수 있다.
또한 기능 상태, 사회경제적 취약성 등 비의학적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실제 의료필요도와 예측 결과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의료접근성 저하와 건강보험 재정 부담 증가 등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의료정책연구원은 CMS-HCC에 대해 “업코딩, 위험점수와 실제 환자 상태 간 시차, 고위험 환자 회피 등 구조적 한계가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충분한 제도적·인프라적 기반 없이 성급하게 도입할 경우, 일차의료의 가치에 대한 적정 보상이라는 본래 목적보다 재정 부담 증가, 의료접근성 저하 등의 부작용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HCC 기반 위험조정은 단순한 지불제도 개편이 아니라 의료전달체계, 환자 관리체계, 정보 인프라, 재정 구조 전반과 연계된 정책인 만큼 국내 의료환경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도입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