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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대전협 “전공의에 대한 실질적 법적 보호망 마련하라”

최근 대구 지역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응급환자 미수용 사망 사건과 관련해, 수사 당국이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던 의료진을 검찰에 송치한 결정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환자분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러나 이번 송치는 대한민국 미래 의료의 희망의 불씨마저 꺼뜨리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응급실 미수용의 본질은 개별 의료진의 태만이나 악의가 아니라, 배후 진료 역량의 고갈과 왜곡된 의료 전달체계가 누적돼 만들어낸 ‘시스템의 실패’입니다.

특히 아직 수련 과정에 있는 피교육자 신분의 전공의에게 이러한 구조적 재난의 형사적 책임을 지우는 것은, 그날 현장을 지킨 젊은 의사에게 지극히 가혹하고 부당한 일입니다. 

전공의는 병원의 인력과 시설을 운용할 최종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음에도, 최일선에서 환자를 맞이한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처벌의 부담을 떠안고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젊은 날들을 버텨온 전공의들에게 과도한 법적 부담마저 전가한다면, 젊은 의사들은 끝내 응급실과 중환자실 곁을 떠나고 말 것입니다.

◆‘처벌’이 아니라 ‘보호’가 필요합니다

대한민국 의료가 다시 바로 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처벌’이 아니라 ‘보호’입니다. 이를 위해 향후 논의될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에는 의료진이 안심하고 최선의 진료에 임할 수 있는 확고한 법적 안전망이 반드시 마련돼야 합니다.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정부와 국회에 다음 사항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1. 전공의에 대한 과도한 법적 책임 전가 중단 — 수련 중인 전공의에게 병원 시스템과 인프라 부족의 책임을 물어 형사 처벌하는 선례를 즉시 중단하십시오. 

2. 응급의료 인프라 확충 및 전공의 법적 보호의 국가 책임화 —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배후 진료 역량을 확충하고, 전공의가 안전한 환경에서 환자의 생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 법적 보호를 국가가 책임지십시오.

3. 의료분쟁조정법 내 실효성 있는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 필수·응급의료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형사 책임을 면제하도록 의료분쟁조정법 등 하위법령에 실효성 있게 명문화해 주십시오. 아울러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산하에 전문가 중심의 판단 기구를 구축해, 현장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망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의료진에 대한 법적 처벌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제도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없습니다.

현장 일선의 전공의가 구조적 문제의 책임을 홀로 지는 사회에서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낼 의사가 자라날 수 없습니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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